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12. 22. 12:02

육룡이 나르샤 모두를 흥분하게 한 마지막 1분 박혁권의 미친 존재감

박혁권이 돌아왔습니다. 화장을 진하게 한 최악의 악당인 길태미가 아닌 쌍둥이인 길선미가 되어 돌아온 그는 출연 분량이 1분 남짓이지만 그 존재감만큼은 강렬했습니다. 새로운 인물들이 대거 등장하는 상황에서도 길선미가 반가운 이유는 길태미에 대한 그리움이 여전히 존재하기 때문일 겁니다. 

지난 주 하륜의 등장으로 새로운 변화를 시도한 '육룡이 나르샤'는 이번 주에는 조준까지 등장했습니다. 이들이 대단한 능력을 가진 존재라는 점에서 정도전만이 아닌 다양한 사람들이 지략 대결을 펼치게 되었다는 점에서 기대가 큽니다. 그동안 조선의 큰 그림을 그렸던 정도전에 이어 그것을 채워나갈 하륜과 조준이 가세하며 고려의 몰락은 시간문제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하륜의 등장은 화려했습니다. 모든 것이 준비되었고 이제 개혁만이 남은 상황에서 모든 것을 틀어버린 존재가 바로 하륜이었습니다. 그는 죽은 이인겸을 이용해 대비와 조민수와 이색까지 자신의 편으로 만들어 어린 창을 왕으로 추대하게 만들었습니다.

 

이성계와 정도전이 모든 것을 쥘 수 있는 상황에서 위기감을 느낀 조민수와 이색, 여기에 대비까지 가세해 친정체제를 구축하는 것은 당연했습니다. 이성계의 말대로 왕을 추대했다가는 완전하게 권력을 빼앗길 수도 있다는 위기감이 초례한 결과였습니다.

 

이런 판을 제대로 읽었던 하륜으로 인해 이성계와 정도전은 도당 회의에서 뒤통수를 맞고 말았습니다. 조민수가 어명을 읽는 순간 누군가 개입했음을 알게 되었으니 말입니다. 저자거리에서 아이들의 노래가 화근이 되었다고 하지만 이 역시 모두 하륜이 불안한 정세를 만들어 기존 세력들을 규합하기 위함이었습니다.

 

이인겸이 죽었다는 사실을 알고 뒤늦게 하륜을 찾아 나서기 시작했지만 이미 늦었습니다. 그렇게 하륜을 만나 그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완벽하게 꽤 뚫어 본 정도전은 곧바로 조준을 찾아 갑니다. 그가 오랜 시간 준비한 토지개혁을 이성계 장군과 함께 하기 위함이었습니다. 정도전이 꿈꾸는 세상 역시 토지개혁을 통해 백성들이 행복한 나라를 만드는 것이었다는 점에서 중요했습니다.

 

조준에게 문전박대를 당한 정도전은 분이의 도움으로 그와 독대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 자리에 모인 백성들을 통해 조준이 이룰 수 없다는 꿈을 함께 실현하자도 제안합니다. 그리고 그 힘이 되어줄 존재가 이성계라며 그를 소개하지만, 그 자리에서 조준은 자신에게 무릎을 꿇으라고 요구합니다.

 

고려 최고의 장수인 이성계에게 무릎을 꿇으라고 명하는 조준에게 화가 났던 그는 역시 대단한 존재였나 봅니다. 마음을 추스르고 다시 돌아가 조준에게 무릎을 꿇으라고 합니다. 과거 한 차례 자신이 무릎을 꿇어 형제의 예를 갖춘 적이 있지만 자신이 그를 베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자신에게 무릎을 꿇은 이는 무슨 일이 있어도 함께 한다는 이성계의 발언에 조준도 동의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사장하기에는 너무 아까운 그 거대한 자료들을 탐내는 이는 많았습니다. 정도전이 조준의 그 결과물에 큰 욕심을 냈듯, 하륜 역시 그것이 가지고 싶었습니다. 고려 말 귀족들의 모든 비리들이 담겨져 있는 그 책들은 하륜에게는 중요한 장사 밑천이 될 수밖에는 없으니 말입니다.

 

조 장군을 이용해 거액을 받은 하륜은 흑협을 대동하고 조준이 숨겨둔 자료를 찾아냅니다. 그 과정에서 이방지와 무휼이 충돌하고 거대한 대결 구도가 벌어진 사이 자료를 가지고 도망치던 자를 화살로 잡은 이방원은 그렇게 중요한 자료를 손에 넣을 듯했습니다.

 

지략가인 하륜은 이미 이런 상황들을 예측했고, 흑협을 이용해 이방원을 잡는데 성공합니다. 자료와 함께 이방원까지 잡아낸 하륜은 그의 관상을 보며 감탄합니다. 도저히 정도전과 함께 할 수 없는 상을 가진 이방원이 의아할 뿐이었습니다. 권력욕이 누구보다 강한 이방원이 정도전과는 맞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하륜의 이런 관상으로 인해 이방원의 최측근이 되고 왕이 된 것을 생각해보면 그 관상이 정확하게 맞은 셈입니다.

 

조준의 자료를 차지하기 위해 싸우는 과정에서 갑작스럽게 등장한 자객은 무휼을 힘으로 밀어내버렸습니다. 칼 솜씨가 조금 부족할 수는 있지만 힘에서만큼은 누구에게도 밀리지 않았던 무휼은 놀랄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리고 삼한제일검이 된 이방지와의 칼싸움에서도 크게 밀리지 않는 그는 바로 길태미의 쌍둥이 형인 길선미였습니다.

 

길선미는 바로 땅새를 최고의 무술가인 장삼봉에게 맡긴 인물입니다. 장삼봉에 의해 땅새는 최고의 검객이 되었고, 이성계에 의해 이방지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삼한제일검이라고 알려진 길태미까지 쓰러트리며 명실상부 최고의 검객이 되었습니다. 현재의 이방지를 만들어낸 인물인 길선미가 그렇게 등장했다는 사실은 흥미롭습니다.

 

이제는 대등한 검술을 나눌 수 있는 존재가 된 이방지와 길선미. 그리고 평생 이방지의 벽을 넘어서지 못한 최고수 무휼까지 최고들이 한 자리에 모이게 되었다는 것만으로도 흥분이 됩니다. 본격적으로 고려가 몰락해가기 시작하며 새로운 나라가 세워지는 과정은 여러모로 재미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그 새로운 국가를 만드는데 민초들인 분이와 이방지, 무휼 등이 함께 했다는 것도 이 드라마를 더욱 매력적으로 만들고 있습니다.

 

길태미가 이방지에게 무너지며 사라진 후 많은 이들은 아쉬워했습니다. 비록 천하의 악당이기는 하지만 박현권이 만들어낸 길태미라는 캐릭터는 시청자들의 관심을 사로잡기에 충분했기 때문입니다. 뛰어난 연기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길태미의 퇴장은 그래서 안타까웠습니다. 하지만 이미 박혁권을 위한 장치는 처음부터 존재했습니다. 바로 쌍둥이로 설정된 길선미로 인해 180도 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게 되었으니 말입니다.

여전히 박혁권이 연기한 길선미가 등장했음에도 화장을 짙게 하고 웃는 길태미가 떠오르는 것은 어쩔 수 없나 봅니다. 하지만 길선미가 전혀 다른 모습이라는 점에서 그가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벌써부터 기대됩니다. 길태미와 또 다른 길선미만의 매력은 이미 1분 정도의 분량만으로 충분했으니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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