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12. 11. 13:42

폴김 내세운 위대한 탄생, 스스로 슈스케 아류를 외치다

충분히 예고되고 가능성이 농후했던 '아메리칸 아이돌'출신의 등장은 당당하게 슈스케의 아류로서 살아남겠다는 의지만 내보인 셈이네요. 이미 진정한 가수를 뽑는 것이 아닌 소위 먹힐만한 스타를 발굴하는 것이 '위대한 탄생'의 모토가 되어버린 상황에서 더 이상 의미없는 그들의 오디션은 무엇을 남길까요?

폴김과 존박, 비슷하지만 다른 결과



'아메리칸 아이돌'에서 TOP 24까지 올랐다는 것은 대단한 일이 아닐 수 없어요. 미국 전역에서 그들이 등장하는 방송을 시청하고 이를 토대로 일약 스타가 되는 것이 '아메리칸 아이돌'의 존재감이었죠. 이를 그대로 적용한 방송이 바로 '슈퍼스타 K'였어요.

첫 회 보다는 올 해 좀 더 많은 이들의 관심을 받은 것은 그나마 다행이지만 숱한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한 그들은 자신들이 내세운 약속마저 자사 이익을 위해서는 쉽게 내버리는 등 스스로 '슈스케'의 가치를 떨어트리는데 두려워하지 않는 그들은 만용인지 '슈스케3'는 개최하지 않아도 좋다고 생각하는 것인지 알 수 없을 정도로 안하무인 식이에요.

MAMA에서 보인 그들의 모습은 많은 이들의 공분을 사기에 부족함이 없었지요. 이런 일들은 지속적으로 그들의 발목을 잡는 역할을 할 수밖에는 없고 철저한 아이돌 스타를 뽑기 원하는 '슈스케'에 허각 같은 존재는 더 이상 나오기는 힘들 것임을 예고한 것이기도 했어요.

MBC에서 급조한 '위대한 탄생'은 조용필을 전면에 내세워 노래 잘 하는 가수를 뽑는 진정한 대국민 오디션을 하겠다고 했지만 첫 회부터 보여 진 그들의 모습은 '슈스케'와 다를 것이 전혀 없었어요. 노골적으로 외모 지적이 일상이 되고 노래와는 상관없이 대중들에게 먹힐 만한 재목들을 뽑는데 최선을 다할 뿐이었어요.

티켓이 남아도 외모가 떨어지는 오디션 지원자는 실력과 상관없이 '위대한 탄생' 본선에 승선시킬 수 없다는 그들의 심사 기준은 많은 이들을 허망하게 하지요. 차라리 스타성을 가진 존재를 뽑겠다고 당당하게 이야기를 했다면 이런 식의 비판은 받지 않았을 거에요.

폴 포츠나 조용필을 팔아 광고를 하고 이를 통해 결과적으로 외모가 돋보이는 지원자를 적극적으로 오디션의 중심으로 몰아가는 시청률 장사를 하는 그들의 습성은 케이블이나 공중파나 다를 것이 없었어요. '슈스케'를 따라한다는 지적에 정색을 하며 오래전부터 준비했던 방송이라던 그들은 꼼짝없이 아류작에서 벗어날 수 없는 상황을 맞이했어요.

2회 방송되 뉴욕 편에 등장한 '폴김'이 바로 그 이지요. 존박의 성공을 보고 자신도 국내에서 가수로서 활동을 하고 싶다고 밝힌 그가 나쁜 것은 아니에요. 누구에게나 주어지는 기회를 그 역시 가지려 노력하는 것이 잘못은 아니니까요.

존박 역시 엠넷에서 의도적으로 접근해 출연을 시킨 것은 아니냐는 이야기가 많았는데 폴김 역시 그런 논란에서 자유롭지는 않을 듯하지요. 오디션 전에 사전 영상을 준비하는 열정으로 '위대한 탄생'을 대중적인 호기심으로 이끌려는 노력은 어느 정도 성공했으니 말이지요.

뉴욕 편의 히어로는 일본 편에서도 그랬지만 여성 참가자가 차지했어요. 어쿠스틱으로 '난 알아요'를 부른 허지애는 잘못된 곡 선택으로 탈락 위기에 빠졌지만 코린 베일리 래의 곡을 부르며 찬사를 받았어요. 기타를 치며 노래 부르기에는 그녀의 곡이 최적임이 분명하지요.

아이유가 부른 코린 베일리 래의 노래를 들었던 분들이라면 아이유가 얼마나 노래를 잘하는지 쉽게 알 수 있지요. 어찌 되었든 허지애는 오디션 통과를 위해 가장 유용한 도구가 기타가 된 상황에서 적절한 노래로 본선 진출을 확정 지었어요.

일부에서는 '제 2의 장재인'이 탄생하는 것은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는데 '위대한 탄생' 자체가 '제 2의 슈스케'이기에 유사한 상황들은 주기적으로 만나볼 수밖에는 없을 것으로 보여요. 이미 '존박vs폴김'이라는 구도를 통해 대중적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그들의 전략은 시작되었으니 말이지요.  

개인적으로는 존박보다는 폴김의 노래 스타일을 좋아하지만, 국내에서 존박의 인기를 넘어서기는 힘들 것으로 보여요. 좀 더 여심을 흔들 수 있는 외모(완벽한 외모보다는 모성본능 등 다양한 의미의 여성들이 선호하는 일반적인 취향)가 필요한 상황에서 폴김은 존박이 가진 여심을 감동시킬 매력이 조금은 부족해 보이니 말이지요.

'슈스케'를 부정하며 시작한 '위대한 탄생'은 그 뒤를 착실하게 쫓아가며 외모지상주의 스타 만들기가 무엇인지를 잘 보여주고 있네요. 그럼에도 케이블의 시청률을 넘어서지 못하는 공중파의 굴욕은 언제 사라질 수는 있을까요? 시사 프로그램을 강제 폐지하고 급조한 방송이니 만큼 시청률로 보답해야 하는데 김재철 사장은 물러날 준비를 해야 할 듯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