2015. 2. 28. 10:34

삼시세끼 차승원 없는 자리 유해진의 엉뚱함으로 채웠다

차승원의 요리가 매 회 화제가 되고 있는 상황에서 그가 빠진 '삼시세끼 어촌편'이 과연 어떤 모습을 보일지 시청자들도 궁금했습니다. 하지만 그 빈자리는 엉뚱한 매력을 물씬 보여준 유해진으로 인해 충분했습니다. 전혀 다르지만 그래서 더욱 흥미로웠던 유해진의 만재도는 '삼시세끼 어촌편'의 경쟁력이었습니다. 

지상파를 능가하는 시청률로 인해 하나의 현상으로 다가오는 '삼시세끼 어촌편'은 기존의 편견을 깨며 승승장구하고 있습니다. 설마 하루 세끼를 해먹는 이야기가 성공할까 라는 의심은 이미 정선에서 깨졌고, 어촌편에서 보여준 이들의 삶은 이제는 시청자들의 동경의 대상이 되어버릴 정도였습니다.

 

과거 '모래시계 타임'이 존재했다고 하지요. 당대 최고의 인기 드라마인 '모래시계'를 보기 위해 거리가 텅텅 비었다는 전설과 같은 이야기가 전해 내려오기도 합니다. 물론 시대가 변하고 방송에 대한 의존도가 낮아지면서 그런 현상이 나오기는 어려워진 것이 사실이지요. 당시와는 다르지만 '삼시세끼 어촌편'에 대한 관심 역시 대단하게 다가옵니다.

 

이 방송을 보기 위해 불금마저 포기하고 집으로 향하는 이들도 많을 정도로 '삼시세끼 어촌편'은 분명 최고였습니다. 그리고 그들이 왜 그렇게 많은 이들의 열정적인 사랑을 받는지 오늘 방송이 잘 보여주었습니다. 차승원의 신기에 가까운 엄청난 요리 실력이 많은 시청자들을 황홀하게 만든 것이 사실입니다.

 

차승원의 차줌마 변신이 바로 '삼시세끼 어촌편'을 이끄는 핵심이라는 것을 의심하는 이들도 없었습니다. 이런 강렬함은 결국 다른 이들에게는 부조화로 다가올 수밖에 없었습니다. 한 명이 너무 앞서가면 당연하게도 다른 이들은 보조 역할로 전락할 수밖에는 없기 때문입니다.

 

차줌마에 전국이 들썩일 때 조용하게 바닷가에서 도를 닦듯 잡히지 않은 물고기를 바라보던 참바다 유해진의 모습은 그래서 더욱 애처롭게 다가오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런 시선이 얼마나 잘못되었는지 차줌마의 부재가 잘 증명했습니다. 완벽하지 않지만 그래서 엉뚱하고 더욱 인간적이었던 유해진의 모습은 정선편이 정상이라 생각하는 제작진들이 바라는 모습이기도 했습니다.

 

너무나 완벽했던 차승원으로 인해 멘붕에 빠져야만 했던 제작진들은 다양한 요리를 요구하는 지경에까지 이르렀습니다. 하지만 이런 상황은 제작진들의 우려와 달리, 전화위복이 되었고 상상을 초월하는 대박이라는 선물로 다가왔습니다. 이런 전화위복은 멤버 구성에서도 명확했습니다. 손호준이 장근석의 빈자리를 완벽하게 채워주며 오히려 시청자들의 호평을 이끌어내고 있다는 점에서 '삼시세끼 어촌편'은 말 그대로 뭘 해도 되는 집안이라는 생각이 들게 했지요.

 

손호준이 빈자리를 채워주고 의도하지 않았던 산체가 시청자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으며 '삼시세끼 어촌편'은 정상적인 궤도를 걷기 시작했습니다. 손님으로 만재도에 온 정우의 엉뚱한 매력과 건실함이 함께 하는 생활 역시 만족스러웠던 오늘 방송의 핵심은 '삼시세끼 어촌편'의 저력이 얼마나 대단한지 경험하는 과정이었습니다.

 

차승원의 딸 생일을 위해 어쩔 수 없이 만재도를 비워야 하는 그는 바빴습니다. 자신도 없이 하루를 보내야 하는 그들을 위해 준비를 해야 했기 때문이지요. 겉절이는 말 그대로 한 끼를 위한 식사일 수밖에 없었지만, 밥이라도 제대로 먹을까 하는 엄마와 같은 걱정은 배추 네 포기를 뽑아 겉절이를 만드는 과정으로 이어졌습니다. 먹을게 없으면 겉절이라도 먹으라는 차줌마의 엄마와 같은 마음은 그래서 더욱 애틋했습니다.

 

물고기를 만지는 것조차 힘겨워하던 유해진이 회덮밥을 위해 어쩔 수 없이 손질을 하는 과정은 그 하나만으로도 대단한 도전이었습니다. 이를 악물고 최선을 다하는 유해진의 모습 속에는 차승원과는 다른 결의 같은 것도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비록 요리 솜씨는 차줌마에 비할 수가 없었지만, 그 노력이나 정성만큼은 누구와 비교할 수도 없는 정도였으니 말입니다.

 

유해진은 회를 뜨고 차줌마 어깨너머로 배운 초장을 만드는 손호준의 모습은 뭔가 어설퍼 보이기는 했지만 충분히 만족스러웠습니다. 결코 쉽지 않은 상황에서도 최선을 다해 만든 그들의 저녁은 충분히 풍성했습니다. 홍합탕이 번거롭다며 무우국을 생각하다 그것마저도 힘겨워 선택한 배춧국. 차줌마가 알려준 황금레시피를 무시하고 된장을 막 투하하며 거칠게 요리하는 유해준의 모습은 색다름이었습니다.

 

레시피없이 막하는 유해진과 차줌마 레시피를 철저하게 따르는 손호준의 모습 역시 서로 다르지만 그래서 더욱 사랑스러웠습니다. 생각보다 맛깔스러운 저녁을 먹고 둘만의 오붓한 시간을 가지고 더욱 돈독해진 해진과 호준의 모습은 차줌마의 부재가 느껴지지 않게 만드는 힘이었습니다.

 

차줌마가 있었다면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아침 준비 과정도 해진만의 자유로움이 만든 결과였습니다. 김치볶음밥을 하기 위해 여러 재료를 준비하는 호준을 막아서며 "김치볶음밥은 말 그대로 김치와 고추장만 있으면 그만"이라며 단호하게 막아서는 모습은 재미있었습니다. 웍을 잘 다루던 차승원에 맞춰 유해진도 해보지만 김치만 날라 갈 뿐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런 투박하지만 정성스럽게 준비한 그들의 아침상은 차줌마와는 전혀 다르다는 점에서 오히려 매력적이었습니다.

 

회덮밥을 먹은 후 호준에게 빵을 구워준다며 그들이 만든 화덕에서 차줌마 따라 하기를 선보인 해진의 연기는 모두를 웃게 만들었습니다. 언제 빵 반죽을 했냐며 놀라워하는 호준이 화덕에서 꺼낸 것은 바로 제작진이 준 초코파이였습니다. 잠시라도 웃게 해주려는 해진의 이런 엉뚱함이 곧 그의 진정한 매력이라는 점에서 그에 대한 관심은 더욱 높아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적나라하게 드러난 유해진의 매력은 그의 외모와는 달리 호감으로 다가설 수밖에 없게 했습니다. 청담동 얼굴이라는 너스레를 떨지만 그 외모와 달리 그가 가지고 있는 엄청난 매력은 이미 호준이 깨닫고 있는 것 그 이상이었습니다. 상대를 편안하게 해주고 항상 즐거운 웃음을 주기 위해 노력하는 해진은 진심 최고였습니다.

 

남겨진 가족들을 위해 걱정이 한 가득이 차줌마의 마음처럼 딸 생일을 위해 왕복 20시간을 투자하는 그에게 넌지시 가지고 있는 돈을 넣어주며 함께 식사라도 하라는 해진의 마음은 시청자들도 감동할 정도였습니다. 그런 작은 마음들이 모여 현재의 그들을 만들어냈다는 점에서 참 보기 좋았습니다. 차승원과 함께 만재도를 찾은 추성훈에 대한 기대감 역시 높아졌습니다. 사랑이와 떨어져 그가 보여줄 만재도 월드는 분명 큰 관심으로 다가오니 말이지요.

 

산체와 벌이도 모자라 동네 개들까지 모두 주요 등장인물로 만들어버린 제작진들은 대단했습니다. 동네 개 몸에 카메라를 달아 그들의 삶을 잠시 엿보는 과정마저도 특별하게 다가오는 '삼시세끼 어촌편'은 분명 특별했습니다. 추성훈과 함께 다시 돌아온 차줌마가 날카로운 눈초리가 집안 구석구석을 살펴보는 모습 속에 다음 이야기에 대한 기대감은 극대화되었습니다.

차승원과 유해진, 그리고 손호준으로 이어지는 황금 구도. 그들이 만들어내는 너무나 인간적인 일상의 모습은 시청자들을 매료시키기에 부족함이 없었습니다.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산다고 하듯 차승원의 부재를 색다른 재미로 만들어버린 유해진과 손호준의 환상적인 궁합은 바로 '삼시세끼 어촌편'이 얼마나 대단한지를 다시 깨닫게 하는 과정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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