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12. 13. 15:26

런닝맨, 송지효의 변신이 정답이다

유재석 홀로 분전하던 <런닝맨>이 조금씩 자리를 잡기 시작했어요. 그 중심에 송지효가 존재하고 있음을 부정할 수 없지요. 뛰면서 제작진이 제시한 미션을 수행하는 프로그램의 특성상 그 누구보다도 열심히 하는 송지효는 유재석과 함께 <런닝맨>의 핵심임이 분명해요.

송지효가 기대되는 이유



이번 주에 방송되었던 <런닝맨>에서 주목해야 할 것은 김제동이 게스트로 출연한 것이 아닌 송지효의 변신이었어요. 리지가 새로운 여성 멤버로 확정되면서 어느 정도 균형을 맞추기는 했지만 아직 리지의 활약이 돋보이지 않은 상황에서 송지효의 역할은 중요하지요.

욕을 얻어먹고 있기는 하지만 김종국은 런닝맨에서 자신의 캐릭터를 확실하게 굳혔어요. 열심히 하지만 나약하기만 한 유재석과 정반대에서 강하면서도 열심히 하기까지 하는 '스파르타 종국'으로 그는 '런닝맨'에서 없어서는 안 되는 존재로 확실하게 자리를 잡았어요.

김종국과 아이둘로 자리를 잡고 있는 하하와 개리는 시간이 지나며 하하의 진가는 자연스럽게 살아나고 있어요. 유재석과 함께 한 시간이 오래 되서 인지 자연스럽게 상황을 만들고 재석에 의해 만들어지는 캐릭터를 잘 받아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과정들이 그를 '런닝맨'의 일원으로 자연스럽게 정착하게 하고 있어요.

이에 반해 초반 '평온 개리' 등으로 위기에 빠져있던 '런닝맨'에서 의외의 존재감으로 사랑을 받던 개리는 '송지효의 월요 남친' 캐릭터에만 집착하며 스스로 함정에 빠지는 느낌이에요. 더 이상의 존재감을 만들어내지 못한 채 그저 송지효 주변에서 서성이는 그의 존재감은 시간이 가면 갈수록 허술해지기만 하네요.

개리의 존재감을 사라지게 만드는 주요한 역할을 본의 아니게 하게 된 송중기 역시, 예능이 처음이다 보니 아직 완벽하게 적응했다고 보기는 힘들지요. 드라마를 통해 확고해진 위상만큼 '런닝맨'에서도 자신의 자리를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송지효를 둘러싼 개리와의 삼각관계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캐릭터 구축에 힘을 쏟아야 할 거에요.

송중기와 비교되는 이광수가 좋은 예가 될 거에요. 그 역시 송지효를 이용하지만 연인이라는 상투적인 관계가 아닌, 말도 안 되는 비난과 귀여운 거짓말로 자신의 캐릭터를 확실하게 구축해냈어요. 커다란 키에 겁 많고 어리바리한 그의 모습은 '런닝맨'에서는 이제 중요한 위치를 찾아가고 있기 때문이지요. 송중기 역시 단순히 개리와의 연적 관계가 아닌 '런닝맨' 자체에 자신의 위상을 만들어갈 수 있는 캐릭터 구축이 필요해요.
'런닝맨' 멤버 중에 가장 존재감이 없는 지석진의 경우는 스스로도 알고 있을 정도로 위기에요. 여전히 게임에 젖어들지 못하고 그저 유재석에게 질투하는 캐릭터만으로 버티기에는 한계가 있으니 말이지요. 그렇다고 광수처럼 모함을 통해 웃음을 던지지도 못하고 송중기 같은 무한 존재감을 가진 것도 아닌 상황에서 개리보다 못한 존재감을 보이는 지석진은 없어도 티가 안나는 존재로 보일 정도이지요.

이제 고정이 된 리지 역시 자신이 좋아하는 재석을 통해 자신만의 캐릭터 만들기에 신중하게 접근해야 할 거에요. 게임에 적극적으로 임하는 모습이 고정이 되면서 그 역시도 약해지고 존재감 역시 과거와는 달리 두드러지지 못하는 것은 아쉬워요.

아직 자리를 잡아가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지만 잘못하다가는 <1박2일>의 김종민처럼 자리를 잡지 못하고 논란만 받는 존재로 전락할 수도 있어요. 이르다고 생각할 때 자신만의 캐릭터를 구축하고 이를 통해 리지 만의 '런닝맨'이 되는 것이 중요해요.

송지효가 최선을 다해 게임에 임하며 실질적인 에이스가 되고 솔직담백한 모습으로 호감도를 높여 '런닝맨'에서 중요한 존재가 되었듯 리지 역시 송지효와는 다른 측면에서 그녀처럼 자신만의 가치를 만들어가는 것이 중요해요.

송지효와 스파르타 종국이 함께 손을 잡고 2:8 게임을 진행한 이번 주 방송은 '런닝맨'의 새로운 포맷으로 성공 가능성을 잘 보여주었어요. 최강의 조합이라 부를 수 있는 김종국과 송지효가 나머지 멤버들과 벌이는 게임은 그동안 보였던 방식을 넘어서는 최고였으니 말이에요.

높은 고지에서 상대의 움직임을 파악해 종국에게 연락해 잡는 방식은 게임의 효율성을 높이고 2:8이라는 절대적인 수적 열세를 넘어서는 효과적인 방식이었어요. 강력한 두 존재가 다수의 멤버들과 벌이는 '런닝맨' 게임은 흥미를 더할 수 있는 구도가 될 거 같아요.

송지효라는 존재가 과거 예진아씨를 넘어서는 존재감으로 '런닝맨'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하며 방송 자체의 완성도나 재미도 높아지고 있음은 사실이지요. 유재석 홀로 동분서주하는 상황에서 가장 강력한 존재감으로 다가오기 시작한 송지효는 그래서 의미 있고 특별할 수밖에는 없어요.

어설픈 러브라인을 과감하게 버리고(아직 완벽하게 정리된건 아니지만) 게임라인의 최강조합을 만들어내며 '런닝맨' 본연의 재미에 힘을 가한 송지효의 선택은 그래서 칭찬받을 수밖에는 없어요. 지엽적인 문제를 버리고 전체를 아우를 수 있는 재미를 선택한 그녀로 인해 유재석 홀로 힘겨워 하던 '런닝맨'은 한층 다양한 재미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