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드라마가 말도 안 되는 전개로 비난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도 케이블 방송인 tvN의 '시그널'은 단 2회만의 방송으로 모든 것을 정의했습니다. 능력도 안 되는 작가의 한심한 이야기로 시청자들을 분노하게 만드는 한심한 드라마와 달리 '시그널'은 마치 잘 만들어진 한 편의 영화를 보는 듯한 착각을 보여줄 정도로 대단하게 다가옵니다.
15년 전의 사건은 이제 3일을 남겨두고 있습니다. 공소시효가 존재하는 현실 속에서 범인이 잡히지 않았어도 공소시효가 만료되면 범인은 자유의 몸이 됩니다. 어린 시절 해영을 혼란스럽고 힘들게 했던 친구의 납치와 살인. 그리고 목격. 자신이 알고 있는 목격담을 경찰에 알렸지만 좀처럼 받아들여지지 않는 상황 속에서 해영은 배터리도 없는 무전기를 통해 단서를 찾게 됩니다.
우여곡절 끝에 진범을 공소시효 20여분을 남기고 체포한 해영과 수현은 15년 동안 풀리지 않은 사건을 해결했다고 확신했습니다. 하지만 취조실에 들어선 진범 윤수아는 조금도 흔들리지도 않았습니다. 그저 몇 분만 지나면 자신은 무죄가 되는 상황을 알고 있었습니다.
아무리 압박을 해도 흔들리지 않는 진범에 대해 수현은 적극적으로 취조를 해나갔습니다. 안경과 DNA, 피 한 방울을 통해 모든 것을 증명할 수 있다는 수현의 발언에 잠시 진범은 흔들렸습니다. 하지만 그녀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강했습니다.
자신이 저지른 범죄에 대해 죄책감도 없는 그녀에게 이런 공격은 무의미했습니다. 해영까지 가세하며 공격을 해보지만 시간만 흘러갈 뿐이었습니다. 그 어떤 공격에서 흔들리지 않고 자신을 방어하던 진범은 12시가 지나자 아무렇지도 않은 척 밖으로 나가버렸습니다.
억울하게도 범인을 눈앞에 두고 놓쳐버리는 황당한 상황에서 그들은 마지막 히든카드를 쥐게 되었습니다. 그건 공소시효를 뒤틀 수 있는 주차증이 확인되었기 때문입니다. 12시 5분으로 기록되어 있는 그 주차증은 진범을 잡을 수 있는 이유가 되었습니다.
진범이라는 사실이 확인되고 나서도 범인을 놔줘야 하는 상황에서 극적인 반전은 통쾌했습니다. 하지만 그곳에 있었던 납치되어 살해당했던 윤정의 어머니에게는 분노할 일이었습니다. 진범이 다른 사건의 살인죄로 구속이 되었지만 윤정의 공소시효는 끝나 죄를 물을 수 없다는 사실에 분노할 수밖에 없었으니 말입니다.
이 사건으로 인해 공소시효는 2000년 이후 강력 범죄에 한 해 사라지는 결과를 낳았습니다. 하지만 과거의 사건은 소급 적용이 되지 않고 있는 현실에 대해 '시그널'은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사건은 해결되고 그들은 다시 일상으로 돌아갔지만 여론에 의해 경찰청에서는 '장기미제사건전담반'을 만들었습니다.
경찰들에게는 굴욕이자 치욕인 미제사건을 전담하는 팀은 같은 경찰들에게 눈치를 받을 수밖에 없는 존재입니다. 그저 외부의 시선 때문에 형식적으로 만들어진 그곳에는 악연으로 만나 15년 동안 풀지 못한 사건을 함께 해결한 수현과 해영이 함께 하게 되었습니다.
여전히 서로 악연만 있던 그들에게 주어진 첫 사건은 우리에게도 익숙한 '화성연쇄살인사건'을 의미하는 '경기 남부 연쇄살인사건'이었습니다. 경찰이라면 잊을 수 없는 가장 유명한 미제 사건을 풀어내라는 이 황당한 요구에 수현은 현실적인 문제로 황당해 하지만, 프로파일러로 참여한 해영은 적극적으로 이 사건에 집중합니다.
15년 전 사건을 해결할 수 있는 단초를 마련해주었던 재한과 무전기로 소통하게 됩니다. 사건이 해결된 후 마지막이라는 이야기와 함께 1989년의 자신을 설득해 달라는 말과 함께 총성 소리가 들렸습니다. 그렇게 한 동안 소통이 안 되던 무전기가 켜지며 해영과 재한은 다시 이야기를 하게 됩니다.
문제는 해영이 알고 있던 재한이 아니었습니다. 형사였던 그는 새내기 순경이었습니다. 그리고 그가 참여하고 있는 사건은 바로 현실에서 해영이 맡게 된 '경기 남부 연쇄살인사건'이었습니다. 이미 사실을 알고 있는 해영은 재한에게 7차와 8차 사건에 대한 정보를 알려줍니다.
신기하게도 재한은 말도 안 되는 정보가 사실이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7차 사건의 희생자가 발견된 장소를 완벽하게 알려주고, 아직 일어나지도 않는 8차 사건을 이야기한 해영으로 인해 이상한 놈 취급을 받은 재한은 실제 사건이 벌어졌다는 것을 확인하게 됩니다.
죽기 전 피해자를 발견한 재한으로 인해 8차 사건은 미수 사건으로 변했습니다. 과거의 사건이 해결되면 당연하게도 현재의 사건도 변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은 흥미롭게 다가왔습니다. 과거에 머물고 있는 재한이 사건을 어떻게 해결하느냐에 따라 현재의 결과가 완벽하게 바뀔 수도 있다는 사실은 이후 사건이 어떻게 이어질지 예고한다는 점에서 다음 이야기가 기대됩니다.
배터리가 없는 무전기를 통해 과거와 소통한다는 사실이 현실적이지 않지만 이런 드라마적 상상으로 이야기를 더욱 흥미롭게 이끈다는 점에서 반갑습니다. 김혜수와 이제훈, 조진웅이 뭉친 이 드라마는 겨우 2회를 방송한 것뿐이지만 이미 전설처럼 다가왔습니다.
뛰어난 연기력을 가진 이들로 인해 '시그널'은 더욱 사랑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2회 6%를 훌쩍 넘은 '시그널'은 열풍으로 다가왔던 '응팔' 종영의 아쉬움을 채워주고 있습니다. 장르 드라마가 소외받는 현실 속에서 대중적인 장르 드라마가 나왔다는 점에서도 반갑습니다.
최고의 제작진들과 탁월한 연기력을 갖춘 배우들이 하나가 된 '시그널'은 손에 땀을 쥐게 만드는 최고의 드라마입니다. 반전에 반전을 이어가면서도 시원한 결말을 내주는 이 드라마는 지상파 방송의 고구마만 먹을 줄 알지 사이다는 먹지 못하고 답답해하는 것과는 차원이 달랐습니다. '시그널'은 이제 두 번의 이야기만으로도 충분했습니다.
내용이 마음에 드신다면 공감을 꾸욱 눌러 주세요.
로그인 하지 않으셔도 공감은 가능합니다^^
'한국 드라마' 카테고리의 다른 글
치즈인더트랩 심장어택한 박해진 김고은의 취중키스 달달함이 반갑다 (0) | 2016.01.27 |
---|---|
치즈인더트랩 상상을 초월한 박해진을 향한 김고은의 기습키스 최고인 이유 (0) | 2016.01.26 |
시그널 사이다 100만개 쏜 첫 회, 한 편의 영화 같았던 이야기가 최고인 이유 (0) | 2016.01.23 |
박해진 유아인 유승호, 연 초부터 시청자 사로잡은 남자 배우 트로이카 열전 (0) | 2016.01.21 |
치즈인더트랩 심장 쫄깃하게 만드는 박해진과 김고은 달달 케미, 포텐 터졌다 (0) | 2016.01.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