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3. 8. 10:08

차승원 제육볶음에 담긴 삼시세끼 어촌편의 위대함

나영석 피디의 '삼시세끼 어촌편'은 이제 한 회만 남겨두고 있습니다. 이미 많은 시청자들이 시즌2만이 아니라 연장을 요청하는 이들이 많을 정도입니다. 이미 동시간대 지상파 방송과의 시청률 전쟁에서도 완승을 거둔 '삼시세끼 어촌편'은 이미 전설 아닌 전설이 되었습니다. 

딸의 생일을 위해 왕복 24시간이나 결려 집에 다녀 온 차승원은 돌아오자마자 제육볶음으로 모두를 놀라게 만들었습니다. 못하는 요리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차줌마는 이번에도 모두를 배신하지 않았습니다. 차승원과 함께 온 추성훈 역시 한 요리하면서 근육질 두 남자의 요리 솜씨도 큰 볼거리였습니다.

 

전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차승원과 추성훈의 요리 솜씨는 모두를 놀라게 하기에 부족함이 없었습니다. 추성훈은 사랑이와 함께 요리를 하는 모습을 자주 보여주기도 했었습니다. 그 거친 근육으로 어떻게 요리를 할까 하는 생각도 해보았지만 1년 넘게 등장한 그의 요리하는 모습은 이제는 일상이 될 정도로 친숙하기도 하지요.

 

함께 드라마 촬영을 하면서 친해진 차승원과 추성훈은 자주 보는 절친한 사이이기도 합니다. 일본에 가면 함께 커피를 마시러 다니고 집에 방문하기도 하는 등 격의 없이 보내는 그들에게 만재도 방문은 당연해 보였습니다. 가장 친한 사람들과 밥 한 끼 같이 하는 것이 곧 우리네 문화이고 '삼시세끼 어촌편'이 지향하는 가치이기도 하니 말입니다.

 

차승원과 추성훈이 만재도에 들어오기 직전 숙소의 모습은 재미있었습니다. 차승원이 곧 온다는 말에 수심이 가득해진 유해진은 자유는 이제 끝이라고 외칠 정도였습니다. 가상의 부부 역할이 되어버린 이들이라 그런지 유해진의 그런 표정 하나하나가 진짜 부부의 모습처럼 강렬하게 다가올 정도였습니다.

 

차줌마를 사단장이라 지칭하며 흠 잡히지 않으려 부지런하게 집안 곳곳을 치우는 유해진의 모습은 정말 잠깐 여행을 갔던 엄마가 돌아오는 날 보인 아빠의 모습과 그대로 닮아 있었습니다. 아빠만이 느낄 수 있는 행복은 어느새 사라지고 기존에 가지고 있던 엄마의 틀을 복원하는 아빠들의 숨가픈 모습이 '삼시세끼 어촌편'에도 그대로 전해지고 있었습니다. 이런 정신없이 이어지는 상황을 강한 음악에 맞춰 빠르게 편집한 제작진의 센스 역시 특별했습니다.

 

일상적인 모습으로 지루할 수도 있는 장면들을 음악과 편집 속도를 달리하고, 여기에 화룡점정이 되는 자막까지 함께 하니 진짜 재미있는 상황극이 되어버렸으니 말이지요. 별거 아닌 상황마저도 특별하게 다가오게 만드는 제작진의 힘이 지상파 예능마저 두렵게 하는 힘의 원천일 겁니다.

 

'삼시세끼'가 특별하게 다가오는 이유는 결코 예능의 소재가 될 수 없는 하루 세끼를 해 먹는 행위였기 때문입니다. 우리 어머니들이 항상 하는 행위가 노동으로 취급받지 못하듯 하루 세끼를 해먹는 것이 예능으로서 가치를 획득할 수 있을까 라는 의구심은 당연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누구도 하지 않았던 이 선택은 대 성공으로 이어졌습니다.

 

자연에서 얻은 것을 가지고 하루 세끼를 해먹는 행위가 주는 숭고함은 곧 우리 어머니들에 대한 노고에 대한 찬사이기도 했습니다. 밥상을 받아먹는 이들에게 하루 세끼는 그저 당연한 행위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지만, 이를 반복적으로 하기 위해 얼마나 노력하는지 사실 잊고 살아왔던 것이 우리의 모습이니 말이지요. 하지만 '삼시세끼'를 통해 우리가 일상적으로 접하고 있던 하루 세끼의 소중함을 다시 한 번 깨닫게 되었다는 것만으로도 이 예능의 위대함은 이미 확보되었습니다.

 

180도로 다리를 벌리고 채소를 다듬는 추성훈. 그런 자세에서도 완벽에 가까운 채썰기 신공을 보이는 추성훈의 요리 모습 역시 화제가 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것도 모자라 계란이 하나 필요하다며 닭에게 자꾸 모이를 주며 그들을 응시하는 엉뚱하기까지 한 추성훈의 모습도 반가웠습니다. 사랑이 아빠에서 추성훈 본연의 이름으로 친한 형과 함께 만재도에서 하루를 보내는 그의 모습은 '슈퍼맨이 돌아왔다'와는 또 다른 재미였습니다.

 

차승원의 제육볶음이 위대함을 담은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일단 첫 번째 이유는 역시 차승원은 요리를 잘한다는 사실입니다. 모두가 놀랄 수밖에 없는 음식 솜씨는 이번에도 다르지 않았습니다. 실제 방송이 끝난 후 하루 종일 '차승원 제육볶음 레시피'가 포털을 장식할 정도로 그의 요리는 이제는 하나의 현상처럼 다가올 정도입니다. 

 

'삼시세끼'가 서툰 요리로 시작했지만 차승원으로 인해 생활 요리의 달인도 충분히 매력과 재미를 선사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습니다. 기본적으로 가지고 있던 제작진의 틀을 깨게 해준 차승원은 그렇게 '삼시세끼'에 더 큰 생명력을 부여한 것이지요. 자신이 좋아하는 요리를 위해 어디든 찾아가 직접 요리를 배우는 그 열정이 현재의 차줌마를 만들었다는 점에서 그가 존경스럽게 다가올 정도였습니다. 

 

두 번째 이유는 바로 손호준에 대한 배려였습니다. 제육볶음을 제일 좋아한다는 어린 후배를 위해 잊지 않고 돼지고기를 사가지고 들어온 차승원은 그런 존재였습니다. 바닷가에서는 돼지고기를 접하기가 힘들다는 점에서 딸 생일로 인해 생긴 기회에 후배를 잊지 않고 재료를 사가져 온 차승원의 이런 따뜻함이 바로 '삼시세끼 어촌편'이 전설이 되게 만든 힘이었습니다. 

단순힌 음식을 하고 밥을 먹는 행위만이 아니라 그 안에 담겨져 있는 가족의 의미를 재발견하게 한다는 점에서 차승원은 가장 적합한 인물이기 때문입니다. 격투가로서 몸을 만들기 위해 탄수화물인 밥을 전혀 먹지 않는 추성훈을 위해 직접 물고기 요리를 하는 차승원의 그런 따뜻한 배려와 사랑이 곧 시청자들을 열광하게 만드는 이유였습니다. 그 위대한 여정이 이제 다음 주면 끝이 나지만 차승원과 유해진, 그리고 손호준이라는 환상적인 조합은 예능 역사에 길이 남을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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