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12. 20. 07:05

아이유 인가 1위, 화려한 지탑의 무대마저 압도했다

드디어 아이유가 음악방송에서 처음으로 1위를 했네요. 슬옹과 함께 했던 '잔소리'로 1위를 하기는 했지만 홀로 활동하는 그녀가 자신만의 힘으로 1위를 차지한 것은 데뷔 이후 처음이라 더욱 값진 1위였어요. 아이유가 얼마나 사랑받는 존재인지는 1위 발표가 끝난 후 무대 위에 오른 이들이 보인 행동에서도 충분히 엿볼 수 있었어요.

아이유의 1위는 세대교체의 신호탄이 될 수 있다




'뮤직뱅크'가 연말 특집으로 진행되며 실질적인 주간 1위 발표는 이뤄지지 않았어요. 아마 특집이 아니었다면 '뮤뱅'에서도 아이유가 1위를 했을 가능성이 높았어요. 음반이 발표되자마자 2주 동안 음원 차트 1위를 고수하고 있는 아이유는 음악방송에서 당연히 1위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갖추고 있었으니 말이지요.

'뮤뱅' 연말결산에서 최종 승자는 소녀시대의 'Oh!'가 차지했어요. 하반기 가장 불운한 그룹 중 하나가 되어버린 2AM의 '죽어도 못 보내'와 연말 결산에서의 대결에서 승리한 소녀시대는 명실상부 대한민국 대표임을 명확하게 했어요.

이번 주 음악방송에서 아이유는 순위 결정이 없는 MBC 음악중심에서만 '3단 고음'을 부르고 다른 방송에서는 고음을 제외하는 방식으로 관리 모드에 들어섰지요. 아쉬움들도 들기는 하지만 관리가 필요한 상황에서 조절을 하는 것은 옳다고 보이지요.

'뮤뱅'의 최대 화제는 역시 슬옹과 함께 했던 '잔소리' 무대였어요. 이미 방송 전에 준비한 퍼포먼스로 '시크릿 가든'의 포옹을 연출했지만 격하게 아이유를 아끼는 팬들로 인해 슬옹이 위기에 빠지기도 했지요. 물론 귀여운 투정 같은 방식으로 아이유를 아끼는 이들이 다수였지만 아이유 대세가 어느 정도인지 잘 알 수 있게 한 해프닝이었어요.

'SBS 인기가요' 역시 뮤뱅처럼 연말 특집 개념으로 진행되었어요. 하반기를 대표하는 곡들로 엄선해서 마련된 무대는 화려했어요. 슈주, 카라, 투애니원, 2AM, 비스트, 샤이니 등 소녀시대를 제외하고는 최강의 멤버들이 모두 한 자리에 모인 특별한 행사였어요.

테이크 7에 처음 올라간 아이유로서는 그 무엇보다 소중하고 중요한 자리에서 1위를 차지했다는 것은 특별한 의미로 다가왔을 듯해요. 아직 18살인 그녀가 걸 그룹들이 대세인 상황에서 여성 솔로로서 이렇듯 특별한 자리까지 올라설 수 있었다는 것은 아이돌 중심의 가요계에도 조금씩 변화가 시작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가 될 수 있지요.

아이유가 특별하게 부각되고 사랑받는 이유는 그녀가 탁월한 가창력을 겸비한 존재이기 때문이었어요. 데뷔부터 퍼포먼스가 화려한 아이돌 그룹들과는 달리 철저하게 가창력으로 승부한 전략은 2년이 지나서야 비로소 열매를 맺을 수 있었어요. 결코 쉽지 않은 길이었지만 꾸준하게 가수라는 본연의 위치에 충실했던 아이유이기에 이번 1위는 더욱 의미 있을 수밖에는 없었죠.

로엔이 결코 작은 회사는 아니지만 음반 발매가 전문인 회사에서 매니지먼트 하는 소수의 가수들 중 아이유는 가장 대중적인 존재였어요. 그런 아이유가 거대 기획사의 파워를 받기는 힘든 게 현실이었어요. 다른 거대 기획사 아이돌들이 순번이라도 정하듯 줄맞춰 등장해 쉽게 얻어가는 1위와 질적으로 다른 것은 그 이유 때문이지요.

기획사 파워가 아닌, 대중들이 인정하는 노래 실력으로 얻어낸 1위이기에 더욱 커다란 의미로 다가왔어요. 2AM이 더욱 정갈하고 세련된 발라드로 돌아왔음에도 불구하고 화끈한 1위 순례를 하지 못한 상황에서 동급 최강을 넘어 현존 최고의 특별한 가치를 지닌 아이유가 1위를 했다는 것은 대중들의 기호가 보여주는 음악에서 듣는 음악으로 조금은 변하기 시작했다고 봐도 좋을 듯해요.

물론 아이유의 1위 한 번으로 오랜 시간 만들어진 아이돌 시장이 급격하게 변할 가능성은 적어요. 하지만 최근 가창력을 앞세운 가수들에 대한 호응이 높아지는 상황은 퍼포먼스를 앞세우는 시대에 변화가 가해질 수밖에 없음을 잘 보여주고 있지요.

빅뱅의 지 드래곤과 탑이 프로젝트 그룹으로 화려한 무대를 보여주었어요. 최고의 패셔니스타들 답게 앞서가는 패션으로 무대를 압도한 그들의 무대는 YG 특유의 즐거움이 있었어요. 투애니원이 즐기는 무대로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았듯 '지탑'의 무대 역시 화려함과 탁월한 감각으로 모두가 즐기는 분위기를 만들었다는 것은 무척이나 중요하지요.
 
화려하면서도 매력적인 퍼포먼스들이 어우러진 지탑의 무대는 그들이기에 만들어낼 수 있는 오감을 만족하게 만드는 힘이었어요. 다른 가수들과는 확연한 차이를 보여주는 '지탑'의 무대는 언제나 최고였어요. 'Oh! Yeah' 피처링에 참여한 박봄의 등장도 흥미로웠네요.

하지만 오늘 '인기가요'는 모든 이들이 칭찬하고 축하하기 바빴던 아이유의 독무대였어요. 상반기 결산으로 모인 쟁쟁한 선배들이 '뮤티즌 송'으로 아이유가 발표되자 너나없이 격하게 축하해주는 모습은 보기 좋았지요. 신동과 은혁 등의 모습이 함께 화제가 될 정도로 훈훈한 1위 수상이었어요.

노래만으로도 충분히 성공할 수 있음을 보여준 아이유로 인해 노래 잘하는 이들은 용기를 얻을 수 있었을 듯해요. 결코 쉬운 일은 아니지만 노래 하나로 최고의 자리에 올라선 아이유는 대한민국 음악계를 이끌어갈 선두주자임은 분명해졌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