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12. 13. 09:19

응답하라 1988 혜리 어께에 기댄 박보검과 류준열 어깨에 기댄 혜리

회가 거듭 될수록 재미 역시 점점 커지기만 합니다. 여전히 덕선의 남편 찾기는 진행 중이지만 쌍문동 가족들의 이야기가 함께 진행되다보니 과거처럼 덕선의 남편 찾기가 큰 화제가 되지는 않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덕선을 둘러싼 정환과 택이의 이야기는 보는 이들마저 떨리게 만들 정도입니다. 

오늘 방송에서 가장 강렬하게 다가온 것은 선우 이야기였습니다. 모범생인 선우가 야간자율학습까지 빼먹어가면서 집착했던 일은 감동 그 이상으로 다가왔기 때문입니다. 엄마를 사랑하는 선우의 마음이 가득 담긴 오늘 방송은 눈물 없이 볼 수 없는 그런 이야기들의 연속이었습니다.

 

자신을 위해 아픈 몸을 이끌고 목욕탕 청소를 하는 엄마의 뒷모습을 보며 마음껏 울지도 못한 채 참아내는 선우의 모습은 짠한 감동으로 다가왔습니다. 물론 처음에는 택이 아버지와 함께 있는 모습을 보고 놀랐지요. 막 연애를 시작하고 있는 선우라 더욱 선명하게 보였던 엄마와 택이 아버지의 모습은 마치 가족의 모습을 보는 듯했습니다.

 

이런 의문에서 시작된 선우의 집착은 의외의 상황을 맞이하게 됩니다. 엄마가 자신 몰래 목욕탕에서 청소 일을 하고 있다는 것을 들었기 때문이지요. 감기에 걸려서도 감기약도 돈이 아까워 사먹지 않는 엄마. 그런 엄마를 위해 약까지 샀던 선우의 마음은 찢어질 정도로 아팠습니다.

 

손목도 안 좋아 수술을 받아야 하는 엄마가 독한 약품을 사용해서 청소하는 목욕탕 일을 자신 몰래 하고 있다는 사실이 마음을 아프게 했습니다. 그 이유가 자신에게 메이커 신발이라도 한 켤레 사주고 싶고, 내년 대학생이 되는 아들을 위해 뭐라도 해주고 싶은 마음 때문이라는 사실이 더 아팠습니다.

 

자신은 그냥 아무거나 입고 신어도 상관없는데.. 그저 엄마가 고생만 하지 않았으면 좋겠는데 왜 자신의 마음을 알아주지 못하는지 괴롭기만 합니다. 이런 모든 감정들을 그래도 나눌 수 있는 상대가 있다는 것이 선우에게는 행복이었습니다. 엄마의 그런 모습을 보고난 후 멍한 채 앉아있던 선우는 택이 아버지에게 엄마가 목욕탕에서 일하는 거 알고 있다고 이야기를 합니다. 다만 모른 척 하겠다는 말로 정리를 했지만 복잡한 마음이 가득한 것 역시 사실입니다.

 

보라는 선우에게는 든든한 사랑입니다. 보라는 선우에게 엄마의 마음이 무엇인지를 단 한 마디로 정의해주었습니다. "집에 가서 엄마 어깨나 주물러 드려"라는 이 단순한 말 속에는 자신만 생각하는 선우가 아닌 엄마의 마음을 헤아리는 선우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있었습니다.

 

자신의 마음만 편하기를 바라는 선우에게 엄마가 해주고 싶은 마음. 그런 사랑을 생각해 보라는 충고는 감동으로 다가왔습니다. 자신의 몸을 생각하지 않고 아들을 위해 고생하는 것까지 행복이라 생각하는 엄마의 마음을 헤아려주라는 보라의 이 한 마디는 선우의 마음은 편하게 해주었습니다.

 

선우가 던진 감동과 함께 덕선, 아니 수현이라고 새롭게 불리는 그녀의 삼각관계는 오늘도 흥미로웠습니다. 택이가 수현이를 좋아한다는 사실을 알고 난 후 정환이는 의식적으로 피해 다녔습니다. 애써 외면하기 바빴던 정환이지만 수현이 엄마 심부름을 와서 아빠와 장난을 치는 그녀를 보면서 참을 수 없는 웃음은 시청자들마저 웃게 만들 정도였습니다.

 

너무나 티나게 들이대는 덕선이를 피하려는 정환의 행동은 사실 답답하기는 합니다. 택이를 위한 정환의 선택이라고는 하지만 그게 답이 될 수는 없으니 말이지요. 아침 일찍 등교하는 정환이를 따라잡기 위해 새벽부터 준비해 정류장에서 정환이를 기다리던 덕선.

 

뒷자리에 앉은 정환 옆에 앉아 잠에 든 덕선은 흔들리는 버스에 고개가 흔들리며 정환이 어깨에 기대게 됩니다. 그런 덕선이의 자는 모습을 보면서 흐뭇한 모습을 보이는 정환은 사랑하는 마음을 감출 수가 없었습니다. 외면하고 싶다고 외면할 수있는 감정이 아니라는 점은 분명하니 말입니다.

 

몸이 안 좋아 밤까지 새고 대국에 나섰던 택이는 10시간이 넘는 시간 동안 대국을 하고는 졌습니다. 체력에서도 문제가 되었던 택이로서는 모든 것이 힘들기만 했습니다. 그렇게 시체처럼 집으로 향하던 택이는 집 앞에서 덕선이를 보고 환한 미소를 지었습니다.

 

덕선이를 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한 택이는 덕선이의 손을 잡고 마치 키스라도 하는 듯 다가서더니 쓰러지듯 덕선이 어깨에 얼굴을 묻었습니다. 지친 마음을 달랠 수 있는 존재가 덕선이라는 사실은 택이가 얼마나 그녀를 사랑하는지 잘 보여주는 대목이기도 했습니다.

 

동룡이 덕에 갔던 경양식집에서 벌어진 사건도 흥미로웠습니다. 바바리맨을 한 번도 본적이 없다는 덕선이는 자주 출몰한다는 그곳이 궁금했습니다. 돈가스를 받고 화장실부터 갔다 온다며 나선 덕선이는 좁고 어두운 곳에서 바바리맨을 만나게 됩니다.

 

떨리는 상황에서도 바바리맨을 가볍게 제압한 덕선이와 그런 모습을 보고 대단해 하던 택이는 사실은 다리에 힘이 빠져 쓰러져 우는 덕선이를 발견하게 됩니다. 강한척 하지만 사실은 한 없이 약하고 여린 여자라는 사실을 택이는 알게 되었습니다. 서럽게 우는 덕선이 옆에서 아무 말도 없이 그저 지켜주는 택이의 모습은 참 특별하게 다가왔습니다.

 

택이와 덕선이가 함께 하는 상황에서는 언제나 피하기만 하는 정환이는 이번에도 다르지 않았습니다. 먼저 집으로 가버린 정환이는 복싱을 본다며 갔지만 그저 그 자리를 피하고 싶었을 뿐이었습니다. 덕선이를 좋아하는 두 남자의 매력은 정반대라는 점에서 더욱 대단하게 다가옵니다.

덕선이 어깨에 머리를 기대고 행복해하던 택이와 잠결에 정환 어께에 머리를 기댄 덕선. 그런 덕선이를 보면서 행복해하던 정환의 모습은 누가 남편이 될지 더욱 혼란스럽게 합니다. 둘 중 누가 되어도 좋을 정도로 탁월한 매력과 재미를 선사하고 있는 덕선이의 남편 찾기는 택이와 정환이의 매력 발산으로 더욱 강렬해지고 있습니다. 박보검과 류준열이라니 무슨 복을 타고난 것인지 신기할 정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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