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1. 2. 17:01

이범수 고현정 연말 시상식 논란의 종결자들

연말 시상식 논란이 새해가 되어서도 끊이지 않네요. 누군가는 받아야 하는 상에 이견들이 생기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지요. 모두가 인정하는 시상이란 있을 수는 없기 때문이에요. 그럼에도 다수가 동의할 수 있는 형태가 바로 우리가 알고 있는 시상식이지요.

누구를 위한 시상식인가?



연말 시상식은 따지고 보면 그들만을 위한 잔치일 뿐이에요. 공정성이라는 허울은 이미 방송국 주도로 이뤄지는 시상식에서 거론한다는 것 자체가 문제가 되기도 해요. 자사를 위해 얼마나 큰 공헌을 했느냐에 따라 상 자체가 달라지는 상황에서 온전히 자신의 능력만으로 평가 받기 힘든 것이 현실이지요.

이번 고현정 대상 수상은 의외로 받아들이는 이들이 많아요. 물론 고현정 팬들에게는 그녀의 수상은 당연하고 행복했을지는 모르겠지만 <대물> 자체의 문제와 그 드라마에서 보여준 고현정의 연기는 대상이라 말하기 부끄러운 부분이 많았어요.

도식화된 표정과 틀에 박힌 감정을 반복적으로 쏟아내는 그녀의 연기에는 작년 미실에서 느꼈던 파괴력이 전혀 보이지 않았어요. 과연 고현정이 작년 미실을 연기했던 그 고현정이 맞을까란 의구심이 들 정도로 문제가 많았던 것이 사실이지요.

그렇다고 '이범수가 대상이다'라고 말하기도 어려운 부분들이 많아요. 비록 SBS 최고의 시청률을 보여준 <자이언트>이지만 대중들이 생각하는 대상은 바로 정보석 이었기 때문이지요. 주연급 조연으로 악역이란 무엇인지 잘 보여준 정보석의 연기는 많은 이들에 의해 당연히 대상이다 라고 이야기되었었죠.

하지만 정보석은 우수상에 그치며 조연의 한계를 명확하게 하고 말았어요. 여러 가지 복잡한 변수들이 결과를 내는 시상식에서 그저 연기를 탁월하게 잘 한다고 상을 주지는 않으니 말이지요. 연기는 조금 떨어져도 대중적인 인지도가 얼마나 있느냐에 따라 수상 결과는 달라질 수 있으니 말이지요.

시상식 전부터 '고현정 쇼'를 위해 대상을 준비해 두었다는 말들이 오갈 정도로 이미 시상식의 공정성은 시작하기도 전에 사라져버렸죠. 이런 상황에서 연말 시상식 논란을 종결하는 이범수 측의 보도문은 연말 시상식이 사라져야 할 의미를 던져주네요.

“MBC에 이어 SBS 연기대상까지 거머쥔 고현정은 연기대상 2관왕이라는 눈부신 성과를 이루었다. 그러나 수상자리에 오른 고현정의 얼굴은 기쁨의 소감보다는 국민담화문같은 논설을 발표했다. 고현정은 이날 수상소감을 통해 언론관계자들에게 시청률보다는 제작과정을 높이 평가해달라는 바람을 전달했다. 아울러 방송초기 스태프들에게 화를 내었던 것에 죄송함을 밝히며, 그 이유를 작품성에 대한 열정으로 돌렸다. 하지만 결국 이는 스스로 허물을 인정하는 셈이어서 씁쓸한 여운을 남기기도 했다”



이례적으로 비난이 섞인 논조의 보도문을 내보낸 것은 이번 대상에서 고현정이 이범수를 제치고 대상 수상한 것에 대해 인정할 수 없음을 명확하게 한 셈이지요. 고압적이며 훈계조로 시상식을 지배했던 고현정은 이미 시상식 이후 현재까지 네티즌들에게 융단 폭격을 맞고 있어요.

당당함과는 거리가 있는 안하무인식의 그녀의 발언들은 논란이 일어날 수밖에는 없었어요. 천상천하 유아독존이라도 된 듯 대상 수상은 당연하고 이 수상을 국민들은 자신에게 모두 환호를 보낼 것이라는 식의 착각은 방송을 본 이들도 보지 않고 이야기만 들었던 이들에게도 경악스러웠을 듯하지요.

이런 경악스러웠던 대상 발언에 이은 이범수 측의 비난 보도문은 연말 시상식을 둘러싼 더러운 거래들을 보는 듯해 씁쓸하기만 하네요. 탁월한 악역 연기로 많은 시청자들에게 '대상은 정보석' 이라는 말이 정답이다라는 생각이 들게 하지요.

쉽게 용납할 수 없는 결과이기에 이를 표현하고 싶은 이범수 측의 답답함은 이해할 수도 있지만 이런 식의 비난하는 보도문은 결국 이범수 얼굴에 먹칠하는 것과 다름없어요. 전체적인 분위기는 고현정의 대상에 부정적인 상황에서 그냥 있어도 자연스럽게 이범수에 대한 기대감과 존재감이 상승하는 상황에서 이런 어설픈 보도문을 보낸 것은 소속사가 이범수 안티임을 증명하는 것과 다름없네요.

시상식의 공정성을 이야기하자 MBC는 이는 페스티벌이기에 상관없다고 이야기를 했어요. 스스로 시상의 의미를 퇴색시키는 발언과 함께 엉망진창이었던 연말 시상식은 더 이상 의미를 가지기 힘들어졌어요. 시상식의 권위를 높이는 것은 단순해요.

누구나 인정할 수 있는 성과를 올린 이들에게 상을 주는 것이 전부에요. 다른 부당거래를 통해 상 나눠주기가 아닌 당당하게 대중들을 사로잡은 이들에게 그에 걸 맞는 상을 주면 되는 것임에도 이것이 힘든 이유는 이를 통해 거래를 하려는 이들이 존재하기 때문이지요.

진행도 엉망이고 수상과 관련한 잡음이 끊임없이 쏟아지는 연말 시상식은 이제 그만해도 좋을 듯하네요. 자기들만의 행사를 위해 중요한 전파를 사용하며 시청자들의 선택권마저 앗아가는 연말 시상식은 자막 처리로 간단하게 알리든 홈 페이지에 공지해 결과는 받아 봐도 좋을 듯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