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5. 7. 07:52

라디오스타 서현철 모두를 사로잡은 예능 늦둥이의 반란

예능 사관학교라는 이야기도 듣는 '라디오스타'가 간만에 이름값을 했습니다. 연극에 출연한 탤런트들의 입담이 많은 이들을 행복하게 해주었습니다. 연극을 기반으로 방송 연기를 했으니, 연극 배우들의 출연이라고 봐도 무방할 겁니다. 이들이 털어놓은 다양한 이야기들은 충분히 흥미로웠습니다. 

 

정웅인과 장현성, 최원영, 서현철 등 4인이 함께 했습니다. 아무래도 대중들에게 큰 관심을 받아왔던 정웅인과 장현성, 최원영 등에게 관심이 쏟아질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하지만 방송이 시작된 후 모든 시청자들의 관심은 서현철이라는 인물에 집중되었습니다.

 

다른 세 명의 배우에 비해 대중적 인지도가 떨어진 서현철이 이렇게 큰 관심을 받을 줄은 몰랐습니다. 하지만 입을 열자마자 그에게 관심이 쏟아지는 것은 당연했습니다. 에피소드 왕이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생활 속 이야기들을 리얼 연기와 함께 완벽하게 풀어내는 그는 진짜였습니다.

 

어떤 연기를 주로 맡았냐는 질문에 "힘없는 역할"이라는 답변은 시작이었습니다. 다른 세 명과 달리 대중적 인지도가 떨어지는 것은 그가 연기하는 배역이 특별하지 않았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주연급 조연을 하며 인지도를 높여왔던 다른 세 명과 달리, 서현철은 라스를 보는 이들 중에도 누군가 의아해 한 이들도 많을 정도로 아직은 낯선 인물이었습니다.

 

자신의 배역을 셀프 디스하듯 정리하던 서현철의 입담은 이렇게 시작되었습니다. 처음 잡았던 '힘없는 역할'이라는 주제어는 그의 모든 이야기를 관통하는 것이었습니다. 철저하게 큰 무게감 없었다는 자신을 낮춰는 방식은 큰 재미로 다가왔습니다.

 

군대에서 시체 딲는 일을 했다는 말은 사실이 아니었고 병원에서 근무했다는 그의 경험담은 그 자체로 흥미로웠습니다. 보직이 정해지지 않았던 그는 병원에 내려졌다고 회고했습니다. '빽'이 좋아 국군병원에 가게 된 그만 혼자 보내는 것이 이상할 것 같아 자신도 함께 하게 된 것이라는 현철은 그곳에서 있었던 일들 역시 흥미롭게 풀어냈습니다. 서로의 엉덩이에 주사 놓는 연습을 했다는 장면에서는 흥미롭기까지 했습니다. 

 

엉덩이에 찌르는 것조차 두려워 던지기도 했다는 현철은 그곳에서 포경수술과 관련된 이야기 역시 흥미로웠네요. 당했다는 표현으로 정리된 그의 경험담은 그 자체로 예능적 재미였습니다. 뒤늦게 결혼에 성공했던 서현철의 결혼 에피소드 역시 흥미로웠습니다.


"연극계 원로배우 백성희 선생님과 아내, 내가 일본에서 연극을 올렸던 적이 있다. 당시 백성희 선생님께서 콩나물을 먹고 싶다고 하셔서 콩나물을 샀는데, 아내가 콩나물을 잃어버렸다. 그것을 내가 찾아주며 사랑이 시작됐다"

연극배우답게 연극을 위해 일본에 갔다 지금의 아내와 인연을 맺게 되었다는 서현철. 원로배우인 백성희가 먹고 싶어 했다는 콩나물을 현재의 부인인 잃어버리자 그것을 찾아주다 인연이 되어 결혼까지 이어지게 되었다고 합니다. 참 당황스럽고 이상한 일이기는 하지만, 맛깔스러운 이야기 전달은 압권이었습니다.  

 

콩나물로 연을 맺은 서현철의 라스 정복기는 완벽했습니다. 함께 출연했던 최원영이 후배들을 통해 재미있는 이야기를 잘 한다는 선언으로 시작된 그의 이야기는 라스 현장만이 아니라 시청자들까지 사로잡았습니다. 밤샘 촬영을 하고 집으로 돌아가던 길에 자신도 모르고 잠이 들어 위험하겠다는 생각이 들어 트럭 뒤에 차를 세우고 잠시 잠을 잤다고 합니다.

 

갑자기 잠에서 깬 그는 트럭을 보고 크게 놀랐다고 합니다. 운전을 하다 잠이 들었다는 생각에 브레이크를 잡으며 고함을 쳤다는 그는 완벽한 연기력으로 라스 MC들을 자지러지게 했습니다. 다른 이들과 달리 연기를 전공한 것도 아니고 국어국문학과를 나와 제화업체에서 일을 했다는 그는 31살이 되어 연기를 했다고 합니다.

 

직장에서 있었던 에피소드 역시 재미있었습니다. 후배 신입사원의 전화 회피 사건 역시 모두가 빵 터지게 만들었습니다. 누구나 경험할 수밖에 없는 신입의 안타까움은 "찌라시"라는 현장 전문 언어를 당황한 신입사원은 "찌라씨 전화 받으세요"라는 말을 했다는 사실은 모두를 웃게 했습니다. '경북구미'를 '경북궁'으로 알아들은 신입사원은 그 전화를 끝으로 사표를 냈다고 합니다.  

 

회사 생활에 대한 이야기만이 아니라 늦게 만난 부인과 생활 에피소드 역시 최고였습니다. 국간장과 간장의 차이라는 참 단순한 이야기를 맛깔나고 만드는 힘이 바로 서현철이었습니다. 부인의 성격을 명확하게 표현해주는 단순하지만 효과적인 표현은 서현철이 누구인지를 알 수 있게 해주었습니다. 부부와 여전히 행복한 생활을 하고 있는 그들의 이야기마저 시청자들을 흥미롭게 만드는 존재감은 최고였습니다.

이순재와 연기를 하는 과정에서 엉뚱하게 장난을 친 대선배로 인해 풍이 걸려 이후 이야기들 모두 풍 맞은 연기를 해야만 했다는 서현철은 연기라는 측면에서는 누구와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 존재였습니다. 힘없고 정상이 아닌 연기만 해왔던 서현철은 라스 출연으로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냈습니다.  

 

감춰져 있던 보석을 발굴하는 힘은 이번에도 라스가 제대로 보여주었습니다. 서현철이라는 배우가 어떤 인물인지 그리고 그 안에 무엇은 담고 있는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그의 예능감을 볼 수 있었다는 사실이 반가웠습니다. 과연 저 배우는 누구일까 하는 관심은 서현철이라는 배우를 제대로 알 수 있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라스에 출연해 예능감을 폭발하고 다양한 예능에서 큰 관심을 받고 사랑을 받은 사실을 생각해보면 서현철이 그 역할을 이제 그의 몫이 될 듯합니다. 연기력을 갖춘 배우가 흥미롭게 이야기를 풀어가는 방식은 모두를 주목하게 했습니다. 평범할 수도 있는 이야기를 흥미롭게 풀어낼 수 있는 능력은 모두가 탐낼 수밖에 없는 예능감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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