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5. 3. 08:43

무한도전 무인도 특집 유재석의 찢어진 바지가 특별했던 이유

무한도전 10주년 특집인 무인도는 역시 최고였습니다. 시청자들이 가장 보고 싶어 하는 프로그램으로 뽑은 것이 바로 과거 생고생을 했던 '무인도'였습니다. 시청자들이 가장 보고 싶어 하는 특집을 가장 중요한 10주년 특집에서 재현했다는 사실 자체가 대단했습니다. 

 

턱시도까지 갖춰 입고 10주년 특집을 기대했던 무도 멤버들은 육해공을 모두 사용해 낯선 무인도로 향했습니다. 자신들의 의지와 상관없이 무인도에 내던져진 무도 멤버들은 당황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헬기를 타고 바닷가에 내던져진 후 그들은 모든 것을 포기했습니다.

 

작은 모터보트에 올라타며 자신들이 어디로 향하는지에 대해 특별한 감흥도 없이 무인도에 내린 그들은 제작진들에게 따지기도 어려웠습니다. 아무 것도 없는 무인도에 무도 멤버 다섯 명과 카메라맨 여섯 명만 남겨진 채 알아서 생존하라는 지시는 당혹스럽기만 했습니다. 하얀 돌로 SOS를 보내며 어떻게든 무인도에서 벗어나고 싶은 무도 멤버들에게 바다는 참 지독했습니다.

 

나영석 피디의 히트 작품 중 하나인 '삼시세끼'를 패러디해서 명수의 이기주의를 보며 '명수세끼'라 명명하는 모습은 재미있었습니다. 남들은 SOS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것과 달리, 홀로 낚시를 한다고 나선 명수는 누구도 상상하지 못한 게를 잡기도 했습니다. 그 장면과 함께 문자로 '산채'라는 단어를 사용하며 웃음을 던져주었습니다. '삼시세끼'를 완벽하게 패러디해서 재미를 더했습니다.

 

제작진들이 만들어 놓은 야자수를 따기 위해 시도를 하는 장면은 과거 무인도 특집의 재현이었습니다. 당시에는 진짜 야자수에 오르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은 그 자체로 큰 재미였습니다. 비록 당시와 다른 모습이기는 했지만 웃음의 강도는 같았습니다.  

 

동아줄처럼 만들어진 줄을 타고 올라가야만 하는 상황에서 보인 무도 멤버들의 저질 체력은 시청자들에게는 큰 웃음이었습니다. 어쩜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그렇게 바뀌지 않고 그대로 이어질 수 있는지 궁금할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모두가 그렇게 제자리걸음은 아니었습니다. 모든 것이 달라진 유일한 존재인 유재석은 그 상황에서도 발군의 능력을 보여주었습니다.

 

'런닝맨'등 다른 이들과 달리 야외 버라이어티를 많이 하는 유재석은 오랜 시간 운동을 꾸준하게 해왔지요. 저질 체력의 대명사였던 그는 김종국과 같은 체력과 몸까지는 아니지만, 유재석 역시 다른 이들과 비교가 되지 않은 탁월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으니 말이지요. 팔 힘만으로 줄을 타고 올라가는 유재석은 놀라울 정도였습니다.

 

단 하나 오랜 시간 자신이 좋아하는 방송을 제대로 하기 위해 운동마저 철저하게 하는 유재석의 진가는 이런 곳에서 적나라하게 드러난 셈입니다. 무도 멤버들 누구도 감히 흉내도 낼 수 없는 엄청난 모습으로 갈증을 호소하는 그들에게 구세주가 된 유재석의 이런 모습은 이제 시작일 뿐이었습니다.

 

딴 야자수 열매를 힘으로 찢어내는 정준하의 엄청난 힘과 이를 함께 나눠 마시는 장면에서 과연 이게 10주년을 기념하기 위한 특집인가 하는 의아함을 가지게 했습니다. 이미 턱시도는 엉망이 된 상태였습니다. 야자수 옆에 있는 풍선에서 터진 먹물과 야자수의 끈적거림이 하나가 되어 볼품없는 존재로 전락한 그들을 괴롭힌 것은 드론이었습니다.

 

아침부터 아무것도 먹지 못하고 무인도에 갔던 그들의 배고픔을 해결하겠다며 드론을 띄운 제작진 역시 대단했습니다. 드론이 떠다니는 곳으로 어미새를 찾는 새끼 새들처럼 움직이며 떨어지는 음식을 차지하기 위한 그들의 처절한 몸놀림 속에서 승자는 언제는 정준하였습니다. 식신이라는 별명이 거져 생긴 것이 아니라는 것은 큰 키가 주는 유리함도 있었지만 놀라운 능력으로 음식들을 찾아가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다양한 음식들이 쏟아지는 했지만 그들을 모습은 더욱 엉망으로 변해가기만 했습니다. 홍시를 시작으로 케이크와 아이스크림, 푸딩 등으로 이어지는 음식들은 그들을 엉망으로 만들기에 부족함이 없었지요. 얼굴에 맞아 엉망이 된 상태에 그것이라도 먹겠다고 달려드는 무도 멤버들의 모습은 진정 초심으로 돌아간 듯했습니다.

 

지독했던 드론 공격이 끝난 후 그들에게 주어진 것은 동굴 속에 먹을 것이 있다는 제안이었습니다. 뛰어서 동굴을 찾아 떠난 그들을 맞이한 것은 한 명씩 밖으로 나가라는 지령이었습니다. 제작진들은 그 시간 동안 동굴 입구에 짜장 라면과 이를 끓여먹을 수 있는 도구들을 준비해놨습니다. 한 명이 하나씩만 가져갈 수 있다는 규칙을 세워 딜레마에 빠지게 한 제작진의 선택 역시 대단했습니다.

 

모두가 골고루 선택했으면 좋았겠지만 현실은 달랐습니다. 명수가 라면을 고르고, 하하가 냄비를 선택하고 정형돈이 성냥을 가지고 나온 것까지는 완벽했습니다. 하지만 남은 두 명이 모두 성냥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가지고 나와 결국 라면을 끓여먹을 수 있는 조건이 갖춰지지 못했습니다.

 

모두가 낙담하고 있는 상황에서 유재석은 다시 빛났습니다. 우물 안에 물이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내고 그 물로 라면을 끓여 먹기로 합니다. 그리고 하나로 부족할 수밖에 없기에 보말을 따서 함께 먹자며 홀로 나서는 유재석은 진짜 리더였습니다. 모두가 어떻게 해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그는 명확하게 해법을 제시해주었습니다. 혼란을 방지하고 멤버들이 모두 만족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 챙기는 유재석은 진정한 리더였습니다.

 

무도 멤버들 역시 '의리 먹기'를 통해 모두가 공평하게 먹을 수 있는 방법을 찾았습니다. 무한 이기주의를 버리고 배고픈 모두가 조금씩 아쉽기는 하지만 공평하게 먹는 그들의 지혜는 무도의 성장을 확인하게 하는 멋진 장면이었습니다. 그리고 오늘 방송의 하이라이트였던 탈출 과정에서도 이들의 모습은 특별하게 다가왔습니다.

 

폐품으로 바다에서 떠밀려왔던 스티로폼들을 이용해 200m앞에 있는 배를 향해 나아가려는 무도 멤버들의 고군분투는 특별했습니다. 아직 차가운 바다에 힘겨움을 토로하고 무인도로 물이 차는 상황에서 결코 앞으로 나아갈 수 없는 상황에서도 마지막 순간까지 최선을 다하는 무도는 살아있었습니다. 결국 배를 타지는 못했지만 그 과정에서 보여준 끈끈함은 10년 동안 그들이 함께 할 수 있는 이유였습니다.

 

이 상황에서도 유재석의 능력은 탁월했습니다. 누구보다 앞장서 스티로폼 배를 만들기에 최선을 다했고, 크고 작은 스티로폼들을 연결하는 방법도 재석의 힘이었습니다. 더욱 돋보였던 것은 모든 것이 끝난 후 그의 행동이었습니다. 날카로울 수밖에 없는 것들을 모두 제거하고 조각난 것들을 모아 한 곳에 모으는 그의 행동은 이미 몸에 베인 모습이었습니다. 길거리 쓰레기도 그냥 두지 않고 줍는다던 유재석의 인품은 무인도에서도 그대로 드러났습니다.

 

실망하는 멤버들을 다독이고 꺼져가는 불을 살려 이런 상황마저도 유쾌하게 이끄는 유재석은 진정한 리더십이 무엇인지를 보여주었습니다. 남 탓 하지 않고 상황에 최선을 다하지만 실패했을 경우에도 실망보다는 현실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다음을 기약하는 그의 모습은 진정한 리더의 자질이었습니다.

1박을 할 생각이 없었던 제작진들에 의해 무인도를 탈출하는 배 안에서 유재석의 진정한 가치는 다시 드러났습니다. 엉망이 된 무도 멤버들 사이 유재석의 바지는 이미 크게 찢어져 있었습니다. 무인도에서 고군분투를 하는 상황에서 이미 찢어진 바지였다고 합니다. 얼마나 열심히 했으면 자신의 바지가 그렇게 찢어진 줄도 몰랐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유재석이 유일무이한 국민MC가 될 수밖에 없는 이유를 이번 '무도 무인도'편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모래알 같은 상황을 단단한 바위로 만들고, 쉽게 무너질 수 있는 상황에서도 멤버들을 다독이며 하나가 될 수 있도록 격려하는 유재석의 능력은 탁월했습니다. 바닷가의 쓰레기마저 알아서 다 챙겨 정리하는 이 멋진 남자로 인해 앞으로 무도 10년도 탄탄해질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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