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9. 12. 12:45

유재석 50만엔 기부에 담긴 우토로 마을 사랑 감동이다

유재석의 50만엔. 지난 주 방송되었던 '배달의 무도'에 등장했던 우토로 마을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방송에는 담기지 않았지만 유재석은 우토로 마을을 떠나며 한화로 500만원을 건네고 왔다고 합니다. 기부가 일상인 유재석이라는 점에서 역시 라는 생각이 드는 것도 당연합니다. 

'우토로 마을'은 지난 주 많은 이들에게 큰 감동과 눈물을 선사했습니다. 일제 강점기 강제 징용되어 갔던 한국인들이 전쟁이 끝난 후 남겨져 자생적으로 마을을 만들어 살았던 곳이 바로 '우토로'였습니다. 문제는 그곳은 사유지였다는 사실입니다. 사유지라는 이유만으로 한국인들이 터전이었던 '우토로 마을'은 인간이 살 수 없는 가장 척박한 곳이었습니다.

 

기본적인 전기와 수도 시설도 되어 있지 않은 곳에서 그들은 버텨냈습니다. 하지만 닛산이 퇴거를 명령하고 '우토로 마을'을 팔아버리는 상황이 되어 한국에서는 '우토로 마을' 살리기가 일어나기 시작했습니다. 그들을 돕기 위해 국민들이 나섰고, 결국 당시 노무현 정부 역시 '우토로 마을'을 살리기 위해 자금을 지원했습니다.

 

그렇게 모인 수십억으로 '우토로 마을'의 1/3은 지켜낼 수 있었습니다. 많은 국민들은 십시일반 마음을 모았고, 그런 국민들의 정성이 정부를 움직여 모두를 사지 못했지만, 최소한 우토로 주민들이 자신의 터전을 잃고 거리에 나 앉는 최악의 상황만은 막을 수 있었습니다.

 

'우토로 마을'에 대해 큰 지식이 없었던 이들도 방송을 통해 왜 우리가 그들을 주목해야만 하는지 다시 깨닫기 시작했습니다. 자신들의 의지와 상관없이 강제 징용되어 갔던 이들. 고향으로 돌아가고 싶어도 그럴 수 없었던 그들이 살기 위해 모였고, 그렇게 만들어진 마을이 바로 우토로였습니다.

 

가장 기본적인 전기와 수도 시설도 없고, 비행장 건설로 인해 턱없이 낮아진 지형으로 인해 비만 좀 오면 하수가 넘치는 최악의 장소에서도 그들은 버텨냈습니다. 그런 그들의 삶을 현장에 가서 직접 봤던 유재석과 하하가 뜨거운 눈물을 흘린 것은 당연했습니다.

 

방송이 끝난 후 '우토로 마을'에서는 감사 편지를 보내기도 했습니다. 여전히 자신들을 잊지 않고 있다는 사실과 고향의 맛을 전해준 '무도'에 감사를 전한 '우토로 마을'은 그렇게 다시 한 번 감동을 선사해주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한겨레신문은 유재석과 우토로 마을의 인연을 담은 기사를 내보냈습니다.

 

유재석은 이미 10년 전부터 우토로 마을에 기부를 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10년 전 우토로 마을을 지키기 위한 국민들의 모금 운동에 유재석도 함께 했다고 합니다. 아름다운 재단과 한겨레신문이 함께 했던 이 모금 운동에 익명으로 유재석도 참가했다고 합니다.

 

천만 원이라는 거금을 기부한 유재석이었지만 끝까지 익명으로 고수했다고 합니다. 그동안 모금된 금액과 차원이 다른 거액이라는 점에서 놀라기도 했다며 당시를 회상하는 글 속에 다시 한 번 유재석을 떠올리게 합니다. 참 한결같은 이 남자가 대단한 이유는 곱씹어 생각해봐도 당연하다는 결론 말입니다.

 

이미 10년 전에도 기부를 했었던 유재석. 그는 방송에서 크게 도드라지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습니다. 하하가 찬스를 써서 유재석에게 SOS를 보냈고, 그렇게 찾아간 자리인 만큼 나서지 않은 것은 하하를 위함이었습니다. 그 보다 더 특별했던 것은 우토로 마을 사람들을 위한 섬세한 배려였습니다.

 

방송에는 나오지 않았지만 식사 대접을 하고 직접 설거지까지 모두 했다고 합니다. 방송에서는 특별하게 등장하지는 않았지만 유재석은 그렇게 보이지 않는 곳에서 최선을 다했습니다. 마을회관 카펫까지 새로 까는 등 방송에서는 나오지 않았던 그의 행동은 당연히 감동입니다. 예의바른 행동으로 우토로 마을 사람들의 칭찬이 자자했다는 후문에서도 유재석의 인간 됨됨이는 명확하게 드러납니다.

 

우토로 1세대로 유일하게 남은 할머니와 이별을 하면서 뜨거운 눈물을 흘리며 "늦게 와서 죄송합니다"라는 유재석의 말은 여전히 먹먹함으로 다가옵니다. 너무 감사한 마음에 우토로 마을 주민이 정성스럽게 싸준 밥을 이동하는 차량 안에서 아무 말 없이 먹던 유재석의 모습은 여전히 잊혀지지가 않습니다. 그 모습 안에 '배달의 무도' 가치와 함께 우리가 잊고 있었던 우토로 마을이 모두 담겨져 있었기 때문입니다.

 

유재석은 마을을 떠나기 전 그곳에 50만 엔을 기부하고 왔다 합니다. 촬영 중에는 별 말이 없었는데 가고 나서 보니 유재석이 50만 엔이라는 거금을 남기고 갔다고 합니다. 500만원이 유재석에게는 큰돈이 아니라고 이야기할 수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부자라고 누구나 그렇게 선뜻 거금을 기부하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유재석은 그렇게 온 마음으로 우토로 마을과 함께 했습니다. 비록 자신이 현재 해줄 수 있는 일이 한계가 있다는 점에서 어쩔 수 없어 안타까워 하지만 그 안에서 최선을 다하는 유재석의 마음은 우리를 뭉클하게 해줍니다. 변함없이 주변의 어려움을 잊지 않는 유재석의 마음이 참 고맙기까지 합니다.

 

우토로 마을은 이제 역사 속으로 사라집니다. 그래서 무도는 그들과 함께 그 역사의 현장을 사진으로 담기도 했습니다. 방송 후 많은 이들이 우토로 마을을 찾고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새로운 주거지로 옮기는 순간 우토로 마을은 역사 속으로 사라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우토로 역사관' 짓기로 했다고 합니다. 

문제는 언제나 돈일 수밖에 없습니다. 현재 모인 3억으로는 '우토로 역사관'을 건립하기는 어려운 게 현실이니 말입니다. 하지만 10년 전과 같이 그들의 곁에는 우리가 함께 할 겁니다. 그 지독한 한국 현대사의 아픔을 온전하게 받으며 타국에서 살아내야만 했던 우토로 마을은 이제 더 이상 남이 아니니 말입니다. 유재석의 50만 엔에 담긴 가치는 이제 국민들의 가치로 확대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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