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4. 10. 09:28

햅번아들 기억의숲 세월호 참사 1주년을 맞은 우리를 부끄럽게 했다

오드리 헵번 아들이 우리 사회의 문제를 확실하게 지적해주었습니다. "인권의 문제를 정치로 보지마라"라는 말을 남긴 오드리 헵번의 유언을 실천하며 살아가는 아들은 세월호 참사를 잊지 않기를 바라며 '기억의 숲'을 조성하기로 했습니다. 이제는 '세월호 참사'가 지겹다는 사람들까지 나온 상황에서 그가 남긴 발언은 그래서 더욱 특별했습니다. 

 

'세월호 참사'가 지겹다는 사람들은 '내 아이를 생각해 보라'는 그의 말은 우리를 부끄럽게 했습니다. 수백 명의 어린 아이들이 억울하게 죽어야만 했던 사건이 지난 지 1년입니다. 그 1년 동안 정치권력은 그 무엇도 한 것이 없습니다. '세월호'를 두고 정치적인 술수만 부렸지 근본적인 대책이나 희생자와 남겨진 가족들을 위한 그 무엇도 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은 충격입니다.

 

4월 16일이면 세월호 참사가 벌어진지 1년이 됩니다. 하지만 현 정부는 여전히 차가운 바다 밑에 가라 앉아 있는 세월호에 대한 결정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당연하게 희생자가 여전히 남겨져 있는 배를 건져 마지막 한 사람까지 최선을 다하려는 노력은 당연한 일입니다. 자국에서 말도 안 되는 사고로 인해 수백 명의 희생자가 났는데 정부에서 하는 일이라고는 희생자들을 천대하는 것이 전부인 나라는 나라가 아닙니다.

 

최근에는 희생자 가족들이 집단 삭발식을 가지면서까지 현재의 답답함을 토로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도 철저하게 정치적인 술수에만 집착하는 이 한심한 권력자들의 행태는 비난을 받아 마땅합니다. 그저 정치적인 문제로만 접근하는 한심한 현실 속에서 오드리 헵번의 가족들은 이런 현실에서 부끄러운 우리의 민낯만 명확하게 보여주었습니다.

 

오드리 헵번 가족과 함께하는 세월호 추모 기억의 숲 조성 기자회견은 지난 4월 9일 오전 10시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기자회견장에서 열렸습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오드리 헵번 아들 션 헵번과 가족, 416 가족 협의회 등이 참석했습니다. 그 자리에서 헵번 아들 션은 세월호 1주기를 맞아 추모숲 조성에 나선다는 발표를 했습니다. 

 

1970년대 '인천'이라는 영화를 준비하며 1년 동안 국내에서 거주한 인연이 있었던 헵번의 아들 션은 그때나 지금이나 크게 달라지지 않은 대한민국을 가장 객관적으로 보고 있는 듯했습니다. 경제적 성장은 몰라볼 정도로 이뤄냈지만 권력자들의 행태는 변함이 없다는 그의 발언 속에는 우리의 현실이 적나라하게 담겨 있었습니다.


오드리 헵번의 아들 션 가족과 함께 준비할 '세월호 기억의 숲'은 진도군의 부지협조로 팽목항에서 가까운 진도군 내에 조성될 예정입니다. 조성재원은 오드리 헵번 가족이 기부한 기금에 크라우드 펀딩을 더해 마련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많은 비용이 들어가기는 하겠지만 마음이 모인다면 당연하게도 이룰 수 있는 사업이라는 것도 분명합니다.

 

'세월호 기억의 숲'에는 은행나무가 식재되며 건축가 양수인 교수의 재능기부로 추모 시설물 '세월호 기억의 방'이 건립된다고 합니다. 기억의 방에는 희생자와 실종자 304명의 이름과 희생자들의 가족 및 생존한 아이들이 직접 작성한 메세지 등의 상징물이 설치될 예정이라고도 합니다. '세월호 참사'를 영원히 잊지 말고 그 부실함이 만든 결과에 대한 기억은 그 숲이 평생 간직해줄 겁니다.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의 탐욕이 있고, 선원들이 제대로 교육받지 않는 상황에서는 누구에게나 발생할 수 있는 일이었다.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인권의 문제다. 추모 분위기가 지겹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자신의 아이를 잃었다고 생각해봐야 한다"

 

"개발도상국에서 발생할 법한 일이 한국에서 일어났다. 미국이나 한국은 기술 수준이 발전한 나라지만, 세월호 참사처럼 개도국과 같은 상황에 놓일 수 있다는 점에서 개선해야 할 점이 있다"

 

오드리 헵번의 아들 션은 '세월호 참사' 원인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밝혔습니다. 세월호 참사를 정치적인 문제로 바라보는 현실 속에서 그는 이 문제는 '인권의 문제'라고 확실하게 정리했습니다. 추모 분위기가 지겹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자신의 아이를 잃었다고 생각해봐야 한다"는 답은 강렬함으로 다가왔습니다.

 

만약 내 아이가 그렇게 억울하게 어느 날 갑자기 차가운 바다에 잠긴 채 숨졌다면 참을 수 있을까요? 그 어느 부모라도 자신의 아이들을 그렇게 보내고 아무렇지도 않은 척 살아갈 수는 없습니다. 당연한 분노를 지겹다고 이야기하는 것같이 무서운 것은 없다는 것을 외국인인 오드리 헵번의 아들이 상기시켜 주었습니다.  

 

"가족들에게 포기하지 말라고 말하고 싶다. 지금 하는 일들이 사회를 좀 더 발전된 모습으로 변화시킬 수 있을 것이다"

 

션의 부인인 카린은 여전히 거리에서 '세월호 참사' 해결을 바라는 가족들에게 포기하지 말라는 말을 남겼습니다. 그들의 그러 노력이 결국은 사회를 좀 더 발전된 모습으로 변화시킬 것이라는 응원을 보냈습니다. 우리가 당연히 보내야 할 응원을 외국인이 해줘야 하는 이 처참한 현실이 부끄럽기까지 합니다.

 

션과 카린 부부만이 아니라 다섯 자녀들은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뜻에서 넥타이, 스카프, 장갑 등을 노란색으로 착용하기도 했습니다. 노란색이 특정 지역과 정당을 의미한다며 정치적으로 비난을 하는 한심한 현실 속에서도 노란색이 담고 있는 가치를 이해하고 이를 적극적으로 표현하는 그들의 모습이 반가울 정도였습니다.  

 

침몰한 세월호를 인양하는 것을 반대하고 나서는 한심한 국회의원들과 이에 동조하는 소수의 무리들이 여전히 존재합니다. 세월호 유가족들이 눈물로 연일 힘든 시간을 보내는 그들 앞에서 피자 파티를 하면서 낄낄거리는 한심하고 잔인한 무리들이 존재하는 현실 속에서도 국민 대다수는 여전히 '세월호 참사'에 대해 분노하고 있습니다.

 

세월호가 침몰한지 1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팽목항에는 차가운 바다 속에 잠긴 채 구하지 못한 이들을 기다리는 가족들이 있습니다. 세월호 참사로 아이들을 잃은 부모들에게 돈이나 노리는 한심한 존재라고 이야기하는 미친 자들이 아직도 존재한다는 사실이 우릴 부끄럽게 합니다. 그런 부끄러운 현실은 오드리 헵번의 가족들이 '기억의 숲' 조성으로 진정한 가치를 우리에게 제시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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