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12. 24. 07:04

아이유 1위보다 흥미로웠던 지디앤탑과 비스트 유닛대결

이번 주 엠카는 흥미로운 특집을 마련했어요. 바로 빅뱅과 비스트가 새로운 유닛들을 준비해 발표하는 자리였지요. 빅뱅의 지드래곤과 탑이 함께 한 디지앤탑과 세 개의 유닛이 된 비스트의 무대는 1위를 차지한 아이유의 무대보다 흥미로웠어요.

아이돌 넘어서는 이제는 유닛 시대



아이돌 전성시대를 통해 남녀 그룹들의 왕성한 활동들은 대한민국 가요계의 하나의 트렌드가 되어왔어요. 가요계 전체를 이끄는 거대한 팬덤의 마음을 뺏었던 그들이 한 소속사 내의 특별한 존재들을 모아 하나의 유닛이 되는 형식을 취한 'SM 더 발라드'나 한 그룹에서 둘만 새로운 형식의 음악으로 승부하는 '지디앤탑'이 그런 유형 중 하나이지요.

비스트의 유닛 결성이 흥미로웠던 것은 여섯 명의 멤버들을 둘씩 짝을 맞춰 듀엣 유닛을 결성했다는 것이에요. 서로 비슷한 이들끼리 함께 하며 작사를 공동 작업하고 '비스트'라는 이름으로 하지 못하던 모습을 보여준 이번 비스트 유닛은 무척 흥미로웠네요. 

흑과 백으로 나뉜 피아노를 치며 노래를 부르는 발라드 두준&동운의 '문이 닫히면'은 무척 감미로웠어요. 춤추는 아이돌의 모습에 익숙했던 많은 이들에게 그들의 모습은 파격적이었어요. <말할 수 없는 비밀>에서 피아노 배틀하는 것이 흥미로웠는데 그들은 배틀의 형식을 취하면서도 서로 화음을 맞춰가며 하나의 곡으로 만들어내는 능력이 탁월했어요.

요섭&준형의 힙합넘버 'Thanks To'는 요섭의 자연스러운 고음과 준형의 매력적인 랩이 적절하게 잘 조화를 이루며 매력적으로 다가왔네요. 특별한 기교 없이 오직 노래와 랩이라는 전형적인 틀을 선보인 이들은 힙합의 전형적인 모습이었어요.  

기광&현승의 R&B 'Let It Snow'는 핀 조명을 통해 현승과 기광의 파트별 노래를 더욱 돋보이게 해주었어요. 그동안 비스트에서 볼 수 없었던 감미로운 R&B 넘버를 선보였던 현승과 기광의 모습은 색다름이라는 이름으로 다가왔어요.

투애니원이 세 개의 곡을 타이틀로 활동을 한 것은 무척이나 획기적이며 공격적인 선택이었어요. 물론 자신들의 곡에 대한 믿음이 없었다면 결코 할 수 없는 선택이었지요. 이는 정확하게 들어맞으며 대성공을 거두었지요.

비스트의 듀엣 유닛 활동 역시 색다르고 기발한 선택임은 분명해요. 각 멤버의 색깔을 고려해 그들을 듀엣으로 묶어 전혀 다른 세 가지의 모습을 보여준다는 발상은 대단한 기획이 아닐 수 없었지요. 발라드, R&B, 힙합 등을 한꺼번에 즐길 수 있는 유닛은 흥미로웠어요.

강력한 카리스마의 충돌이라 부를 수 있는 '지디&탑'은 말 그대로 충격이었어요. 기존의 국내 음악들과는 괘를 달리하는 지디&탑의 곡은 화려한 무대와 함께 매력적일 수밖에 없었어요. 비스트가 기존 멤버들을 모두 활용하는 방식이라며 개별적 활동이 자유롭고 활발한 빅뱅은 가장 비주얼하고 나이브한 멤버들인 지드래곤과 탑의 결합은 매력적일 수밖에는 없지요.

지디앤탑의 '인트로'로 시작해 문을 열고 들어서 그들을 열렬하게 환호하는 팬들과 함께 즐기는 무대는 역시 YG다웠어요. 'High High'은 이미 SBS 인기가요에서 보여주었던 무대에서 맛보기를 했던 만큼 어깨가 들썩이게 만드는 흥겨움이었어요.

어렵지 않은 리듬에 그들만의 스타일을 그대로 적용해 그들이 아니라면 결코 흉내낼 수 없는 음악을 선보였다는 것은 대단했어요. 박봄이 피처링한 'Oh Yeah'는 지디앤탑의 스타일에 박봄의 보이스가 결합해 기존 힙합 스타일에 그들만의 스타일이 절묘하게 결합되었어요. 읊조리는 듯한 탑과 시크한 래퍼 같은 지디의 랩과 박봄의 피처링은 절묘하게 잘 어울렸어요.

은근한 중독성이 가득한 '뻑이가요'는 그들만의 스타일이 가장 유니크하게 돋보이는 무대였어요. "뻑이 가요"가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이 곡은 흥미로운 비트감과 랩으로만 이뤄진 그들만의 '지디앤탑'의 색깔을 가장 잘 보여주는 대표곡으로 다가왔네요. 디플로와 지디가 곡을 쓰고 지디와 탑이 작사를 한 이 곡은 지디앤탑을 가장 잘 보여주는 곡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왜 그들이 듀엣 유닛을 만들어 활동하는지를 잘 보여준 곡이었어요.

크리스마스 특집을 위해 마련한 아이유의 '미리 크리스마스' 무대는 아이유의 매력이 물씬 풍겨났어요. 왜 아이유가 국민 여동생이 되어 환영받고 사랑받는지 알 수 있게 해주는 무대였어요. '좋은 날' 무대에서 3단 고음이 사라졌지만 여전히 매력적인 그녀의 무대는 음악을 듣고 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했어요.

엠카는 출연한 사람에게만 1위를 준다는 것을 명확하게 해주었지요. 2주 연속 1위를 했던 티아라가 여러 가지 논란 속에 빠지며 무대에 올라서지 못하자 아이유에게 1위를 주었으니 말이지요. 음악선정단은 여전히 티아라에게 몰표에 가까운 점수를 주기는 했지만 출연한 아이유를 위해서인지 최종 점수는 아이유 몫이었네요. 같은 1위임에도 전혀 1위 같은 느낌이 들지 않는 엠카는 순위 자체를 없앤 '음악중심'처럼 변할 필요가 있을 것 같아요.

지디앤탑과 비스트 듀엣 유닛들이 화려한 무대로 장식한 엠카는 등장한 가수들이 몇 되지는 않았지만 그 어느 때보다 풍성하고 흥미로웠네요. 듀엣 유닛들의 색다른 멋과 아이유 특유의 귀여움이 극단적으로 표현된 무대들은 보기 좋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