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7. 4. 12:47

썰전 이철희 쓰디쓴 돌직구와 눈치 보는 강용석은 차원이 다르다

독한 혀를 표방하며 방송되는 '썰전'에서 연일 이철희가 화제입니다. 그가 화제가 될 수밖에 없는 이유는 명확합니다. 그의 발언이 그동안 봐왔던 뉴스에서도 볼 수 없었던 강성 발언이기 때문입니다. 억지를 부리는 발언이 아니라 합리적인 비판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시청자들의 호평을 받고 있습니다. 

 

웃기는 것은 이철희의 발언은 지극히 정상적이라는 말이다. 현 정부의 잘못을 지적하는 수준에 그치는 이철희의 발언에 이렇게 큰 관심이 몰리고 많은 이들에게 찬사를 받는 것은 현재 이 정도의 비판도 통용되지 않은 문화라는 반증일 겁니다. 이는 심각한 수준의 통제 시대라는 점에서 섬뜩하기만 합니다.


정상적인 상황이라면 지상파 뉴스에서 현 정부의 잘못을 비판하는 기사를 내보내는 것이 당연합니다. 누군가가 미워서가 아니라 정치는 잘못하면 비판받아야 하고 바로 잡아져야 합니다. 다른 일이 아니라 정치는 한 국가의 현재와 미래를 책임지는 중차대한 일이라는 점에서 조그마한 잘못도 그대로 방치하면 안 되기 때문입니다. 그런 점에서 언론의 역할은 무엇보다 중요할 수밖에 없습니다.

 

언론이 그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니 예능에서 풍자의 형식으로 문제를 환기시키고는 합니다. 이런 풍자에 대해서는 방통위가 나서서 막아서는 형국입니다. 최근에도 무한도전의 메르스 풍자에 대해 방통위는 징계를 내렸습니다. 중동지역이라는 표기를 하지 않았다는 것만으로 이렇게 징계를 내리는 것은 부당합니다.

 

부당한 징계를 아무렇지도 않게 내린 것은 그만큼 그들에게는 예능에서의 풍자마저도 받아들일 수 없다는 강력한 의지이기도 합니다. 현 정부에 대해서라면 그 어떤 풍자도 용납할 수가 없다는 이런 사회적 분위기에서 제 목소리를 제대로 내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손석희 앵커가 큰 사랑을 받는 이유는 방송에서 유일하게 볼 수 있는 할 말은 하는 언론인이기 때문입니다.  

 

"1971년 '10·2항명 파동'있었다. 당시 공화당의 재정위원장 김성곤, 사무총장 길재호, 원내총무 김진만, 정책위의장 백남억 등 3선 개헌을 이끈 실세 4명이 항명의 주인공이었다"

"제 1야당인 신민당과 함께 실세 4인방이 오치성 내무부 장관 해임안을 가결시키자 박정희 대통령은 노발대발해 당 조직을 전면 바꿨다"

 

이철희 두문정치연구소 소장은 박근혜 대통령의 국회법 개정 관련 대응이 박정희 전 대통령의 항명파동 대처와 닮았다고 말했습니다. 자신에게 항명을 했다는 이유로 김성곤 재정위원장을 남산 중앙정보부에 끌고 가 콧수염을 뜯는 고문까지 한 것이 당시의 분위기였습니다. 

 

독재 정권이 지배하던 시절 박정희가 어떤 행동을 해왔는지에 대해서는 이 하나의 사례만 봐도 충분합니다. 자신의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재정위원장의 콧수염을 뽑아버리는 황당한 행동을 아무렇지도 않게 한 독재자의 모습이 현재도 보이고 있다는 사실은 우리를 두렵게 합니다.  

 

자신에게 반박을 했다는 이유로 유승민 원내대표를 '배신자'로 낙인찍어 그에게 원내대표에서 내려오라고 강제하는 모습은 경악스럽습니다. 대통령의 이런 발언에 친박 의원들이 나서서 유승민에 대한 비난을 쏟아 붓는 모습은 새누리당의 한계이자 전부였습니다.

 

"대통령도 정치인이다. 정치적 발언을 할 수 있다. 그런데 이건 노무현 전 대통령의 탄핵 사유였다"

"대통령은 왕이 아니다. 이런 월권을 하는 대통령이 어딨냐"


가장 중요한 대목은 그 뒤였습니다. 과거 노무현 대통령을 탄핵했던 시절을 생각해보면 현재가 얼마나 황당한지를 알 수 있습니다. 박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대놓고 사전 선거 운동을 했습니다. 선관위에서는 '배신정치'가 사전 선거 운동이 아니라고 이야기를 하지만, 다음 선거에 대한 발언을 아무렇게나 한 현직 대통령의 모습은 월권을 넘는 탄핵 사유였습니다.  

 

강력한 탄핵 사유임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말도 못하는 한심한 정치인들의 모습이 더 황당합니다. 노무현 대통령에 비해 말도 안 될 정도로 엄중한 상황에서도 탄핵은 고사하고 제대로 된 반박도 하지 못하는 현실이 문제입니다. 이런 상황에 이철희는 "대통령은 왕이 아니다"라고 일갈했습니다.

 

대통령도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이 정해져 있다고 밝혔습니다. 법적인 테두리 안에서 대통령의 역할이 존재하는 것인데 이렇게 월권을 하면서 스스로 왕이라도 되는 듯 행동하는 것은 문제입니다. 왜 많은 이들이 독재라는 표현을 사용하는지 이철희 소장이 확실하게 보여준 셈입니다.

 

이철희 소장이 강경하게 현재의 문제를 적나라하게 비판하는 것과 달리 철저하게 여당 정치인들의 눈치를 보는 것 같은 강용석은 한심하기만 했습니다. 자신이 싫어하는 이들에게는 비난을 쏟아내기에 여념이 없으면서도 박 대통령과 새누리당 이야기만 나오면 침묵으로 일관하거나 두리뭉실 하게 정리하는 그에게 비난은 당연합니다. 

 

스스로도 다시 정치를 하겠다는 자를 이렇게 방송에서 계속 활동하게 놔둬야 하는지 그래서 의문입니다. 이철희 소장은 현 정부만이 아니라 야당에게도 쓴소리를 합니다. 잘못이라면 여당 야당을 가리지 않고 비판을 하는 것이 정치 평론가의 자세라는 점에서 당연합니다. '썰전'이 정치만이 아니라 다양한 사회 문제를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이철희 소장과 같은 인물은 시청자들에게도 득이 되지만 강용석 같은 인물은 절대 도움이 될 수가 없습니다.

 

철저하게 방송을 이용해 이미지 메이킹에만 집착하는 강용석의 민낯은 '썰전'을 통해 적나라하게 벗겨지고 있습니다. 다시 정치를 하기 위해 방송을 이용하고 있다고 스스로 밝힌 그가 계속 방송에 나온다는 것은 한심한 일입니다. 정치권 눈치 보기에 나서는 강용석이 방송에서 사라지는 날이 빨리 오기를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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