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3. 21. 09:14

삼시세끼 차승원 어촌편 시즌2는 왜 산체에게 달렸을까?

8회로 막을 내린 '삼시세끼 어촌편'이 만재도가 아닌 서울에서 시작되었습니다. 두 달 만에 서울에서 만난 그들은 여전히 만재도에서 함께 했던 모습과 다름없었습니다. 만재도가 아닌 서울 제작진의 집에서 조우한 그들이었지만 그곳에는 훌쩍 커버린 산체와 벌이도 함께 했습니다. 

차승원을 시작으로 제작진들이 준비한 곳으로 찾아온 그들의 만재도 동창회는 많은 시청자들에게는 행복으로 다가왔습니다. 연장을 요구하던 시청자들에게 이 한 편의 마무리가 만족스럽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시즌2에 대한 기대감을 품을 수 있는 시간이었기 때문입니다.

 

시즌2에 대한 자연스러운 이야기 속에 차승원은 원론적인 이야기를 한 듯합니다. 방송 중에 무음으로 정리가 되며 무슨 이야기를 했는지 명확하지는 않았지만, 기회가 되면 하겠다는 의지가 그에게서 보였기 때문입니다. 서로의 의견을 묻는 과정에서 유해진은 산체와 놀다 "시즌2는 산체에게 물어봐야 돼. 산체 너는 하고 싶어?"라는 질문은 모두를 웃게 만들 수밖에 없었습니다.

 

'삼시세끼 어촌편'을 보신 분들이라면 손호준과 유해진의 만재도에서의 산체 사랑을 기억하실 겁니다. 너무나 귀여운 산체로 인해 손호준이 그에게 휴대폰을 사서 선물하고 번호라도 따고 싶다는 말은 모두를 자지러지게 만들었습니다. 얼마나 귀여우면 그런 이야기를 할까 하는 생각을 했으니 말이지요. 그런 말을 기억하고 있는 유해진은 다시 산체를 불러들여 시즌2의 가능성을 이야기했으니 특별할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식당에서 만나기로 해서 밥도 굶고 왔다는 호준이를 위해 차줌마 차승원은 즉석에서 요리를 시작했습니다. 만재도에서 무려 83개의 요리를 선보였던 차승원은 서울이라고 다르지는 않았습니다. 남의 집 주방은 함부로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는 원칙을 가진 그는 주인의 허락에서 본격적인 요리 만들기에 들어갔습니다.

 

기본 베이스 국물을 잡고 냉장고에 있는 온갖 식재료들을 그대로 활용하는 차승원은 현재 방송되고 있는 '냉장고를 부탁해'를 보는 듯했습니다. 냉동식품과 오래된 식재료들을 모두 모아 최고의 음식으로 만들어내는 차승원의 실력은 여전히 대단하기만 했습니다.

 

그렇게 음식과 함께 지난 만재도에서의 삶을 돌아보는 과정은 시청자들에게는 더욱 애틋함으로 다가왔습니다. 그런 회상은 진짜 마지막이라는 신호이기도 했기 때문입니다. 장근석의 갑작스러운 하차로 인해 많은 부분이 편집되어야만 했던 만재도의 일상은 그렇게 회상을 통해 다시 등장했습니다. 마지막 순간까지 그 어느 곳에서도 장근석을 볼 수는 없었지만, 놓쳤던 많은 장면들을 다시 볼 수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했습니다.

 

제육볶음이 등장하기 전에 이미 한 차례 만재도에서는 삼겹살을 먹었다는 사실이 처음 드러났습니다. 활어 10마리와 돼지고기를 바꿔주겠다는 제작진의 제안에 처음에는 거절했지만, 이내 삼겹살의 유혹에 넘어가 활어 잡기에 나선 해진의 노력은 결국 그들의 저녁 밥상을 풍성하게 해주었습니다.

 

투망과 낚시를 통해 10마리를 낚은 그들은 약속대로 삼겹살을 먹을 수 있었지요. 그렇게 잘 잡던 물고기도 삼겹살과 바꿔 먹은 후에는 좀처럼 잡을 수 없었다는 점에서 유해진에게 돼지고기는 재앙이었는지도 모릅니다. 그렇게 화려하고 맛있는 저녁 후 해진은 마지막 날 아침까지 결코 낚시로 물고기를 잡지는 못했으니 말입니다.

 

만재도에서는 83개의 음식이 만들어지는 동안 참 많은 이야기들이 있었습니다. 산체와 벌이의 이야기만이 아니라 미처 방송에 등장하지 않았던 이야기들로 가득했습니다. 초반 등장했다 사라진 군소를 다시 보게 되었던 것도 반가웠습니다. 너무나 순수한 아이인 군소는 먹는 것이 아니라 보는 것이라는 차줌마의 말처럼 군소는 그들에게는 특별한 존재였습니다.

 

자연이 만들어준 특별한 양식인 홍합, 배말, 거북손 등 만재도가 전해준 특별한 음식들은 바로 83개의 요리를 만들 수 있는 근거가 되었습니다. 김을 직접 채취해 말려 구워 먹는 것은 만재도가 아니면 쉽지 않은 선택이었습니다. 풍성한 자연을 가장 효과적으로 활용해 시청자들마저 황홀하게 만든 그들의 요리에는 정성과 마음이 담겨져 있었습니다.

 

차승원의 요리에 대해 수많은 찬사가 이어지고 있다는 이야기에 유해진은 그런 평가는 직접 먹어본 이들만이 정확하게 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그가 꼽은 만재도의 최고의 음식은 수많은 요리들 중 차승원이 음식도 아니라고 칭했던 콩자반이었습니다. 유해진이 콩자반을 특별한 최고의 요리라고 이야기한 이유는 정성 때문이었습니다.

 

첫 만남에서 콩자반에 대한 에피소드를 잊지 않고 기억해 만재도에서 직접 만들어 밥상 위에 올려준 차승원에 대한 감사와 고마움이 그 안에 가득했기 때문입니다. 음식은 만드는 것과 먹는 행위보다 중요한 것은 어떤 마음으로 만들었는지가 중요하다는 사실을 '삼시세끼 어촌편'은 잘 보여주었으니 말입니다. 유해진에 이어 차승원 역시 최고의 요리를 눌은밥이라고 했습니다.

 

남은 밥을 눌은밥으로 만들어 먹는 것이 지겹고 싫다고 했지만 유해진이 만들어준 그 아무것도 아닌 눌은밥이 최고라고 했습니다. 단촐한 밥상에 올려준 눌은밥이 그렇게 맛있었다고 회고하는 차승원의 마음 속에도 요리란 바로 그런 마음이 만든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던 셈이지요.

 

얼떨결에 정식 멤버가 되어버린 손호준에게도 최고의 요리는 특별하지 않았습니다. 그가 꼽은 제육볶음은 맛있어서서 이기도 하지만 차승원의 애정이 가득담겨 있어 특별했습니다. 호준이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딸 생일을 위해 하루 동안 만재도를 비웠던 차승원은 돌아오는 길에 호준이를 위한 돼지고기를 사왔습니다.

 

그리고 특별하게 레시피를 전수받았던 그 방식대로 제육볶음은 탄생했고, 모두를 만족시키는 또 다른 차줌마표 요리가 되었습니다. 호준이 제육볶음을 최고의 음식으로 꼽은 것은 맛이 뛰어나서이기도 하겠지만, 자신을 위해 직접 돼지고기까지 사와서 만들어준 차승원의 정성이 컸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삼시세끼 어촌편'은 제작진들이 그렇게 원하고 바랐던 바대로 음식이란 무엇인지에 대한 명확한 기준과 의미를 세워주었습니다.

 

"배우라는 것은 보통사람의 특별한 직업일 뿐이다. 내가 특별한게 아니라 직업이 특별할 뿐이고 나는 보통사람이다"

"그래야 접근할 수 있고, 보편적일 수 있다. 왜냐면 대중이 보고 대중이 공감해야 하기 때문이다. 나와 다른 별개의 사람을 대중이 보는 것이 아니다"

 

"멋진 건 단편적이다. 일상적이고 보편적인 연기를 해야 울림을 줄 수 있다. 그래서 나를 계속 일상 속에 던진다"

 

손님으로 와서 함께 하게 된 손호준을 위해 대선배들인 차승원과 유해진이 해준 값진 이야기들은 그에게는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가치였을 듯합니다. 20년 가까이 연기를 해온 그들이 이야기하는 진정한 연기란 무엇인가는 연기를 꿈꾸는 이들에게도 큰 조언으로 남겨질 듯합니다.

 

유해진의 '배우란 보통사람의 특별한 직업'이라는 말은 크게 와 닿았습니다. 배우가 특별한 게 아니라 그저 일반인의 특별한 직업일 뿐이라는 말 속에는 많은 가치가 담겨져 있기 때문입니다. 배우라며 거들먹거리고 세상 모든 것을 가진 듯이 행동하는 일부 연예인들에게 일침이 될 수밖에 없는 말이니 말입니다.

차승원의 '보편적인 연기를 해야 울림을 줄 수 있다'는 말 역시 격하게 공감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대중이 보고 공감을 해야 하기 때문에 보편적일 수밖에 없다는 유해진의 말들 속에는 우리 시대 진정한 배우란 무엇인가를 다시 생각해 보게 하는 힘이 있었습니다.

 

단순히 먹기만 하는 방송이 아니라 그 안에 삶에 대한 철학이 존재해 있었습니다. 단순히 하루 세끼를 해먹는 과정에서 특별한 가치들은 존재했습니다. 그렇게 아무것도 아닌 듯 치부되는 것들에도 삶은 존재하고 그 가치의 위대함은 '삼시세끼 어촌편'은 명확하게 보여주었습니다.

 

산체에게 시즌2의 향방을 물어봐야 한다는 유해진의 말 속에는 하고 싶다는 간절함이 존재했습니다. 각자의 스케줄을 다시 맞춰봐야 하는 힘겨움이 있지만, 제작진도 원하고 산체도 원하는(물로 자막은 제작진들의 몫이었지만) 그 무엇보다 시청자들이 원하는 '삼시세끼 어촌편2'는 그래서 더욱 애절하게 다가옵니다. 산체는 이미 호준이가 해준 휴대폰 충전을 마쳤고, 짐까지 꾸렸으니 이제 시즌2를 준비하는 것은 당연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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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back 0 Comment 1
  1. 글쓰고픈샘 2015.03.21 18:50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끝나서 너무 아싑다.ㅜㅜ 시즌2 했으면 좋겠다요 잘 읽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