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3. 16. 07:05

싸이명도소송 연예인 갑질이라 비난하기 힘든 이유

싸이가 다른 일도 아닌 자신의 건물에 입주해 있는 세입자와 논란이 벌어졌다는 소식입니다. 세계적인 히트곡인 '강남스타일' 이후 큰 이슈 없이 보내던 싸이가 이런 문제로 화제의 중심이 되고 있다는 사실은 아쉽기만 합니다. 이 논란은 과거 리쌍과 건물 세입자 사이의 논란을 보는 듯해서 씁쓸하기도 합니다. 

 

건물주와 세입자의 논란에서 우리는 언제나 약자의 편에 서기를 원했습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은 우리 대부분은 그런 약자이기 때문입니다. 더욱 갑질이 일상이 되어버린 현실 속에서 을인 세입자를 응원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하지만 연예인이 끼는 상황에서는 단순하게 이를 갑과 을로 보기 어려운 상황들이 벌어지기도 합니다.

 

싸이와 세입자 간의 문제는 전 건물주와의 법정 싸움에서 시작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법정 싸움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싸이가 건물을 매입했고, 건물주가 바뀌자 세입자는 다시 원상태로 돌리기를 원하며 논란은 시작되었습니다. 카페 주인인 세입자는 전 건물주와의 계약을 파기하고 나가기를 거부했고, 세입자가 나가는 것으로 알고 건물을 매입한 싸이는 당황스러운 상황에 처하게 될 수밖에 없게 되었습니다.

 

논란의 씨앗은 싸이가 건물을 매입하기 전에 벌어진 카페 주인인 세입자와 해당 건물을 소유하고 있던 D회사 간의 논란이었습니다. 세입자가 주장하는 것에 따르면 2010년 10월 해당 건물을 소유하게 된 D회사는 계약기간 만료를 이유로 2011년 4월 15일까지 카페를 비울 것을 요구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전까지 1년 단위로 계약을 갱신해 온 A씨는 '임차인 요구시 계약 연장 가능' 조항을 근거로 퇴거를 거부하며 맞서는 상황을 맞았습니다.

 

세입자인 A씨가 1년 단위 계약 갱신을 이유로 퇴거를 거부하자 D회사는 A씨를 상대로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점유권 명도 소송을 내며 사건은 더욱 심화되었습니다. 이런 상황에 법원은 양측이 조정을 하라는 결정을 내렸습니다. 그리고 A씨가 나가는 것으로 결정이 나면서 모든 문제는 끝나는 듯 했습니다. 

 

문제는 그때부터 시작되었습니다. D회사는 세입자인 A씨와의 법정 다툼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싸이와 건물 매매 합의를 했습니다. 싸이 측에서는 당연히 세입자 없는 건물 구매를 생각했지만, 결과는 전혀 다른 상황으로 이어지고 말았습니다. 서로 다른 생각을 가진 둘은 다시 충돌을 하게 되었고, 이는 곧 건물주와 세입자의 논란으로 불거지기 시작했습니다.

 

싸이 측에서는 건물을 사들이며 계획했던 모든 것들이 세입자인 A씨로 인해 무산되었습니다. 싸이 측에서는 건물 전체를 프렌차이즈 카페로 만들어 운영할 계획이었다고 합니다. 그런 목적을 가지고 건물을 매입했다는 점에서 싸이 측에서는 당연하게도 계약서대로 세입자가 나가기를 요구하는 것이 문제가 될 수는 없습니다.

 

싸이의 생각과는 달리 세입자인 A씨는 앞서 D회사와의 조정 결정은 무효라고 주장하고 나섰습니다. 새 건물주인 싸이의 퇴거 요구 또한 부당하다는 취지의 소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제기하며 논란은 더욱 커졌습니다. A씨의 주장은 과거 건물주와 합의를 한 것은 건물을 새롭게 단장한 후 다시 돌아오는 조건이었기 때문이라는 겁니다. 문제는 그런 조건을 걸었던 전 건물주는 사라지고 새로운 건물주인 싸이가 들어오며 그 모든 계약은 무효라는 주장입니다.

 

새로운 건물주가 된 싸이 측은 세입자인 A씨를 상대로 서울서부지방법원에 명도 단행 가처분 신청을 내는 것으로 맞섰고, 법원은 싸이 측 주장을 받아들여 지난 2월 A씨에 대한 강제 퇴거 결정을 내렸습니다. 법적으로 문제가 없으니 건물주인 싸이의 손을 들어준 셈입니다.  

 

싸이 측은 세월호 참사로 모두가 힘들었던 지난해는 모두를 위해 건물주로서 권리를 행사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런 배려 아닌 배려를 세입자는 악용했고, 그것도 모자라 건물주가 싸이라는 점을 오히려 이용했다는 주장입니다. 더 이상 참을 수 없어 강제 집행 명령을 요구했고, 법원의 결정에 따라 그 행사를 했을 뿐이라는 것이 싸이 측의 주장입니다.

 

보여 지는 것만 보면 건물주인 싸이가 영업 중인 세입자 카페 주인을 압박하고 협박하는 것으로 보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건물을 사기 전 이미 건물을 비우는 것으로 알고 구매한 건물에서 벌어진 논란은 싸이 역시 큰 피해자로 다가올 수밖에는 없습니다. 싸이로서는 건물을 산 이유가 분명했고, 그런 목적을 위해 당연하 절차를 요구했습니다. 하지만 세입자는 건물주가 바뀌었으니 모든 것들은 무효라고 주장하고 나섰습니다.

 

'건축학개론'에 나온 카페로 더욱 유명한 이 건물은 이제는 논란의 장소가 되었습니다. 세입자는 세입자로서 억울함이 분명히 있을 겁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무조건 건물주인 싸이를 비난하기도 어려운 것은 그 과정을 보면 명확해지기 때문입니다. 그저 건물주라는 이유만으로 그리고 유명한 스타라는 점이 악용의 대상이 되어서는 안 될 겁니다.  

 

정당한 세입자의 권리를 막고 부당하게 갑질을 싸이가 하고 있다고 주장할 수는 없습니다. 이미 건물을 비운다는 조건으로 매입하고 자신의 계획을 세운 건물주가 잘못이라고 비난할 수는 없으니 말입니다. 문제는 싸이와 계약을 하는 과정에서 제대로 된 설명을 하지 않은 D회사일 겁니다.

 

싸이에게 건물을 판 전 건물주. 그리고 D회사와 합의까지 한 세입자가 새로운 건물주가 싸이라는 이유로 법원의 명령을 거부하는 것이 옳다고 이야기할 수도 없을 겁니다. 그저 연예인이라는 이유로 부당하게 역차별을 받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는 것 역시 문제일 겁니다. 영업하는 매장을 점거했다는 상황만이 문제가 아니라 그 과정까지 올 수밖에 없는 상황을 바라보는 것이 중요한 시점일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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