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12. 29. 06:35

MBC 연예대상, 유재석이 대상 수상자인 이유

KBS 연예대상을 이경규가 차지하며 '유-강 라인'이라 불리는 국민 MC의 연예대상 독식이 무너졌어요. 누군가가 독점을 한다는 것은 전체적인 발전을 위해서는 안 좋은 일이지요. 그래서 그런지 많은 이들은 이번 기회에 '유-강 라인'이 무관의 제왕이 되는 것을 은근히 바라는 분위기도 감지되지요.

유재석은 완벽한 MBC 연예대상 대상 수상자이다




흥미롭게도 MBC 연예대상에는 대상 후보자가 따로 거명되지 않았어요. 이는 여러 가지 의도로 볼 수 있겠지요. 정말 예능이 부진해 누구를 줘야 할지 막막하기 때문이기 때문이거나, 다른 하나는 마지막 순간까지 관심을 이끌려는 의도적인 방식일 수 있어요. 

MBC가 대상 후보자를 두지 않은 것은 전자보다는 후자에 가깝다고 봐야겠지요. 일밤이 부활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은 협소한 선택을 이끌 수밖에는 없게 만들었어요. 일밤이 화려하게 부활하고 이를 이끈 존재가 있다면 그에게 대상이 돌아갈 가능성인 높았지만 아쉽게도 그런 존재는 나타나지 않았지요. 

일밤 '뜨형' 초기 광적인 팬 층을 이끌며 선전을 벌였지만 새로운 도약을 하지 못하고 그대로 한계에 부딪치며 일밤 구원에 실패한 것은 수상 여부와 상관없이 MBC 예능으로서는 뼈아픈 상처로 남을 듯하지요. 과거 최고의 존재감을 보였던 '일밤'이 두 개의 프로그램을 합해도 '1박2일' 시청률 절반 정도밖에는 안 된다는 사실은 현재 MBC 예능국이 가지는 한계일거에요.

흥미로운 건 많은 이들이 박미선의 존재감에 대해 언급을 많이 한다는 것이지요. 토요일 심야시간대 방송되는 <세바퀴>가 좋은 시청률을 거두며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지요. 김구라, 이휘재와 함께 진행하고 있지만 두 남자 MC보다 능숙하게 진행을 이끄는 박미선의 존재감은 뛰어나지요. 여기에 '우결' 스튜디오 진행을 이끌고 있고 새롭게 시작한 시트콤 '몽땅 내사랑'에도 출연하며 가장 활발한 활동을 하는 존재임은 분명해요. 

유재석이 두 개의 고정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것에 비해 MBC에 대한 출연빈도는 더 높은 셈이지요. 박미선이 대상 후보로서 부족함은 없어 보여요. 더욱 특별한 예능 프로그램이 없는 MBC로서는 시청률이 가장 높은 <세바퀴> MC인 그녀에게 대상을 수여하고자 하는 마음은 쉽게 이해할 수 있지요. 

박미선이 대상을 수상한다면 남자. 더욱 빅2 혹은 빅3의 전유물로 여겨져 왔던 연예대상 수상식에서 가장 돋보이는 파격이 될 거에요. <무릎팍 도사>로 막강한 파워를 유지해왔던 강호동이 작년만큼의 매력을 선보이지 못했다는 것도 박미선으로서는 즐거운 기다림이 될 거에요.

작년에도 유재석에게 자리를 내줘야 했던 강호동으로서는 올 해는 더욱 힘겨운 대상 후보가 될 듯하지요. <무릎팍 도사> 하나만 출연하고 있는 상황에서 성적표가 모두를 압도할 정도가 아니기에 그의 수상 가능성은 가장 낮은 편이에요. 

'유-강 라인'의 유재석이 '놀러와'와 '무도'로 확실하게 자신의 존재감을 확인시킨 것과는 많은 비교가 되고 있지요. 압도적인 시청률을 보여주고 있지는 않지만 올 한해 '놀러와'는 다양한 스타들이 등장하며 토크쇼로서 가장 돋보이는 성장과 가치를 선보였어요. 

장안의 화제였던 '세시봉 특집' 뿐 아니라 다채로운 스타들이 등장하며 유재석의 진행 솜씨는 연일 화제가 되었어요. 누구나 부담 없이 출연하고 싶은 프로그램이 된 '놀러와'는 유재석이라는 걸출한 MC가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것은 거스를 수 없는 사실이지요.  

리얼 버라이어티의 시작으로 불리는 '무도'는 올 한해도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으며 MBC 예능의 간판으로서 많은 활약을 펼쳤어요. 엄청난 시청률을 기록하지는 못하지만 그 안에 담아내는 특별한 내용들은 사회 전반에 커다란 반항을 일으키며 그 존재감을 확실하게 각인시켜 주었지요.

당연하게도 그 중심에는 유재석이 있고 형과 동생들을 아우르며 제작진과 환상으로 호흡을 나누며 굵직했던 장기 프로젝트들을 완벽하게 소화해내며 그의 존재감은 완벽했어요. 박미선이 만만찮은 활약으로 가능성을 인정받고 있기는 하지만 여전히 유재석의 존재감을 넘어서기는 힘들 것으로 보여요.

이번 MBC 연예대상에서 유재석이 대상 수상을 하지 못한다면 그것이 이변일 수밖에는 없어요. 박미선에게 대상을 안긴다면 한 해 동안 활동에 대한 결과보다는 외적인 상황에 대한 기대나 이슈메이킹을 위한 결과로 볼 수밖에는 없어요. 감동과 재미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으며 연일 화제를 몰고 다녔던 '놀러와'와 '무도'를 이끌었던 유재석의 대상은 당연하다고 봐요. 기여도라는 측면에서도 유재석은 독보적인 존재였어요.

대상 많이 탔으니 이번에는 다른 사람을 줘야한다는 논리는 이성적이지도 합리적이지도 못하죠. 3년 연속 수상을 하는 것이 부담이 아니라 그를 능가하는 프로그램이나 능력을 보여주지 못한 것에 대해 반성을 해야지 '유-강 라인'에게 막연하게 대상을 주지 말아야 한다는 식의 논리는 우습기만 하지요.

여러 가지 변수를 고려해 봐도 유재석이 MBC를 통해 보여주는 활약은 당연한 대상감이에요. 그를 능가하는 존재가 없다는 것만으로도 유재석의 MBC 연예대상 대상은 당연해보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