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3. 24. 08:49

힐링캠프 김제동 토크쇼로 코마상태 힐링캠프에 새로운 생명을 부여했다

연예인들의 해명쇼 같은 공간이 되어버린 '힐링캠프'가 김제동 하나로 진정한 힐링을 하는 캠프가 되었습니다. 500명의 시청자들이 주인공이 된 이번 특집은 왜 김제동인가에 대한 강렬함을 남겨주었습니다. 편집으로 드러내 김제동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게 만든 제작진들의 행위가 얼마나 처참한 행동이었는지를 새삼 깨닫게 해주었습니다. 

 

이경규와 김제동, 성유리가 하나의 게스트를 불러 이야기를 하는 형식이 우리가 그동안 봐왔던 '힐링캠프'의 모습입니다. 큰 화제가 되고 사랑을 받았던 경우도 많았지만, 대부분은 연예인들의 회생을 위한 프로그램이라는 평가를 받고는 했습니다.

 

문제 있는 연예인들의 변명을 들어주는 프로그램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시청률이 몰락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그런 점에서 '힐링캠프'는 뭔가 변화가 필요했고, 그 핵심에 김제동이 존재했습니다. 이미 김제동은 '김제동의 토크 콘서트'로 매진 행렬을 이어가는 슈퍼스타였습니다. 최근에는 JTBC에서 그가 진행하는 '톡투유'가 정규편성이 되면서 많은 이들의 주목을 받기도 했습니다.

 

'힐링캠프'에서 준비한 특집은 오직 김제동에 의한 김제동의 시청자들을 위한 방송이었습니다. 500명의 시청자들과 김제동이 함께 하는 힐링캠프는 이경규와 성유리가 왜 이 방송에 필요했는지 의아하게 만들 정도였습니다. 김제동 홀로 500명의 시청자들을 힐링시키는데 어려움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김제동이 홀로 무대에 섰지만 그렇다고 그의 이야기만 넘치는 방송은 아니었습니다. 적극적으로 마이크를 500명의 시청자에게 넘겼고, 그들과 적극적인 소통을 통해 진정한 힐링이 무엇인지를 깨닫게 해주었다는 점에서 특별했습니다. 초대받은 500명의 시청자들의 고민들을 하나씩 꺼내 당사자와 눈을 맞추고 이야기를 하는 김제동은 마음을 치유하는 특별한 존재였습니다.

 

숫기가 없다는 여학생은 자신이 못생겼다는 이유로 이야기를 하는 중에도 얼굴을 가리기에만 급급했습니다. 그런 소녀에게 그녀에게 자신감과 자존감을 키워주는 김제동의 기술은 특별한 것이 없었습니다. "못생겨서"라는 말을 왜 자신을 보며 하냐는 말로 시각의 변화가 곧 치료의 핵심이라는 점은 대단했습니다. 외모콤플렉스는 말 그대로 스스로 느끼는 감정일 뿐이라는 사실을 자연스럽게 풀어내는 김제동은 그런 사람이었습니다.

 

중2병에 걸린 아이를 둔 부모의 고민 역시 유쾌하게 풀어내며 고민을 심각하지 않게 공론화시켜 풀어내는 방법은 역시 김제동다웠습니다. 고3이라는 것 자체가 큰 고민이라는 여학생의 사연은 말 그대로 고3이기 때문이라는 것으로 공감을 이끌었습니다.

 

고3이라는 것이 고민이라는 여고생은 김제동과 결혼하고 싶다는 의견을 냈던 존재이기도 했습니다. 엄마가 좋아하니 딸도 좋아지는 상황에서 김제동은 능숙한 방식으로 20살이 훌쩍 넘는 나이 차이의 여고생의 마음을 진정시켰습니다. 1남 5녀의 가족사 등을 통해 자연스럽게 결혼이라는 허상을 깨버리는 김제동은 그런 인물이었습니다.

 

남편이 갑질을 한다는 주부의 사연은 왜 김제동과 500인의 시청자들이 나온 '힐링캠프'가 최고인지를 잘 보여주었습니다. 결론은 '쌍갑'이 되었지만 그 과정에서 보여준 시청자의 예능감과 그런 그녀의 행동을 꼬집어내어 모두가 공감할 수 있게 만드는 김제동의 능력 역시 최고였습니다. 자신이 항상 남편에게 을이 되어 살았다고 생각했지만, 알고 봤더니 남편 역시 평생을 자신에게 맞춰주며 살아왔던 을이라고 했답니다.

 

거침없는 입담과 묘하게 어울리지 않으면서도 어울렸던 조신함은 그 어떤 특별한 스타가 아니어도 충분히 재미있을 수밖에 없음을 김제동은 잘 보여주었습니다. 그저 자신의 자랑을 늘어놓는 강연이 아니라 함께 한 500명의 시청자들이 모두가 주인공이 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그들의 이야기를 듣는데 집중하는 모습은 진정한 힐링이란 어디에서 기인하는지를 알 수 있게 해주었습니다.

 

외모 콤플렉스가 심한 여학생에게 자기는 학창시철 '버섯'이라는 별명으로 살았다는 말로 위안을 주었습니다. 항상 음지에서 홀로 지내기만 했던 자신이 이렇게 밝은 사람이 될 수 있었으니 그대 역시 용기와 희망을 가지라는 든든함은 김제동이 보여주는 힐링 방식이었습니다.

 

몇 달 전부터 대인 기피증에 걸렸다는 남학생의 사연을 듣는 김제동의 표정 역시 왜 많은 이들이 그를 사랑할 수밖에 없는지 잘 보여주었습니다. 경청의 힘이 얼마나 위대한지는 이 어린 학생의 공포심 극복에서 잘 드러났기 때문입니다. 남들이 자신을 해칠 것 같다는 강박증으로 어지럽고 힘들기만 하다는 그 학생을 위해 김제동은 모든 이야기가 끝나자 함께 한 499명의 시청자들에게 일어서 달라고 부탁했습니다.

 

일어선 499명에게 그 학생을 바라봐달라고 요청하고 그 학생에게 용기를 주는 발언을 함께 합창을 하는 장면은 감동이었습니다. 엄마와 함께 온 그 학생은 지독한 공항장애로 다가올 수도 있는 상황에서 사람들이 자신을 해치려는 것이 아니라 자신에게 용기를 주고 있음을 느꼈을 듯합니다. 아들의 고통을 알고 있던 엄마는 소리 없이 눈물을 흘려야 했지만, 이런 든든한 응원에 활짝 웃을 수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모두에게는 힐링이었습니다.

 

앞으로 꿈이 대통령이라는 이 어린 학생에게 김제동은 짓굳게도 다양한 질문을 던졌습니다. "거짓말 잘하냐. 뻔뻔하냐. 잘못한 걸 잘 잊냐" 등의 질문과 함께 "그렇지 않다면 정치인이 돼 괴로울 텐데"라는 말로 현실 정치를 날카롭게 비판하는 것도 잊지 않았습니다. 

 

"말할 기회를 잃은 사람들이게 마이크를 가져다주는 것이 내가 해야 할 일이다"

"그들의 마이크와 카메라로 살고 싶은 것이 내가 사회자로 살고 싶은 목표다. 세상 모든 사람들의 이야기는 재미가 있고 들을 만한 충분한 가치가 있다. 모든 사람들이 자기 무게를 짊어지고 삶을 걸어가고 있고 당당하게 말할 자격이 있다고 생각했다"


모든 이야기가 끝나고 김제동은 기타를 들고 직접 노래를 시작했습니다. 강산애의 '넌 할 수 있어'를 선창하고 함께 한 500명이 모두 함께 부르며 김제동과 500명의 시청자들이 주인공이 된 '힐링캠프'는 마무리되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김제동이 한 발언은 압권이었습니다.

 

김제동이 왜 위대한지는 그 마지막 말에 모두 담겨있었습니다. 그저 유재석과 일주일에 다섯 번을 만나고 이승엽과는 둘도 없는 절친이기 때문에 그가 위대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는 자신이 말할 기회를 잃은 사람에게 마이크를 가져다주는 것이 사명이라고 합니다.  

 

사회자인 김제동이 살고 싶은 목표는 그들의 마이크와 카메라로 살고 싶다고 했습니다. 바로 그런 김제동의 목표는 '힐링캠프'의 기본 틀을 완벽하게 무너트린 이번 특집에서 완벽하게 구현되었습니다. 그리고 김제동은 세상 모든 사람들의 이야기는 재미가 있고 충분한 가치가 있다는 말로 모든 이들에게 힘을 전해주었습니다. 자존감마저 사라져버린 우리들에게 김제동은 모두가 자기 무게를 짊어지고 살아가고 있으며 당당하게 말할 자격이 있다는 말로 마무리를 했습니다.

 

3포를 넘어 5포도 모자라 이제는 7포 시대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최악인 상황에서 김제동은 우리에게 진정한 힐링이 무엇인지를 잘 보여주었습니다. 우리 모두는 자기 무게를 짊어지고 살아가고 있는 자존감 높은 존재들이라고 이야기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좌절하지 말고 당당하게 세상을 향해 이야기를 하라고 권하고 있습니다.

 

세상과 소통마저도 포기해버린 우리 세대들에게 김제동은 단순히 잠깐의 위안이 되는 힐링이 아니라,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길을 알려준 셈입니다. 그는 자신은 그저 그런 모두에게 그들의 마이크와 카메라로 살고 싶다는 포부를 보여주었습니다. 김제동의 이런 모습은 코마 상태로 접어든 '힐링캠프'를 단박에 깨어나게 만들었습니다. 물론 이런 특집이 한 번에 그칠 수밖에 없다는 점이 아쉽기는 하지만 분명한 사실은 '힐링캠프'가 지향해야하는 모습이 무엇인지를 김제동이 확실하게 보여주었다는 사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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