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알고 있었듯 클레오파트라는 김연우였습니다. 김연우의 퇴장과 함께 '노래왕 퉁키'가 새로운 가왕이 되었습니다. 과연 김연우 이후 퉁키의 세상에 대해 시청자들이 어떤 결과를 낼 수 있을지 알 수는 없습니다. 그런 점에서 김연우의 퇴장은 아쉬움도 함께 합니다.
10주 동안 가왕의 자리에 있었던 절대적인 존재인 김연우는 마지막까지 빛났습니다. 김연우로 인해 '복면가왕'은 확연하게 갈릴 수밖에 없을 겁니다. 김연우가 나오기 전과 후로 확연하게 구분될 수밖에 없습니다. 아마도 이후 김연우를 능가하는 출연자는 없을 것으로 보이니 말입니다.
김연우의 퇴장이 아름다운 이유는 누구도 선택하지 않는 선택을 했기 때문입니다. 치열한 경쟁을 해야만 하는 현실 속에서 자신이 가장 잘하는 노래가 아닌 '한오백년'을 선택했다는 것은 무엇으로도 정리가 안 되는 수준입니다. 심지어 그가 선택한 '한오백년'마저 완벽하게 불렀다는 사실입니다.
개인적인 취향의 문제겠지만 퉁키보다 클레오파트라가 더욱 뛰어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오백년'을 이렇게 맛깔스럽게 부를 수 있는 이가 있을지 궁금할 정도였습니다. 앞으로 '복면가왕' 무대에서 창을 부를 수 있는 존재는 나오지 않을 겁니다. 물론 창을 하던 이가 등장한다면 가능하겠지만 기존 가수들이 김연우와 같은 도전을 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사실입니다.
"그동안 별로 잘하지도 않는 무대인데 오랫동안 사랑해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정말 행복했던 시간이었다. 이제 엄마에게 나라고 이야기할 수 있다"
"여기까지 오게 될 줄 상상도 못했다. 정말 홀가분하고 시원한데 약간 섭섭한 느낌도 있다. 시원섭섭한 기분이 이런 건가보다"
"클레오파트라는 다들 아셨겠듯이 가수 김연우였다. 모두 아시면서 쉬쉬했던 분위기 참 재밌었다. 같은 아파트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렸는데 부부가 아무 말 없이 타고 내리다 '맞죠? 클레오파트라 맞죠?'라고 묻더라. 황당해 아니라고 했던 기억이 난다. 그런 점도 아주 재밌었다. 시청자 여러분 많이 응원해 달라. 앞으로도 계속 좋은 노래 부르겠다"
김연우는 복면을 벗고 인터뷰를 통해 '복면가왕'에서 10주를 회고했습니다. 그동안 자신을 드러내지 못했지만 이제는 자연스럽게 클레오파트라가 자신이라고 할 수 있어 홀가분하다고 했습니다. 자신의 어머니에게도 클레오파트라가 자신이라고 이야기를 할 수 있게 되었다는 사실은 재미있기까지 했습니다.
첫 등장부터 특별했던 그는 자신이 가왕이 될 거라거나 스스로 가왕이 되고 싶다는 생각은 없었습니다. 하지만 이미 첫 등장부터 모두를 사로잡은 그는 스스로 포기하지 않는 한 가왕의 자리를 내줄 것으로 보이지 않을 정도였습니다. 막상 5연속 가왕 후 그 자리에서 내려선 그는 시원섭섭하다고 했습니다. 처음에는 몰랐지만 점점 그 자리에 익숙해지면서 나름의 욕심도 있었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입니다.
김연우는 클레오파트라가 자신이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말을 하지 못하는 상황이 재미있었다고 했습니다. 같은 아파트에 사는 부부의 이야기는 그래서 더욱 재미있기도 했습니다. 자신이 김연우라고 그리고 클레오파트라라고 당당하게 말 할 수 없는 상황은 에피소드로 들어도 재미있기만 했습니다. 최근 김연우 단독 콘서트에 클레오파트라가 등장하기도 하면서 '복면가왕'에서 그의 퇴장도 얼마 남지 않았다는 생각을 하게 되기도 했습니다.
"김연우의 정체가 밝혀져 나도 시원섭섭하다. 이 표현이 딱인 것 같다"
"노래왕 퉁키가 우승할 지에 대한 감이 없었다. 노래왕 퉁키와 클레오파트라의 무대 모두 우열을 가릴 수 없을 정도로 좋았다. 현장 분위기도 최고였다"
"김연우의 '한오백년' 무대도 현장에서 봤을 때 너무 좋았다. 일부러 떨어지려고 민요를 선곡한 게 아니냐는 반응도 있는데 절대 아니다. 김연우는 자신을 응원해준 팬들을 위해 팬서비스를 하려고 이 무대를 준비했다. 이번에 창을 하고 만약 다음 라운드에 진출한다면 록 장르를 하고 싶어 했다. 새로운 무대를 보여주기 위해 레퍼토리를 계속 발굴하려고 했다"
"본인도 막상 떨어져 정체가 밝혀지니까 시원섭섭하다고 하더라. 나도 녹화 끝나자마자 김연우를 만났는데 짠했다"
'복면가왕' 민철기 PD는 방송이 끝난 후 많은 시청자들이 고민하는 내용들을 언급했습니다. 김연우가 스스로 탈락하기 위해 창을 선택한 것이 아니냐는 주장에 대해 자신의 입장을 밝혔습니다. 스스로 퇴장하기 위해 창을 선택한 게 아니냐는 의구심에 그건 아니라고 정의했습니다.
팬 서비스 개념으로 다양한 장르에 도전하려 했다고 합니다. 이번 창에 이어 다음에도 기회가 된다면 록 장르를 준비하려고 했다 합니다. 김연우의 이런 도전 정신은 결국 스스로 가왕에 대한 집착이 없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기록적인 가왕 연장에 들어갔다면 누구도 근접할 수 없는 노래 실력으로 영구 집권하듯 할 수 있었으니 말입니다.
노래왕 퉁키가 노래를 잘했다는 것은 시청자들은 압니다. 김연우로 인해 상대적으로 아쉬움을 줄 수는 있지만 퉁키의 노래 실력을 폄하할 수는 없어 보입니다. 파워풀한 가창력에 무대 장악력마저 가진 그의 가왕 등극은 자연스럽게 다가오니 말입니다. 물론 그 상대가 김연우였다는 점에서 이야기들이 나올 수밖에는 없습니다.
'노래왕 퉁키'는 이정이라고 이야기하는 이들이 많습니다. 방송 중에도 그랬지만 끝난 후 퉁키는 이정이라는 주장들이 점점 힘을 얻고 있습니다. 여기에 평상시 노래를 부르는 이정의 자세와 퉁키의 모습이 흡사하다는 사진비교까지 나오며 '노래왕 퉁키'는 이정이라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습니다.
워낙 뛰어난 실력을 가진 이들을 모두가 몰라보기는 어렵습니다. 그만큼 뛰어나기 때문에 대중적인 관심을 받았다는 의미가 되기 때문입니다. '복면가왕'의 가왕은 어쩌면 모두가 아는 존재가 될지도 모릅니다. 가왕이 되는 순간 모두가 알면서도 이야기하지 못하는 존재가 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김연우의 퇴장은 아름다웠습니다. 그가 욕심을 내서 발라드에 집중했다면 아무리 이정이 뛰어난 무대 장악력을 보여줬다고 해도 이길 수는 없었습니다. 하지만 김연우가 가왕이라는 타이틀에 대한 욕심보다는 '복면가왕' 자체에 대한 애정은 결국 그의 퇴장으로 이어지게 되었습니다. 이런 경쟁 프로그램에서 나오기 힘든 창을 멋지게 소화한 김연우는 시청자들에게는 영원한 '복면가왕' 그 자체로 남겨질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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