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11. 4. 11:48

육룡이 나르샤 시청자를 쥐락펴락한 유아인의 존재감 압도적인 이유

유아인이 연기하는 이방원의 매력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입니다. 물론 역사적인 기록을 보면 그저 좋아할 만한 존재는 아니지만 드라마 '육룡이 나르샤'에서 현재 보여 지고 있는 청년 이방원은 매력적이니 말입니다. 오늘 방송에서는 이방원의 매력에 빠져버린 분이의 모습부터 정도전에게 최악의 존재로 낙인찍히는 상황까지 흥미롭게 이어졌습니다. 

정도전이 준비한 '안변책'을 통과시키기 위해 아버지 이성계의 인장까지 마음대로 찍은 이방원. 마지막 순간 홍인방을 찾아 협상을 할 정도로 이방원은 스스로 이번 대업을 성사시켰다는 사실에 흥분해 있었습니다. 어린 시절부터 느껴왔던 부당함을 바로잡고 새로운 세상을 만드는 일에 자신도 함께 할 수 있게 되었다는 사실만으로도 이방원은 행복했습니다.

 

지독할 정도로 부패한 고려를 멸하고 새로운 세상을 만드는 첫 순간을 자신이 이끌어냈다는 사실에 흥분한 방원은 저잣거리에서 분이를 안고 빙빙 돌릴 정도로 행복에 젖어 있었습니다. 고려 시대 사람들이 많이 보는 장소에서 이런 행동은 도발적으로 다가오니 말입니다.

 

모든 것을 얻은 듯한 방원은 저잣거리에서 분이에게 꽃신을 선물합니다. 이 과정에서 방원의 매력에 흠뻑 빠진 분이의 모습은 귀엽기까지 했습니다. 아무런 감정도 없던 방원이 갑자기 분이의 가슴에 들어왔습니다. 사랑이라는 감정을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했던 분이에게 방원은 첫사랑이 되어버린 셈이지요.

 

분이는 그 감정이 무엇인지도 모른 채 어쩔 줄 몰라 했지요. 방원은 무휼과 분이에게 산별초 산채에서 지낼 수 있도록 조처까지 취해주었습니다. 그것만이 아니라 무휼의 가족과 분이 마을 사람들까지 함께 그 산채에서 살 수 있도록 해준 방원으로 인해 분이와 무휼의 삶은 달라지게 되었습니다.

 

모든 것이 다 잘 풀리고 있다고 생각되던 순간이 언제나 문제입니다. 문제의 '안변책'이 통과되었다는 사실을 듣게 된 이성계는 분노했습니다. 아들이 기망하고 잘 알지도 못하는 선비가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통과시킨 안을 받아들일 이성계는 아니었습니다. 진노한 이성계는 즉시 '안변책'을 되돌리라고 지시하고, 방원을 잡아오도록 명합니다.

 

함주의 이런 분위기도 모른 채 이제 정도전을 만나면 끝이라는 생각이 방원은 동굴로 향하지요. 정도전 역시 이성계가 자신의 제안에 합의를 했다는 확신을 했고 그렇게 통과시킨 '안변책'을 통해 새로운 세상을 꿈꿀 수 있다는 생각에 동굴로 향했습니다.

 

이 둘과 달리 땅새는 분노의 마음으로 정도전이 있는 동굴로 향합니다. 가장 먼저 도착했던 땅새는 문서들이 사라진 것을 보고 정도전이 왔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동굴에서 재회한 세 명의 남자들은 서로를 지칭하며 "넌 누구냐"만 외치기 시작합니다. 물론 이방원은 둘을 모두 알고 있었습니다. 어린 시절 자신을 들뜨게 했던 정도전과 한없이 절망에 빠져있던 시절 희망을 가지게 한 땅새를 그곳에서 봤다는 사실이 반가웠습니다.

 

하지만 고려를 더욱 지옥으로 몰아넣게 만든 백윤의 살해와 관련해 분노했습니다. 정도전이 이야기했던 '백윤'과 같은 존재를 죽여야 한다는 말을 듣고 실행에 옮겼지만 더 악한 존재가 등장해 백성들을 더욱 고통스럽게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이런 상황에 방원은 대의를 위한 어쩔 수 없는 희생이라고 이야기합니다. 방원이 큰 그림 속에서 백성들의 고통 정도는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었습니다.

 

이성계의 아들로 태어나 모자랄 것 없이 살아왔던 이방원이기에 가능한 선택이었습니다. 하지만 가난한 백성으로 태어나 누구보다 힘겨운 삶을 살아야 했던 땅새는 달랐습니다. 백성들의 고통을 제대로 보지 못하는 귀족들의 이런 이야기들은 그저 황당함으로 다가올 뿐이었으니 말이지요. 이런 땅새의 분노에 정도전은 반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가 꿈꾸는 세상을 땅새가 이야기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둘이 남은 상황에서 벌어졌습니다. 이성계가 자신의 제안을 받아들인 것이 아니라 아들인 이방원이 몰래 인장을 찍었다는 사실을 알았기 때문입니다. 진심으로 대업을 이루고자 하는 결의를 한 이후 진행되어야만 하는 '안변책'이었는데 이런 기본적인 것들도 알지 못하는 방원에 의해 이어졌다는 사실에 분노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성계는 이 일로 인해 정도전을 더 못 믿게 되었고, 이런 상황에서도 그 오랜 시간 정성을 들인 모든 것들이 수포로 돌아갈 수도 있는 상황에 처했기 때문입니다. 이 지독한 현실 속에서 정도전은 홍건적의 난 이야기를 꺼냅니다. 고려를 구한 4명의 영웅들 이야기였습니다.

 

정세운, 김득배, 안우, 이방실 등 4명의 장수들은 홍건적을 물리치고 개경을 탈환했습니다. 하지만 그 역사적인 날 최악의 상황은 찾아왔습니다. 한 통의 서찰은 이 영웅들을 모두 죽음으로 몰아갔기 때문입니다. 자신의 위치에 이들로 인해 흔들릴 것을 염려한 간신 김용에 의해 가짜 서찰이 그들에게 전달되었고, 최고 장수인 정세운을 다른 세 명의 장군들이 죽이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어명이 내려와 어쩔 수 없이 행한 이 행동은 결국 모두를 죽게 만들었고, 고려가 몰락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되었습니다. 과거의 이 기억을 다시 떠올린 것은 목각 장수 인형을 간직하고 이를 중요한 수단으로 사용하는 정도전의 과거사가 드러나기 시작했습니다.

 

그 동굴은 홍건적을 피해 숨어있던 아이들과 함께 있던 장소였습니다. 고려의 영웅들이 개경을 수복했다는 사실을 듣고 정도전은 한걸음에 자신의 스승인 김득배를 찾아갔습니다. 하지만 이미 모든 것은 시작되었고 정도전 역시 갇히는 신세가 되었습니다.

자신을 기다리는 아이들이 생각나 동굴로 돌아가려 했지만 갈 수 없던 정도전은 피투성이가 되어 풀려난 후 동굴로 향합니다. 요즘 아이들이 어른의 말을 듣지 않을 것이라 대뇌이며 도착한 그 동굴에는 자신 만을 기다리다 죽은 아이들의 사체만 가득했습니다. 그 앞에서 분노하고 고통스럽게 흐느끼는 정도전의 모습은 시청자들까지 울릴 정도였습니다.

 

아이들의 허무한 죽음을 지켜봐야 했던 정도전은 그렇게 아이들이 죽은 자리에서 고려를 멸하고 새로운 국가를 만들 준비를 했습니다. 그 오랜 시간 힘겹게 준비한 모든 것이 이방원에 의해 무너질 수도 있는 상황에 처했으니 허망해지는 것은 당연했습니다.

 

분노한 정도전에 의해 난세를 이용하려는 한심한 자로 전락한 이방원은 스스로 난세에 싸우는 존재가 되겠다고 다짐합니다. 허망하게 동굴을 나선 땅새는 그를 뒤쫓던 연희로 인해 정체가 드러났습니다. 이렇게 정도전과 땅새는 하나가 될 수밖에 없는 인연이 만들어졌습니다.

 

오늘 방송의 압권은 역시 연기력이었습니다. 동굴 안에서 세 명이 만나는 그 장면은 최고였습니다. 김명민과 유아인, 그리고 변요함이 만난 장면은 압권이었습니다. 서로 같은 목표를 지향하면서도 아직은 믿을 수 없었던 그들이 싸우는 장면은 이들이 아니었다면 이토록 감동적으로 다가올 수는 없었기 때문입니다.

 

'육룡이 나르샤'가 대박인 이유는 단순히 흥미로운 상황을 다루고 있기 때문은 아닙니다. 탁월한 작가의 능력도 대단하지만 연기자들의 탁월한 연기가 아니었다면 이 정도의 재미를 만들 수는 없었을 겁니다. 그런 점에서 오늘 보여준 이들 배우들의 열연은 최고였습니다. 최근 가장 중요한 배우 중 하나로 주목받고 있는 유아인의 사랑과 분노 등 다양한 모습을 보여준 그의 존재감 역시 압도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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