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3. 12. 07:32

무한도전 식스맨 노홍철 복귀를 위한 수단이어서는 안 되는 이유

다섯명의 무도 멤버들을 여섯 명으로 늘리는 공개적인 테스트를 시작합니다. 이미 녹화는 끝이 났다고 하는데 아직 방송이 되지 않아 궁금증은 더욱 커지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노골적으로 음주운전으로 불명예 하차한 노홍철 복귀론이 나오고 있어 당혹스럽습니다. 

무한도전 측에서 노홍철을 다시 불러들이기 위해 노골적으로 이런 방법을 선택했다면 큰 실망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런 게 아니라 그저 일부 노홍철 팬들이 만든 분위기일 뿐이라면 상관없지만, 만약 무도 측에서 노홍철을 다시 불러들이기 위해 상황을 만들고 있다면 10년 차가 되는 무한도전은 절벽 밑으로 떨어지는 우를 스스로 범하는 꼴이나 다름없습니다.

 

무한도전이 10년이라는 긴 시간동안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는 예능으로 자리 잡게 해준 공이 노홍철에게도 존재한다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습니다. 유재석 정형돈과 함께 말 그대로 원년 멤버였던 그가 없었다면 과연 현재의 무도가 존재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해보게 되니 말입니다. 하지만 그저 원년 멤버로서 큰 역할을 해주었다는 이유만으로 노홍철을 이렇게 빨리 복귀시키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

 

'무한도전 식스맨'이라는 이름으로 여섯 번째 멤버로 공개적으로 모집한다는 공고는 획기적이었습니다. 시청자들과 함께 무도의 새로운 멤버를 함께 공모하는 방식은 무도다웠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이런 공개적인 흥미로운 새 멤버 찾기에 불청객이 끼어들었다는 사실입니다.

 

누구라도 식스맨이 될 수 있고, 그런 식스맨을 대중들이 선택해주면 적극적으로 반영하겠다는 무도 측의 입장은 오히려 독이 되었습니다. 지난해 11월 음주운전으로 중도 하차가 노홍철을 구제하는 하나의 방식으로 악용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노홍철 팬들의 적극적인 움직임이 만든 결과로 밖에는 보이지 않는 이런 상황은 최악입니다.

 

온라인 조사회사 피앰아이(PMI)가 10-60대 남녀 3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무한도전 식스맨'으로 선정됐으면 하는 연예인 중 1위에 '노홍철' (15.7%, 471명)이 올랐다고 합니다. 그 뒤로 무한도전의 여러 특집을 통해 두드러진 활약을 보여준 '서장훈'(7.8%, 234명)과 '김제동'(6.6%, 198명)이 각각 2, 3위를 차지했다고 밝혔습니다.

 

문제는 의외의 결과가 나왔기 때문입니다. 다양한 멤버들 중 노홍철에 대한 비율이 높다는 사실은 의외로 다가오기 때문입니다. 자숙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이른 시간에 복귀를 시키자는 일부 팬들의 행동은 결과적으로 무한도전 전체를 흔드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노홍철은 지난해 11월 술 마시고 운전하다 적발돼 물의를 빚고 하차했습니다. 그저 주차장에 주차를 하기 위한 행동이었다고 밝혔지만, 그가 운전한 거리는 주차를 위한 운전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멀었습니다. 그리고 음주단속을 하는 것을 보고 옆 골목으로 도주를 하다 붙잡힌 노홍철은 채혈을 선택했고, 운전면허 정지에 해당하는 높은 수치가 나왔습니다.

 

길이 음주운전으로 하차한 것을 봤던 이가 1년도 지나지 않아 다시 동일한 범죄로 하차를 했습니다. 음주운전은 어떤 이유로든 정당화되어서는 안 됩니다. 몇몇 연예인들이 음주운전 후에도 아무렇지도 않게 복귀해 활동하고 있으니 노홍철도 복귀해도 된다는 논리는 말도 안 된다는 것을 팬들도 알고는 있을 겁니다.

 

이제 막 4개월이 지나고 있는 상황에서 노홍철이 충분히 자숙을 했으니 멋지게 복귀를 시켜야 한다는 여론 몰이 역시 황당할 뿐입니다. 음주운전으로 하차한지 1년이 넘어서는 길에 대한 우호적인 분위기는 존재하지 않는데 유독 노홍철에 대한 우호적 분위기가 이렇게 만들어진 것은 그가 무도의 원년 멤버로서 그만큼 큰 역할을 했다는 반증이기는 합니다.

 

노홍철이 보여준 무도 내의 역할은 그의 음주운전 논란을 걷어내고 생각해 본다면 혁혁하다는 말이 적합할 정도입니다. 방송인 노홍철이 최고의 자리에 올라설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가 무도 출연이었고, 그렇게 무도와 함께 성장했다는 점에서 팬들의 노홍철 사랑을 이해 못할 바가 아닙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음주운전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자를 이런 식으로 빠르게 복귀 시켜야 한다는 분위기 만들기는 최악입니다.

 

노홍철에 대한 우호적인 분위기는 하차 후 그의 해외여행에서 잘 드러났습니다. 수염을 기른 노홍철을 현지에서 본 누리꾼들이 올린 사진에 대한 반응은 그에 대한 관심과 사랑이 얼마나 큰지를 잘 알게 해주었기 때문입니다. 여러 사진을 통해 그가 유럽 여행을 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고, 며칠 전에서 코트를 입고 자전거를 타는 노홍철의 모습이 실린 사진이 공개되며 다시 한 번 노홍철에 대한 관심을 끌어올리기도 했습니다.

 

칩거만이 자숙은 아닐 겁니다. 방송만을 하며 달려왔던 그 시간을 정리하고 새로운 삶을 위해 여행을 하는 것까지 비난을 해서는 안 되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마음을 내려놓고 진정한 자숙을 하기 위한 준비를 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런 과정을 통해 무도의 식스맨으로 노홍철이 등장한다면 이는 최악의 선택이 될 수밖에는 없습니다.

 

자숙이라고 할 만한 기간도 아니지만 그가 과연 자숙을 한 것인지에 대한 비난 여론은 비등해질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대중들과 함께 무한도전의 새로운 멤버를 뽑겠다고 공헌하고는 노홍철을 복귀시키기 위한 꼼수를 부렸다는 비난을 피해가기는 어렵기 때문입니다.

 

개인적으로 무도가 노홍철을 지금 당장 품지는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바보가 아닌 이상 그렇게 서둘러 노홍철을 복귀시킬 이유가 없기 때문입니다. 노홍철이 없는 상황에서 모두가 감탄한 특별한 특집들이 만들어졌습니다. 최악의 위기 상황에서도 무도는 흔들리지 않았고 오히려 '무도 토토가'로 인해 역시 무도라는 찬사까지 받았습니다.

좋은 분위기 속에서 무한도전의 10년을 기념하기 위한 다양한 프로젝트를 준비하는 상황에서 굳이 논란의 씨앗인 노홍철을 급하게 품을 이유가 전혀 없기 때문입니다. 원년 멤버인 노홍철이 다시 복귀한다는 것을 부정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노홍철이 좋은 일들도 많이 하고, 무도 내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해왔고 할 수 있는 인물이라는 점도 부정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때가 아니라는 것 역시 분명합니다.

 

'무한도전 식스맨'이 노홍철 복귀를 위한 수단이어서는 안 되는 이유는 분명합니다. 이는 대중들에 대한 신의를 저버리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무도에 대한 대중들의 신뢰는 그저 재미있는 예능이기 때문은 아닙니다. 그들이 진짜 많은 이들에게 사랑을 받는 이유는 잘못된 것들에 대한 강렬한 비판 의식이 그 안에 녹아져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런 그들이 이제 4개월이 지난 음주 운전자를 위한 레드카펫을 깔았다는 오명을 품을 수는 없는 일이니 말입니다. '무도 식스맨'으로 노홍철을 얻는 순간 무도는 그동안 쌓아온 모든 것을 잃을 수도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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