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12. 13. 08:05

이경규, 이제 강호동이 되어야만 한다

위기의 프로그램을 지켜내는 것은 리더의 역할이에요. 전혀 의도하지 않았던 상황은 승승장구하던 <해피 선데이>를 위기로 몰아넣고 있어요. MC몽의 병역비리, 김성민의 마약 투여로 엉망이 되어버린 상황은 엄청난 위기가 아닐 수 없어요.

이경규의 리더 본능을 살려야 할 때




MC몽의 병역비리는 아직 재판에 계류 중이기에 섣불리 말하기는 힘들지만 고의 발치가 아니라도 이미 브로커까지 개입한 병역비리에서 그는 자유로울 수 없어요. 치과의사가 개입한 고의 발치 논란은 의사가 개입된 사건은 전문적인 지식이 관련된 사건이기에 쉽게 결말을 맺기가 힘들어 보이죠. 자신의 양심을 걸고 발치를 했다고 한다면 이를 반박하기가 쉽지 않으니 말이지요. 그렇기에 MC몽도 당당한 것 이구요.

이런 상황에서 <1박2일>은 많은 이들에게 위기론이 거론되었어요. 일부 흔들기 좋아하는 기자들과 시청자들이 주가 되어 주도된 상황이기는 했지만 분명한 것은 그들에게 위기는 사실이라는 것이지요. 김종민으로 인해 오랜 시간 힘겨운 시간을 보내던 그들에게 MC몽의 병역비리는 핵폭탄과 다름없었으니 말이지요.

복불복 등 다양한 게임을 수행하는 그들에게 나눔의 미학은 무척이나 중요했어요. 그렇기에 다섯이 된 그들에게는 다양한 악조건이 바로 드러날 수밖에는 없었죠. 더욱 김종민이 여전히 자신의 자리를 잡아가지 못하는 상황이라 상황은 더욱 안 좋기만 했어요.

절체절명의 상황에서 빛난 것은 다름 아닌 강호동이었어요. 팀의 리더로서 굳은 일을 마다하지 않는 그는 자신이 앞장서서 위기의 <1박2일>을 살리기 위해 모든 것을 다했어요. 결코 쉽지 않은 이만기 선수와의 리벤지 매치는 이런 위기를 넘어설 수 있게 하는 그의 노력이 아니라면 성사되기 힘든 빅 매치였어요.

무식함과 힘으로 자신의 캐릭터를 구축하고 동생들에게 못된 형처럼 굴던 <1박2일>의 강호동이 모든 것을 던지는 모습은 특별하게 다가왔어요. 위기에서 빛나는 리더의 모습이 어떤 것인지 손수 보여주는 그로 인해 위기설에 빠져있던 <1박2일>은 그동안 볼 수 없었던 다른 모습들을 발견하며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가기 시작했어요.

강호동의 솔선수범은 제작진들도 깨웠고 좀 더 다양하고 세밀한 계획들로 조금은 자신의 틀 속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던 그들이 새로운 도전을 할 수 있게 해주었어요. 그런 강호동의 노력은 그대로 방송으로 전해졌고 위기를 새로운 기회로 만든 그로 인해 <1박2일>은 식상했던 여행을 벗어나 새로운 도약을 할 수 있게 되었어요.

이런 상황이 남일 같았던 <남자의 자격>은 전혀 상상도 하지 못했던 일로 그동안 쌓아 올렸던 모든 것들이 무너질 위기에 처했어요. '남격'은 착한 버라이어티 행복한 예능을 지향하며 많은 이들에게 격한 행복을 전해주던 방송이었어요.

그들이 만들어냈던 수많은 경험과 도전들은 시청자들에게 흐뭇함을 전해주곤 했었어요. 최근에는 유기 견을 입양하며 훈훈함을 극대화해 연말연시 어려운 이웃을 돌아보게 만들게 했던 그들이 다른 것도 아닌 마약 문제로 위기에 처했다는 사실은 그들이나 시청자들이나 감당하기 힘든 상황이에요.

더욱 오늘 방송된 '귀농일기'에 보여 진 김성민으로 인해 논란이 일 정도로 '남격'은 위기 상황이에요. 그동안 촬영되었던 내용이 방송되는 상황에서 그 정도의 노출도 받아들이기 힘들어 하는 시청자들의 반응은 그들이 감내하고 이겨내야만 하는 위기이지요.

본격적인 위기와 이를 이겨내는 시기는 김성민이 완벽하게 제거된 상황에서 그들이 진행하는 방송부터일거에요. 착한 예능으로 연말 방송 상을 휩쓸 가능성이 높았던 '남격'은 모든 것이 물거품이 될 가능성이 높아졌어요. 단순히 수상의 문제만이 아니라 시청자들이 가지는 배신감은 상상도 할 수 없을 정도로 높아질 것으로 보여 지지요.

위기를 잘 넘기지 못한다면 김성민 마약으로 인해 폐지까지 이야기될 수 있을 정도로 위기 상황이에요. '착함'이라는 특별한 가치가 마약으로 훼손된 상황에서 과연 그들이 그런 이미지를 지속적으로 가져가며 위기에서 벗어나 새롭게 시작할 수 있도록 이끄는 힘은 리더인 이경규의 몫이에요.

이경규를 새로운 전성기로 이끌었던 '남격'은 그에게도 소중한 프로그램이지요. 그런 방송이 불미스러운 일로 위기에 처해있다는 것은 그 누구보다 이경규에게는 충격일거에요. 완전하게 방송에서 퇴출 될 수도 있는 상황에서 기사회생이 아닌 새로운 전성기를 가질 수 있게 해주었던 프로그램이 최악의 상황에 빠졌다는 것은 그에게는 그 어떤 상황보다 힘겨운 일일 테니 말이지요.

이런 위기를 벗어나기 위해서는 강호동이 보인 솔선수범과 정직한 대응으로 위기를 벗어난 것이 최선일거에요. 위기 인식을 정확하게 하고 프로그램의 본질에서 벗어나지 않는 상황에서 리더가 최선을 다한다면 의외로 빠른 시간 안에 위기에서 벗어날 수도 있으니 말이지요.

위기 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은 바로 리더이지요. 위기가 찾아오면 리더의 역할과 능력을 알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기도 해요. 평소에는 누구나 할 수 있을 것 같았던 리더 역할이 위기 상황에서는 누구도 맡고 싶지 않은 자리가 될 수밖에 없으니 말이지요.

이경규에게 지금 가장 필요한 것은 강호동이 했던 위기관리 능력이에요. 앞서 위기를 경험하고 현명한 방식으로 최악의 상황을 벗어나고 있는 <1박2일>의 강호동은 현재 위기에 빠진 이경규에게는 훌륭한 교범이 될 수 있을 테니 말이지요.

강호동을 예능으로 이끌어 그의 스승이었던 이경규가 역으로 이번에는 강호동을 통해 위기의 <남자의 자격>을 살려야 하는 상황이에요. 과거의 제자를 스승삼아 위기를 극복하는 이경규의 모습을 볼 수 있기를 바라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