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3. 18. 09:16

비정상 다니엘 그를 주목할 수밖에 없는 이유

한국에 거주하는 외국인들이 모여 하나의 주제를 가지고 이야기를 하는 '비정상회담'에서 독일인 다니엘이 크게 주목받고 있습니다. 우리가 그를 주목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우리가 잊고 있었던 가치들을 다니엘이 확인시켜주는 경우들이 많았기 때문입니다. 

 

독일은 모두가 알고 있듯 분단국가였습니다. 서독과 동독으로 나뉘었던 그들은 통일을 이뤄냈고, 그 모든 과정과 결과는 우리에게도 중요한 가치로 다가올 수밖에는 없습니다. 통일과정과 통일 후 현재의 독일로 재건하는 그 모든 것이 앞으로 통일 대한민국의 모습이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기본적인 공감대를 가지고 있는 독일에게서 또 다른 공감대는 바로 과거 역사에 대한 인식 문제입니다. 이 지점은 우리보다는 일본과 공유되는 감성이기도 할 겁니다. 히틀러의 나치에 의해 자행된 유태인 학살은 인류 최악이라고 불릴 정도의 홀로코스트였습니다.

 

결코 일어나서는 안 되는 그 대학살의 결과는 남겨진 이들의 몫이 되었습니다. 전쟁이 끝난 후 패전국이 된 독일은 지금 현재까지도 자신들의 범죄 행위에 대해 사과를 하고 있고 전범자들을 처벌하는데 거침이 없습니다. 과거 자신들이 행했던 잘못에 대해 부정하지 않고 마지막 순간까지 사죄하고 범죄에 직접 가담한 자들을 끝까지 처벌하려는 그들의 의지는 대단하다는 말로도 정리가 안 될 정도입니다.

 

각국의 부자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주제에서 뜬금없는 과거사 청산이야기가 나오는 이유는 주제 토론을 하기 전에 있었던 그들 나라의 뉴스들을 소개하는 상황 때문이었습니다. 여러 나라의 국적을 가진 출연자들을 감안해 그 나라의 최신 소식들을 전하는 것도 하나의 재미로 다가옵니다.  

 

다양한 소식들 중 다니엘의 뉴스가 크게 관심을 끌었던 이유는 단순합니다. 바로 옆 국가인 일본의 아베 정부가 여전히 과거를 부정하는 행위를 하고 있기 때문이지요. 침략국인 일본이 자신들의 과거를 반성하지 않고 다시 군사대국으로 크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은 경악할 일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독일의 반성하는 모습은 극단적인 비교로 다가올 수밖에는 없으니 말입니다.

 

최근 일본을 찾았던 독일의 메르켈 총리는 아베 총리 앞에서 과거사에 당당한 입장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일 우익이 판을 치고 그 우익의 대변자인 아베가 총리가 된 일본은 미쳐가고 있다는 말이 가장 적합할 겁니다. 물론 그런 일본을 그대로 따라가는 한국의 모습도 정상은 아니지만 말이지요. 이런 상황에서 독일 총리가 내놓은 당당한 발언들은 당연하게 화제가 될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메르켈 총리는 일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위안부 문제를 제대로 해결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한 국가의 정상이 다른 국가를 방문해서 그 국가가 민감하게 생각하고 부정하고 있는 과거사 문제를 이렇게 직접적으로 지적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프랑스 등) 이웃 국가의 관용도 있었지만 독일이 과거를 제대로 마주 보았기 때문"

 

동북아 관계 개선에 대한 질문과 관련해서도 메르켈 총리는 이웃 국가의 관용만이 아니라 독일이 과거를 제대로 마주 봤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는 말은 중요합니다. 같은 2차 세계대전 전범국이었던 독일과 일본. 하지만 전쟁이 끝난 후 마주한 현실은 전혀 달랐습니다.  

 

주변국들의 관용도 중요한 일이지만 그 보다 앞서야 하는 일은 전범국인 그들이 스스로 자신들의 과거와 마주 봐야 한다는 말은 중요하니 말이지요. 일본의 경우 독일과는 달리, 전혀 다른 입장을 취하고 있는 게 현실입니다. 아베 정부가 앞세우는 것은 자신들은 과거에 대해 잘못이 없고, 혹 잘못한 일이 있다면 이는 모두 사과를 했기 때문에 상관없다는 식입니다. 그러면서 그들은 과거와 다름없는 강대국을 꿈꾸고 있는 것도 현실입니다.

 

대표적으로 일본군에 의해 강제로 끌려간 종군위안부 문제를 부정하고 있는 그들의 행태는 비난을 받아 마땅합니다. 세계 각국이 비난을 해도 오직 일본만 부정하고 있는 현실 속에서 일본이 가지고 있는 문제가 무엇인지는 위안부를 대하는 태도만 봐도 충분히 알 수 있으니 말입니다.

 

"독일의 한 94세 남성이 아우슈비츠 강제수용소에서 3,000명 정도의 살인을 방조했다는 혐의로 소송을 당했다. 살인 방조죄 최고형에 해당하는 15년 형을 받게 된다. 아직도 나치 전범을 색출 중이다"

"뉘른베르크 재판에서 많이 사형을 당했지만 아직까지 나치들이 다 색출되지 않았다. 지금도 독일 연방 경찰이 소송 중이다. 독일은 나치 관련한 서류가 정말 많다. 과거 서류를 철저하게 조사해 처벌이 확실해진 상황이다"

 

다니엘이 최근 자국에서 있었던 전범 색출 사건을 이야기하는 과정은 대단함으로 다가왔습니다. 나이가 94세인 전범을 잡아 15년 형에 처했다는 사실은 우리로서는 상상도 하지 못하는 일이니 말이지요. 알고 있는 이들은 다 알고 있듯 친일에 앞장섰던 자들이 여전히 사회 핵심적인 자리에 올라 있는 현실 속에서 독일의 이런 강경함은 특별하게 다가올 수밖에는 없으니 말입니다.

 

언제 죽을지도 모르는 90이 넘은 자를 전범을 저질렀다는 이유로 15년 형을 내린 독일은 대단한 국가입니다. 한 번 잘못된 일은 마지막까지 완전히 처리를 하겠다는 강한 의지가 현재의 독일을 만들었다고 볼 수 있으니 말이지요. 그런 점에서 독일의 현실은 한국 일본과의 큰 차이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한국의 친일파들은 여전히 득세하고 있고, 일본은 과거사를 왜곡하고 부정하는 현실은 독일의 이번 전범 재판과 큰 차이를 보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보도가 독일에서는 특별하지 않은 것은 너무나 자연스럽고 당연한 일이기 때문이지요. 과거에도 그랬고 현재도, 그리고 마지막 한 명의 전범을 잡는 그 순간까지도 독일의 과거사 청산을 강력하게 이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독일 내에 있는 전범자들만이 아니라 해외로 도피한 자들까지 색출해 잡아들이는 독일의 이런 강력한 과거사 청산이 있었기에 현재의 독일이 존재하는 것일 겁니다. 그런 점에서 다니엘을 우리는 주목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가 방송을 통해 보여주는 발언들이 연일 호평을 받는 것은 이런 국가적인 분위기가 존재했기에 가능하기 때문이지요.

 

예능에서 너무 진지하다고 이야기가 될 수도 있겠지만, 진지한 문제에 대해서는 진지하게 정리를 하는 다니엘의 모습은 참 보기 좋았습니다. 잘못된 것들을 잘못이라고 말 할 수 있는 용기. 그런 용기를 가진 독일인 다니엘을 우리가 주목하는 이유는 역설적으로 그렇게 할 수 없는 우리의 현재 모습 때문일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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