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7. 8. 07:04

집밥 백선생 백종원 저주의 꽁치 통조림은 없다, 집밥 교주의 위엄

손호준이 자주 이야기를 하듯 '집밥 백선생'은 정말 교주와 비슷해졌습니다. 절대적인 믿음을 가지게 만드는 백종원의 고급진 레시피는 이번에도 변하지 않았습니다. 우리가 너무 쉽게 구하고 접하는 통조림을 가지고 이렇게 다양하고 맛있는 요리를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이 대단할 뿐입니다. 

 

꽁치 통조림은 사실 많은 이들이 쉽고 편하게 이용하던 재료이기도 했습니다. 꽁치 통조림을 넣은 김치찌개는 한 번쯤은 해먹어본 것이기도 합니다. 실패할 확률이 적을 정도로 꽁치 통조림이 만들어내는 맛의 묘미는 대단합니다. 하지만 이런 꽁치 통조림으로 실패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맹꽁치라는 별명으로 인생이 바뀔 처지에 놓인 맹기용은 최악의 꽁치 요리사가 되었습니다. 똑같은 꽁치 통조림으로 음식을 했는데 누구는 그동안 쌓인 모든 것을 잃는 상황에 처하게 되었고, 누구는 찬양을 받는 존재가 되었습니다. 그 작은 차이는 결국 실력이라는 사실이 새삼스럽게 다시 다가옵니다.  

 

맹기용에 냉부에서 '맹모닝'을 만들지 않았다면, 아니 백종원의 레시피를 먼저 알았다면 이런 참사는 벌어지지 않았을 겁니다. 요리의 기본도 모른다는 비난과 최악의 음식이라는 지적까지 따라오며 3년 차 오너 셰프라는 타이틀은 대중들에게 거부당하는 처지가 되었습니다. 좋은 집안에서 태어나 어린 나이에 사업가로서도 성공하고, 방송에도 출연하며 큰 사랑을 받았던 맹기용의 운명은 '꽁치 통조림'을 따는 순간 물거품처럼 사라져 버렸습니다.  

 

누군가는 '꽁치 통조림'이 판도라의 상자였습니다. 열자마자 재앙이 몸서리치도록 찾아왔고, 그 절망의 상황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채 그렇게 사라져버렸습니다. 하지만 누군가는 그 판도라의 상자에서 많은 이들이 환호 할 수밖에 없는 최고의 맛을 만들어냈습니다.

 

7일(화요일) 방송된 '집밥 백선생'에서는 의외의 재료가 등장했습니다. 그동안에도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들을 이용해 다양한 음식들을 만들어왔다는 점에서 특별할 것은 없지만, 통조림을 과감하게 꺼내든 것은 의외였습니다. 통조림으로 뭔가를 만든다는 것은 요리사들에게는 있을 수도 없는 일이기도 하니 말입니다. 고급스러운 재료들을 통해 최고의 맛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하는 그들에게 통조림은 말 그대로 줘도 안 먹는 것일 테니 말이지요.

 

너무나 흔한 그래서 우리가 홀대 아닌 홀대를 해왔던 이 통조림이 고급진 레시피로 변신하는 것은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습니다. 기본 원리를 응용한 통조림 요리는 생선 요리를 힘겨워하는 이들에게는 최고의 레시피였습니다. 이미 익혀져 나온 통조림을 응용해 다양한 요리가 가능하다는 사실을 백종원은 아주 간단하고 쉬운 방식으로 모든 것을 실제 보여주었으니 말입니다.  


꽁치와 고등어 통조림은 말 그대로 김치와 함께 끓이면 완벽한 맛을 내는 마법과 같은 것입니다. 방송에서도 맛을 내기 힘들면 라면 스프로 마술을 부리듯, 김치와 꽁치가 만나면 환상의 조화로 밥도둑이 되는 현상을 우리는 직접 목격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백선생에게 이런 평범함은 의미 없었습니다. 누구나 할 수 있는 게 아닌 보다 색다른 것을 보여주려는 그의 노력은 이번에도 대박이었습니다.

 

가득한 통조림을 가지고 제자들에게 각자 자신들이 할 수 있는 요리를 해보라 했습니다. 가장 무난하고 누구나 하는 꽁치 김치찌개가 아닌 색다른 것을 주문했습니다. 윤상과 손호준은 ‘꽁치고추장찌개’를, 김구라와 박정철이 '꽁치김치볶음'을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서로 각자 음식에 만족할 정도로 열심히 하는 그들의 모습도 보기 좋았습니다. 하지만 이보다 더 대단했던 것은 역시 백선생이었습니다.

 

'꽁치김치볶음'을 보고 즉석에서 일식 스타일 꽁치간장조림 요리를 선보였습니다. 생강을 얇게 잘라 바닥에 깔고 간장을 시작으로 진간장, 맛술, 물과 설탕을 넣고 졸이기 시작하더니 청양고추와 꽈리고추까지 넣어 모두가 만족할 수밖에 없는 특급 레시피가 등장했습니다.  

 

고추와 함께 조린 꽁치를 함께 먹는 제자들의 표정이 모든 것을 증명했습니다. 그 짧은 시간 너무나 간단한 재료로 일식집에서나 맛볼 수 있을 듯한 고급 요리가 나왔다는 사실만으로도 백선생의 능력은 탁월했습니다. 현장에서 영감을 얻어 자신이 알고 있는 요리법과 응용을 해서 통조림으로 최고급 요리의 맛을 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했습니다.

 

꽁치조림에 이어 비린내가 나는 고등어 통조림으로 제대로 된 요리를 만드는 그 모든 과정이 경이로웠습니다. 고등어구이마저 통조림으로 손쉽게 할 수 있음을 보여주더니, 고추장을 활용한 고등어조림과 김치를 베이스로 한 고등어 김치 찜을 만든 백선생은 역시 특별한 존재였습니다.  

 

너무나 흔해서 어떻게 먹어야 할지 몰랐던 통조림이 백선생을 만나면서 새로운 요리로 탄생했습니다. 똑같은 통조림이지만 맹기용은 최악의 요리로 지탄을 받고 '맹모닝' 논란을 만들어냈습니다. 하지만 '집밥 백선생'에서 백종원은 이 통조림으로 모두가 환호성을 울릴 수밖에 없는 멋진 요리로 만들어냈습니다. 백종원이 대단한 이유인 별것 아닌 일상의 재료로 최고의 요리를 만들어낸다는 사실은 이번에도 확실하게 증명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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