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4. 1. 07:37

동상이몽 괜찮아 괜찮아 흥미롭게 이끈 유재석의 비교불가의 존재감

SBS의 새로운 프로그램인 '동상이몽 괜찮아 괜찮아'가 첫 방송을 했습니다. 유재석과 김구라의 만남이라는 것만으로도 큰 화제가 되었던 이 프로그램은 뚜껑이 열리자 출연진들이 보여주는 재미와 유재석의 존재감만 명확해졌습니다. 일반인들이 이렇게 웃기고 울려도 될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단 1분 만에 풀 메이크업을 하는 중2 여학생의 등장으로 시작한 '동상이몽 괜찮아 괜찮아'는 스튜디오에 학부모와 학생들이 나뉘어 각자의 고민을 털어놓고 서로 대립을 하는 과정을 담았습니다. 이 중심에 유재석이 있었고, 진행을 위해 태어난 것 같은 유재석은 능숙한 방식으로 프로그램을 이끌었습니다.

 

'갸루상'처럼 화장을 한다며 걱정하는 엄마와 화장을 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중2 딸의 대립으로 시작한 이야기는 흥미로웠습니다. 학교에서 화장을 한다고 전화가 온다며 딸이 더 이상 화장을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엄마와 화장을 할 수밖에 없다는 딸의 대립은 흥미로웠습니다.

 

집을 나가기 전까지 철저하게 화장을 했는지 검사하는 엄마의 눈길을 피해 딸은 집을 나가는 순간 화장을 시작합니다. 엘리베이터를 타기 전부터 내리는 순간 완벽한 풀 메이크업을 완성하는 중2 소녀의 능력은 모두를 경악스럽게 할 정도였습니다. 그 짧은 시간 안에 완벽하게 화장을 완성하는 소녀는 신기한 능력으로 다가올 정도였습니다.

 

모든 것에는 이유가 있듯 화장을 하는 중2 소녀 역시 화장을 하는 이유는 분명했습니다. 아토피가 심했던 자신의 모습이 싫어 조금씩 얼굴을 가리기 위해 시작한 화장이 시간이 지나며 조금씩 더 진하게 변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처음 시작과 달리 너무 과해진 화장은 자연스럽게 지적의 대상이 될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화장을 과하게 하는 여중생은 하지만 공부도 미술도 열심히 하고 운동까지 열심히 하는 건강한 청소년이었습니다. 특공무술 검은 띠에 사생대회에서 매년 상을 받을 정도로 뛰어난 그 아이의 유일한 문제는 화장 하나였습니다. 이런 화장을 하는 것에 대한 시각의 차이는 자연스럽게 세대 간의 갈등으로 다가올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이 문제를 단순하게 스튜디오에서 쉽게 풀어낼 수 없는 문제라는 점에서 이는 쉬운 게 아니었습니다.


근 2년 동안 중1 딸과 대화를 톡으로만 한다는 엄마의 고민은 당혹스러웠습니다. 딸과 눈을 마주치는 것도 쉽지 않은 엄마의 고민과 딸이 느끼는 감정의 차이는 너무 컸습니다. 극단적으로 틀어진 모녀의 관계는 당혹스러울 정도로 냉랭해져 있었습니다.

 

대화를 하지 않자 필요한 말은 톡으로만 하는 모녀의 모습은 상상을 하기 어려울 정도였습니다. 앞에 나온 모녀가 화장을 두고 다투기는 하지만 마치 친구처럼 사는 모습은 행복해 보였습니다. 직장이 있는 엄마의 시선으로 먼저 시작한 두 번째 모녀의 모습은 너무 달랐습니다.  

 

직장을 나가기 위해 정신없이 아침 준비를 하는 엄마와 달리, 일어나 뒹굴 거리며 휴대폰만 보는 딸과 그런 딸에게 말보다는 톡으로 의사를 전달하는 엄마의 모습은 일상적이지 않았습니다. 엄마로서는 부딪치면 또 싸울까봐 톡으로 의사 표현을 한다고 합니다. 말을 하게 되면 또 감정이 일수밖에 없고 그런 모습은 결국 이런 상황의 원인이 되었습니다.

 

에스테틱 샵을 하면서 하루 종일 일을 하며 쉼 없이 웃고 일을 해야만 하는 엄마의 모습은 힘겨워 보였습니다. 정신없이 이어지는 노동의 수위는 대단할 정도였습니다. 아침을 준비하고 하루 종일 일을 하는 엄마와 달리, 딸은 봄방학으로 쉬는 일상은 느긋하기만 했습니다.

 

엄마의 시선으로 본 영상과 딸의 시각은 전혀 달랐습니다. 서로의 입장 차이는 명확했습니다. 딸의 시각으로 본 엄마와의 관계는 심각한 수준이었기 때문입니다. 이미 경직될 정도로 굳어진 엄마의 모습도 당황스러웠고, 그런 상황에서 다가서지 못하고 서로 같은 공간에서 서로 다른 삶을 사는 딸과의 모습은 너무 달랐습니다.  

 

하루 종일 일을 하고 들어와서 집에서도 일을 해야만 하는 엄마의 모습도 측은하고 힘들었지만 딸의 입장에서 본 그들의 모습도 안타까웠습니다. 엄마와 친한 딸이 되고 싶은 마음이 가득했던 딸의 모습 역시 안타까웠습니다. 과자를 먹을 수밖에 없었던 것은 아침에 먹을 밥이 없어서였고, 자신은 투명 인간 취급한 채 어린 동생과만 이야기를 하고 노는 엄마가 서운하기만 했습니다.

 

자꾸 말을 거는 딸과 달리, 단답형으로 마무리하는 엄마의 모습은 극단적이었습니다. 싸우지 않기 위해 말을 하지 않는다고 했지만, 이런 과정이 너무 심했다는 점에서 엄마의 잘못도 분명히 있었습니다. 감정이 극단적으로 틀어진 엄마와 딸의 관계는 그래서 더욱 안타까웠습니다. 방송을 통해 객관적으로 서로의 시각을 확인해 보는 과정은 치유를 위한 첫 걸음이었다는 점에서 중요했습니다.

 

갑작스럽게 모든 것이 해결될 수는 없겠지만 서로의 다른 모습을 통해 입장 차이를 확인한 후 조금씩 달라지는 모습은 '동상이몽 괜찮아 괜찮아'가 보여주는 진정한 가치였습니다. 서로 다른 그래서 치유가 어려워 보이는 가족의 문제를 프로그램을 통해 조금씩 치유할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해 보였습니다.  

 

마지막으로 등장한 부산 가족의 모습은 시트콤과 같았습니다. 공부 잘하는 고3 형과 연기자가 되고 싶은 동생의 일상은 마치 한 편의 시트콤을 보는 것처럼 웃기기만 했습니다. 공부보다는 연기를 하고 싶은 아들과 공부를 잘 했으면 좋겠다는 엄마의 갈등은 모든 가족이 느끼는 일이기도 했습니다.

일상이 전부 웃기는 이 가족들의 일상은 앞선 가족들과는 확연한 차이를 보였지요. 마치 작가가 만든 정교한 이야기가 만들어낸 결과인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너무 정겹고 웃기는 가족의 이야기는 '동상이몽 괜찮아 괜찮아'의 새로운 재미로 다가왔습니다. 원 없이 웃을 수 있는 과정은 즐겁기만 했습니다.

 

첫 방송으로 모든 것을 다할 수는 없겠지만 분명한 것은 충분히 매력적이었습니다. 유재석이 단독으로 진행하고 김구라와 다른 많은 연예인들이 패널처럼 등장한 형식은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유재석이 전체를 이끌고 김구라가 양념을 치는 정도로 이어진 운영은 흥미로웠습니다.  

 

김구라의 역할은 분명하게 한정되어 있었고, 결과적으로 유재석이 없으면 존재할 수 없는 방송이 '동상이몽 괜찮아 괜찮아'였습니다. 가족의 문제를 해결하려 노력하는 과정을 담고 있는 이 프로그램에서 진행자인 유재석의 능력은 성공 여부를 이끌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했습니다. 그리고 유재석은 농익은 진행솜씨로 일반인들을 자연스럽게 이끈 그는 진정한 국민 MC였습니다. 그의 존재감은 누구와도 비교불가라는 점에서 유재석의 진가는 명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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