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9. 7. 10:13

아빠를 부탁해 박세리 이덕화 최악이 아닌 신의 한 수인 이유

초반의 기대와 달리 무너져가던 '아빠를 부탁해'가 새로운 가족들로 교체했습니다. 이덕화와 박세리가 새롭게 합류한 첫 방송은 일단 성공적이었습니다. 최악이라고 봤던 이들이 신의 한 수가 된 것은 의외성이 주는 재미가 이들에게서도 그대로 드러났기 때문입니다. 


'아빠를 부탁해'가 첫 방송을 하던 때는 많은 이들에게 큰 관심을 받으며 사랑을 받았습니다. 조재현과 조혜정 부녀의 서먹한 관계는 단연 화제였습니다. 부녀간이지만 낯설기만 했던 그들이 이 방송을 통해 조금씩 가까워지는 과정은 '아빠를 부탁해'를 상징하고 대표하는 이야기였습니다. 

 

문제는 이런 과정을 통해 둘 사이의 간격이 좁혀지면서 이어지는 방송의 흐름이 초심을 잃은 것으로 보였기 때문입니다. 유명한 스타 아버지와 딸들의 즐거운 한 때를 시기하는 것이 아니라 일반인들과는 전혀 다른 그들의 여행과 놀이만 부각되는 상황에서 시청자들이 떠나는 것 역시 당연했습니다. 

 

여행을 다니고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것 역시 소통을 위해서는 좋은 방법입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놀이만 남고 소통이 부재하면 문제가 됩니다. 시청자들과의 소통이 그 무엇보다 중요한 '아빠를 부탁해'가 소통을 하기 어려워진다면 분명 문제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결국 그들은 조재현과 이경규 부녀만 남기고 남은 두 부녀를 교체했습니다. 조민기의 딸 조윤경의 미국 유학을 이유로 들기는 했지만 인기가 좋았다면 다른 방법들을 찾을 수도 있었을 겁니다. 하지만 그런 방법까지 동원할 정도가 아니라는 점은 자연스럽게 교체를 선택하게 했습니다. 강석우와 강다은 부녀 역시 유사한 이유입니다. 비슷한 처지의 이경규와 이예림 부녀와 달리, 이들이 하차를 하게 된 것은 예능을 위한 최적화가 부족하기 때문일 것으로 보입니다.

 

새롭게 가세한 이덕화와 이지현 부녀, 그리고 골프 여제인 박세리와 박준철 부녀는 '아빠를 부탁해' 처음 시작과 비슷한 상황을 만들어주었습니다. 낯선 촬영 환경에 당황하는 모습도 존재하고 자신들의 일상을 많은 카메라들이 지켜보고 있다는 사실이 불편하기는 하지만,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준다는 것은 흥미로웠습니다.

 

이덕화는 현재 출연 중인 조재현과 유사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카메라들을 낯설어하면서도 거침없이 제작진들과 소통을 하려는 그의 모습에서 조재현을 떠올리는 것은 당연했으니 말이지요. 여기에 이덕화의 딸인 이지현이 카메라에 낯설어 하는 모습도 재미를 더했습니다. 아버지에 이어 연기를 하고 있지만 아직 큰 성공을 거두지 못했던 그녀에게는 이런 예능이 익숙하지 않았으니 말입니다.

 

내심 기대를 했던 것은 박세리였습니다. 다른 출연진과 달리 방송인이 아닌 현역 골프 선수인 박세리가 과연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알 수가 없었으니 말이지요. 물론 골프 중계가 일상이 되면서 그녀의 모든 행동이 카메라에 담기는 것은 자연스럽습니다. 하지만 그녀의 일상을 담는 것은 차원이 다르다는 점에서 불편하거나 부담스러울 수도 있었습니다.

 

박세리와 아버지 모두 비방송인이라는 점이 오히려 신선하게 다가왔습니다. 가장 힘든 시절 양말을 벗고 골프채를 들고 해저드에 들어간 박세리의 모습은 강렬합니다. 대한민국의 여자 골퍼들이 세계를 제패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 것 역시 박세리나는 점에서 그녀는 대한민국만이 아닌 세계 여자 골프계의 전설이기도 합니다. 

 

세계적인 골프 스타가 예능에 출연했다는 것만으로도 당연히 관심이 갈 수밖에 없습니다. 그녀의 일상을 전혀 알 수 없었던 시청자들로서는 그녀의 일거수일투족을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재미있었기 때문입니다. 아버지와 티격태격하면서도 시키는 일은 뭐든 척척 하는 박세리는 의외였습니다.

 

엄청난 부와 명성을 얻은 그녀이지만 집에서는 그저 둘째 딸일 수밖에 없었고, 투박해 보이지만 누구보다 베풀기 좋아하는 아버지와의 모습은 의외의 재미로 다가왔습니다. 이덕화와 이지현 부녀가 현재의 조재현과 조혜정을 떠올리게 합니다. 이덕화가 딸바보인 것은 처음 알았지만, 둘 사이가 익숙하고 편안해 보인다는 점에서 '아빠를 부탁해'를 통해 부녀 관계 복원에 성공한 조재현 부녀와 유사함으로 다가왔습니다.

 

이덕화와 박세리의 출연을 부담스럽게 느낀 이들도 분명 있습니다. 하지만 첫 방송을 보면 신의 한 수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흥미로웠습니다. 물론 첫 출연이고 예능에서 쉽게 볼 수 없는 이들이라는 점에서 신선하게 다가왔을 수도 있을 겁니다. 분명한 것은 '아빠를 부탁해'가 새로운 가족들을 통해 초심 찾기에 나설 수 있느냐가 관건이 될 듯합니다.

새로운 가족 투입은 성공적이었지만, 이후 초심 찾기에 실패한다면 그 관심이 오래 갈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그런 점에서 박세리와 이덕화 가족을 통해 다시 한 번 부녀의 관계, 그리고 가족의 정 등을 얼마나 효과적이며 재미있게 풀어낼 수 있는지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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