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12. 19. 10:13

응답하라 1988 혜리 남편 후보 류준열과 박보검, 안재홍의 한 수가 중요한 이유

일주일의 기다림이 부족하지 않을 정도로 '응팔'은 역시 최고였습니다. 감동과 함께 재미를 만끽하게 해준 오늘 이야기 역시 잊을 수 없는 감동이었습니다. 무덤덤하고 감정 표현이 전혀 없던 택이 아빠가 정신을 잃을 정도로 흥분하는 모습은 처음이었습니다. 

오늘 방송도 참 알찼습니다. 쌍문동 세 아버지의 이야기와 세 명의 사랑이야기가 꽉 차게 이어졌습니다. 선우가 보라와 함께 달달한 연애를 시작하며 덕선이 남편 후보에서 빠지더니, 7수생 정봉마저 달달한 사랑에 빠지고 빠르게 진도를 빼기 시작했습니다.

 

뉴스에서 나오기만 하던 도둑이 동네에도 들었다는 소식에 쌍문동 골목길 모두가 나와 흥분하는 상황에서도 택이 아빠 무성은 덤덤하기만 합니다. 모두가 소란스러워하는데 아무렇지도 않게 선우네 수도를 고치고 나온 무성은 왜 추운데 밖에 다들 나와 있냐는 말로 무심함의 끝을 보여주었습니다.

 

일화가 병원에서 검진을 받은 후 조직 검사로 인해 두려워하는 모습은 안쓰럽게 다가왔습니다. 불안해하는 부인을 위해 애써 담담한 척 하는 동일이 사실은 불안해했다는 사실은 울컥함으로 다가왔습니다. 포장마차에서 성균을 붙잡고 부인 걱정에 눈물을 쏟아내는 동일의 모습이 곧 그의 본심이니 말입니다. 그 과정에서 갑작스럽게 변하는 성동일의 연기는 대단했습니다.

 

척척박사이고 싶은 성균은 두꺼비집과 전구를 가는 것만으로도 으쓱해 하는 그는 집안에서 최고의 존재이고 싶은 가장이다. 하지만 단순한 것들을 고치는 수준은 되지만 그 이상은 하지 못하는 성균의 행동이 부인 미란은 답답하기만 합니다. 다리미를 엉망으로 만든 후 거세게 미란에게 타박을 받은 후에도 성균의 끝없는 도전은 이어질 뿐입니다. 

 

곰이라는 별명까지 붙었던 무성의 변화는 아들 택이 소식에서 극적으로 드러났습니다. 일본 대회에 갔던 택이가 비행기가 활주로에 불시착했다는 소식에 모두가 기겁했습니다. 뉴스에서 그 비행기에 택이 탑승했다는 오보가 나오며 무성은 정신이 나가버렸습니다.

 

차분하기만 하던 무성은 이미 이성을 잃었고, 택이가 묵는 호텔 번호를 찾기 위해 잠궈 놓은 서랍을 열고 전화도 직접 할 수 없을 정도로 흥분해 있었습니다. 겨우 선우가 전화를 해서 택이가 안전하다는 이야기를 듣고 난 후에야 정상을 찾은 무성은 아들에게만은 차분하게 걱정만 할 뿐이었습니다.

 

아무런 감정도 없고 항상 든든할 것만 같은 아버지들이지만 그들 역시 감정이 풍부한 사람일 뿐이었습니다. 아내 걱정이 몰래 흐느껴 울어야 했고, 덩치와 달리 쥐가 무서운 무성은 곰이라는 별명과 달리 아들에 대해서만큼은 곰일 수 없었습니다. 이런 아빠들은 언제나 우리에게는 슈퍼맨 일 수밖에 없음을 응팔은 잘 보여주었지요.  

 

교통사고로 병원에 입원한 미옥에게 편지를 전달한 정봉은 어쩌면 노련한 사랑꾼이었는지 모르겠습니다. 부루마블에 빠져 7수의 길을 걸어야 했다는 정봉은 자신의 마음 역시 '부루마블'로 표현했습니다. 부루마블에서 가장 중요하고 확실한 황금열쇠. 그 중에서도 최고라는 '우주여행 초청장'을 미옥에게 전달한 정봉은 진정한 사랑꾼이었습니다.

 

지금은 부루마블을 하는 이들이 적지만 당시에는 최고의 게임이었던 부루마블의 황금열쇠를 잘 알고 있는 미옥은 정봉이 어떤 의도로 자신에게 이걸 보냈는지 알고 있었던 것이지요. 정봉이 많은 것이 부족해 보이기는 하지만 진국이라는 사실은 이런 모습들에서 제대로 드러난 셈이지요.

 

정봉보다 똑똑하고 많은 이들에게 관심도 받는 정환은 오히려 사랑에는 쑥맥입니다. 덕선이를 좋아하면서도 이를 내색하지 못하고 그저 주변을 빙빙 도는 정환은 답답해 보일 정도입니다. 선우를 좋아하는 것 같아 마음 고생하던 정환은 이제 택이가 공개적으로 덕선이가 좋다고 하자 자신의 마음을 털어놓지도 못하고 안절부절 하기만 합니다.

 

덕선이와 단 둘이 공연을 보러간 날. 중학교 때부터 덕선이를 좋아했던 남자를 발견하고 화장실에서 소심한 복수를 하는 것이 전부인 정환. 친구들 말만 듣고 정환이 자신을 좋아한다고 확신하면서도 먼저 좋아한다는 말도 못하고 같이 있는 것만 생각하는 덕선은 다리 삔 연기에 몰두합니다.

 

그저 손 한 번 잡은 것만으로도 만족스러운 덕선 역시 사랑에는 무지한 존재였습니다. 주체적으로 누군가를 좋아하지 못하고 친구들의 이야기를 듣고 자신이 누군가를 좋아하게 되는 이런 수동적인 모습은 그 무엇도 할 수가 없지요. 답답한 정환이와 달리, 택이는 자신의 감정 표현에 적극적입니다.

 

덕선이 누군가 택이가 자신을 좋아하고 있다는 언질을 하지 않아 이 감정이 무엇인지 알지 못할 뿐 택이는 열심히 덕선에게 신호를 보내고 있었습니다. 누구 말도 듣지 않는 택이가 덕선이가 시키는 것은 뭐든 합니다. 바둑 공부를 할 때는 아버지도 접근하지 못하지만 덕선이만 달랐습니다.

 

일본으로 가기 전 비행기 시간에 쫓기는 상황임에도 아이스크림을 먹고 오는 덕선이를 발견하고는 살갑게 다가가는 택이는 모습은 사랑이 가득했습니다. 선물을 사오겠다는 택이에게 그저 기념품이나 달라는 덕선. 그런 덕선의 머리를 쓰다듬는 택이의 모습에서는 사랑의 감정이 강하게 다가왔습니다.

 

일본에서 준우승만 했던 경기를 우승으로 이끈 택이는 덕선에게 선물을 했습니다. 하지만 그저 작은 기념품들이나 유용하게 생각했던 덕선은 자신에게 준 커다란 항아리에 화를 내기만 했습니다. 아무 쓸모도 없어 보이는 그 항아리를 왜 자신에게 줬는지 모르겠다며 투덜대는 덕선이와 김치 담게 항아리 달라는 엄마나 비슷했습니다.

 

덕선이의 이런 무신경을 막아낸 것은 동생 노을이었습니다. 신문에 실린 우승 트로피가 바로 덕선이에게 준 항아리였으니 말이지요. 매년 우승을 하지 못하고 준우승에만 머물다 천하통일을 한 우승 트로피를 자신이 아닌 덕선에게 준 것은 택이가 자신의 모든 것을 줬다는 의미였습니다.

 

이 상황에서도 뭐가 뭔지 알지 못하는 덕선이의 남편 찾기는 더욱 미궁으로 흘러갈 수밖에 없습니다. 명쾌한 선우의 사랑 고백이나 참 순박하게 다가서는 정봉이처럼 하지 않는 한 덕선이의 진정한 사랑 찾기는 어려워 보이니 말입니다. 작가들은 처음부터 누가 덕선이 남편인지를 결정하고 이야기를 풀어가고 있겠지만 현재로서는 어떻게 될지 알 수 없게 이어지기만 합니다.

그 과정을 통해 더욱 흥미로운 재미를 느끼는 것은 사실이지만 어쩔 수 없이 드는 답답함 역시 응팔이기도 합니다. 정봉과 미옥의 사랑이 이제 본격적으로 시작되고 잘 나가던 보라와 선우가 한 번의 위기가 찾아올 것으로 보여 집니다. 여기에 택이 아버지와 선우 엄마의 관계 역시 운명처럼 다가서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응답하라 1988'의 사랑 이야기는 이제 시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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