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3. 5. 11:13

이승환 나이트라인 출연이 특별하고 반가웠던 이유

이승환이 'SBS 나이트 라인'에 출연했습니다. 가수가 정통 뉴스에 출연하는 것이 일상은 아니라는 점에서 특별할 수밖에는 없어 보입니다. 그리고 이승환이 출연한 그 뉴스에서 그가 왜 사랑받고 존경받을 수밖에 없는 존재인지를 다시 깨닫게 되었다는 사실도 반갑기만 했습니다. 

 

공연의 신으로 불리는 이승환은 이번 설 연휴에도 심야에 편성되었음에도 광고 판매율이 95%를 넘어섰다고 합니다. 엄청난 존재감을 다시 한 번 증명한 이승환은 여전히 무대 위에서만큼은 그 누구와 비교가 불가할 정도로 최고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대단했습니다.

 

이승환은 지난 2월 26일 오후 서울 마포구 마포아트센터 아트홀맥에서 진행된 '2015 제12회 한국대중음악상 시상식'에서 올해의 음악인상을 받았습니다. 이승환의 수상소식이 새롭지 않은 것은 많은 상을 받아왔기 때문일 겁니다. 하지만 이번 수상이 더욱 반가웠던 것은 그가 여전히 우리 곁에 존재하고 있고, 그의 음악이 우리를 따뜻하고 행복하게 해주고 있다는 것을 재차 확인할 수 있었다는 점이 반가웠습니다. 

 

26년차 현역 가수가 올해의 음악인상을 받았다는 것은 경이로운 일이기도 합니다. 그 긴 시간 동안 꾸준하게 음악 활동을 해왔다는 것도 놀라운 일이지만, 여전히 그의 음악이 소통되고 많은 이들에게 특별함을 전해주고 있다는 점에서 이승환이라는 존재는 강렬함 그 이상으로 다가옵니다.

 

쉼 없이 달려오며 쌓아올린 그의 이 위대한 업적은 하지만 시대의 변화로 인해 힘겨운 것도 사실입니다. 그의 분신과도 같은 드림팩토리를 잠정 휴업을 해야만 할 정도로 나빠진 음반 시장은 천하의 이승환도 힘겹게 하기 때문입니다. 음원 시장으로 변모한 현실 속에서 엄청난 노력을 기울인 앨범은 그의 신념이지만 무모한 도전처럼 다가오기도 합니다.

 

"현재 음반시장이 쉽지가 않은 만큼 음악적 투자도 쉽지 않을 것 같다"

"그렇다. 드림팩토리를 운영하고 있는데 드림팩토리가 지난해 잠정 휴업을 했다. 앨범 하나에 6억4,000여만원을 투자했는데 ⅓도 안 되는 수익이 돌아왔고 그 여파로 휴업을 결정하게 됐다. 앞으로 새 앨범을 낼 때도 장고(長考) 끝에 앨범을 낼 것 같다"

 

'SBS 나이트라인'의 배재학 앵커는 이승환에게 음악적 투자와 관련한 질문을 건넸습니다. 그리고 그런 질문에 이승환은 드림팩토리를 잠정 휴업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통해 현재의 음반 시장을 이야기했습니다. 최근에는 앨범 발매도 하지 않고 곧바로 음원만 발매하는 시대입니다.

 

앨범이 희귀해진 시대에 음원이 아닌 음반 하나에 6억 4천만 원을 투자하는 것은 무모해 보일 정도입니다. 그만큼 자신의 앨범에 최선을 다했다고 볼 수 있지만, 현실은 그리 녹록하지 않았습니다. 수익이 1/3도 안 되는 상황에서 적자는 자명한 사실이니 말이지요.

 

이런 적자를 보는 상황에서도 이승환은 자신의 음악적 열정에 타협은 하지 않고 있습니다. 물론 새로운 앨범을 낼 때는 신중한 고민이 앞설 수밖에 없다는 말을 하기는 했지만, 앨범을 만들지 않겠다는 이야기를 하지 않는 그는 그런 뮤지션이었습니다.

 

이승환이 진짜 사랑을 받는 이유는 단순히 노래를 잘하고 무대 위에서 모두를 환호하게 만드는 능력이 있어서만은 아닙니다. 그가 진짜 사랑받을 수밖에 없는 이유는 그가 많은 사람들을 사랑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언제나 약자의 편에 서서 자신보다 그들을 위해 노력하는 그의 모습은 많은 이들의 마음을 울리기도 했습니다.

 

최근 한국백혈병어린이재단은 3월 3일 ''올해의 음악인' 가수 이승환 선행 폭로 by 한국백혈병어린이재단'이라는 제목의 글로 이승환의 그간 선행을 소개했습니다. 2002년부터 아픈 어린이들을 도와왔던 이승환은 '홍보를 하지 않는다'는 특이한 조건으로 한국백혈병어린이재단 홍보대사 역할을 해왔습니다. 일부 연예인들처럼 돈 받고 하는 홍보대사가 아니라 자신의 공연 수익금을 기부하는 진정한 홍보대사인 그는 그런 사람입니다.

 

이승환의 '차카게살자' 공연은 매년 1회 진행돼 오고 있으며 해당 공연의 수익금은 전액 한국백혈병어린이재단에 기부되고 있습니다. 차카게살자 공연에 출연하는 가수 등 게스트들은 대부분 노개런티로 좋은 일에 동참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의 공연은 하나의 거대한 나눔의 장이기도 합니다.

 

노래를 하는 사람도 그 노래를 들으러 온 관객들 모두가 아픈 아이들을 위해 노력할 수 있도록 만드는 이승환의 공연은 그래서 특별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승환이 이런 선행을 하게 된 것은 그가 처음 소아암 어린이들을 만난 곳은 숲에서 부터였습니다. 

 

이승환은 백핼병 투병 중인 어린이들의 손을 붙잡고 이들의 완치를 기원하며 함께 희망나무를 심었다고 하지요. 지금도 매년 4월엔 소아암 아이들의 쾌유를 바라는 희망나무심기 행사가 진행된다고 하니 그의 꾸준한 선행은 참 특별하고 따뜻하게 다가옵니다.

 

이승환은 2001년 발매한 Egg 앨범에 수록된 '엄마'는 백혈병 환아들을 위해 만든 곡이기도 할 정도로 그가 백혈병 환아들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 수 있게 하는 대목이기도 합니다. 앨범에 그들을 위한 노래만이 아니라 그의 공연장에는 언제나 '차카게살자'라는 모금함이 존재한다고 합니다. 자발적으로 모금을 하거나 헌혈증을 기부하는 형식으로 이승환과 함께 기부에 동참하는 팬들은 야광봉 등 응원도구를 사는 대신 기부를 하는 것을 일상화한다고 하니 그 스타에 그 팬이라는 말이 자연스럽게 나올 정도이기도 합니다.

 

현재까지 이승환이 팬들과 함께 모은 '차카게살자' 기금의 누적액은 약 6억918만원이라고 합니다. 한국백혈병어린이재단 측은 이 '차카게살자' 기금 절반가량이 소아암 어린이 치료비로 지원돼 현재까지 86명의 소아암 어린이가 지원을 받았으며 완치자 장학금과 소아암센터 건립에도 쓰였다고 사용처를 밝히기도 했습니다.

 

한 뮤지션의 노력과 그들 사랑하는 팬들이 모여 만든 이 기적 같은 일은 어린 환우 86명에게 새로운 희망을 심어주었습니다. 돈의 많고 적음을 떠나 그와 팬이 보여준 이 끈끈하고 아름다운 선행은 소아암 어린이만이 아니라 그 가족들에게까지 희망을 전해주었다는 점에서 특별함 그 이상으로 다가올 정도입니다.

 

한국백혈병어린이재단 측이 "'알려지지 않은 기부천사 한국인' 상이 있다면 한국백혈병어린이재단 이승환 홍보대사가 적격일 것"이라고 말 할 정도로 자신의 선행을 알리지 않으면서도 꾸준하게 아픈 아이들을 위해 자신의 많은 것들을 주고 있는 이승환과 그의 팬들은 진정한 천사임이 분명합니다. 이승환의 이런 이야기를 언급한 것은 '나이트라인'에서 밝힌 그의 앨범에 담긴 가치 때문이기도 합니다.

 

"폴 투 플라이, 비상을 위한 추락을 의미한다. 개인적으로 음악적으로는 진화하고 있다는 생각을 했으나 인지도에서 추락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사회적인 느낌으로도 우리 사회가 뭔가 체념하고 이런 것이 있지 않나. 그래서 희망적인 노래를 부르고 싶었다. 땅을 밟으면 언젠가 다시 올라간다는 것을 말해주고 싶었다"

이승환은 지난해 발매한 정규 11집 앨범 '폴 투 플라이(Fall to Fly)'에 대해서도 언급했습니다. 故 노무현 전 대통령을 위한 추모곡이기도 한 이 곡에 담은 가치는 단순히 한 사람을 위한 노래는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그가 이 곡을 통해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은 바로 희망이었습니다. 

 

이승환 스스로 자신의 음악적 진화를 느끼고 있었지만 인지도에서는 추락하는 느낌을 받았다고 합니다. 이런 개인적인 감정만이 아니라 사회 전체를 봐도 뭔가 체념하는 분위기가 지배하고 있는 현실 속에서 그는 희망적인 노래를 부르고 싶었다고 밝혔습니다.

땅을 밟으면 언젠가 다시 올라간다는 것을 말해주고 싶었다는 이승환의 발언에 울컥하는 이유는 아마도 혼자만은 아니겠지요. 실제 그의 추락은 곧 많은 이들을 충격과 아픔으로 이끌었지만, 역설적으로 그의 존재감을 부각시켰고 지옥과 같은 현실 속에서 희망을 이야기하게 만들었습니다.

 

이승환이 이야기를 하듯 故 노무현 전 대통령을 위한 곡만이 아니라 그 앨범에 담긴 노래들은 우리에게 절망이 아닌 희망을 이야기하고 있었습니다. 바닥을 치며 다시 올라설 수 있다는 단순한 경제 논리가 아닌 절망 속에서 희망을 찾아 다시 새로운 세상을 만들자는 그의 외침은 그래서 반가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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