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숙과 윤정수의 존재감은 방송을 하면 할수록 강렬해지고 있습니다. 가부장제 사회를 뒤집는 가모장을 앞세운 김숙의 존재감은 최강이었습니다. 이들 출연으로 폐지 위기에 있던 '님과 함께2-최고의 사랑'은 말 그대로 대박 프로그램이 되었습니다.
7%를 넘기면 진짜 결혼을 하겠다는 공헌으로 화제가 되기는 했지만, 결혼을 시켜야겠다는 의지가 모든 결론이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그 공약이 하나의 재미를 추가하기는 했지만, 전부라고 할 수 없을 정도로 재미있습니다. 쇼윈도 부부라는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이야기하는 솔직한 가상 부부의 삶이 시청자들을 매료시키고 있습니다.
설 특집을 즐기는 가장 효과적이고 재미있는 방식을 윤정수와 김숙 가상 부부는 보여주었습니다. 노골적으로 자신들의 가상 부부 연기를 평가하며 당당하게 쇼윈도 부부임을 앞세워 극단적인 재미를 끌어내는 이들은 진정한 개그맨들이 아닐 수 없습니다.
김숙과 윤정수 커플의 나들이는 그저 '님과 함께2'에 그치지 않다는 점이 그들의 존재감을 알 수 있게 합니다. 지난 8일에는 '비정상회담'이 둘이 함께 출연해 부부들에 대한 이야기를 진지하게 나누기도 했습니다. 가상 결혼 프로그램에서 이렇게 존재감 넘치는 캐릭터를 만들어낸 것은 기적과 같다는 점에서 대단하게 다가옵니다.
설을 맞아 지인들이 선물했다며 한복을 들고 윤정수의 집으로 들어선 김숙. 열심히 한복으로 갈아입는 김숙을 보고 서커스단을 보는 것 같다며 즉석에서 자연스럽게 꽁트를 만드는 이들 부부는 제대로 웃길 줄 아는 존재들이었습니다. 한복을 입다 즉석에서 서커스 팀이 되어 한판 즐거움을 선사한 이들의 삶은 보는 이들마저 행복하게 해줄 정도였습니다.
이들이야말로 진정한 뼈그맨이라는 사실을 '님과함께2'는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설에는 떡국이라며 김숙은 요리에 도전하지만 엉망이 된 떡국에 당황하는 윤정수. 그런 상황에서도 무조건 다 먹어야 한다는 김숙의 말에 고분고분 열심히 먹는 윤정수의 모습까지 참 잘 어울린다는 생각을 하게 했습니다.
가모장 김숙이 되어 "안 먹을 거면 당장 나가"라는 말에 캐리어를 들고 밖으로 나가는 윤정수의 꽁트까지 그들의 모습은 한 편의 잘 꾸며진 쇼를 보는 듯 흥겹기만 합니다. 윷놀이에서 이기면 발바닥으로 뺨을 맞기로 한 그들의 내기는 그 자체로 흥미로웠습니다. 윷놀이를 하는 이들이 점점 사라지는 현실 속에서 그들이 보여준 게임은 하고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흥겹게 다가왔습니다.
발바닥 모양의 장신구로 맞은 윤정수가 다시 불끈해서 재대결을 시작하는 상황도 재미있었지만, 오빠에게 세배를 한다며 절을 하고는 용돈을 달라는 김숙에게 저금통에서 500원을 꺼내 주는 윤정수의 센스는 기막혔습니다. 또 이런 상황을 아무렇지도 않게 재미있게 만드는 김숙의 에드리브 역시 최고였지요. "오빠 상황에서 500원은 최선이야"라며 유정수의 파산 상황을 재미로 만드는 김숙의 모습은 최고였습니다.
설을 맞아 이경규와 김수용, 김구라 김용만 등과 통화를 하며 또 다른 재미를 주었습니다. 윤정수는 귀찮아도 김숙은 좋아하는 후배라며 편애하는 이경규를 시작으로 측은하게 보고 애를 낳아주라는 김수용의 그들만이 소화가 가능한 농담까지 쉴 틈이 없었습니다.
이들의 가상 결혼과 관련해 김구라는 "누군가에 떠밀려 결혼해서는 안 된다"는 경험에서 나온 뼈저린 조언을 해주었습니다. 여기에 그들의 관계에 대해 "돈 때문"이라는 말은 서로가 알면서 하지 않았던 진심이기도 합니다. 윤정수는 김숙을 만나 새로운 삶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김숙과 가상결혼을 하기 시작하며 이미지 변신에 성공했고, 여러 프로그램에 출연하게 되었다는 점에서 대단한 일이 아닐 수 없지요. 김용만이 "어디 김숙 같은 애 또 없냐"는 말을 할 정도로 김숙의 '가모장'는 시청자들의 시원한 사이다 같은 역할을 해주었습니다.
김숙의 '가모장'이 사랑스러운 이유는 기존의 형식을 완벽하게 파괴했기 때문입니다. '가부장제' 사회를 살아왔던 우리에게 김숙의 행동은 낯설기만 합니다. 하지만 이런 낯선 모습을 아무렇지도 않은 듯 해내는 김숙으로 인해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진다는 점이 '님과 함께2'가 재미있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가부장제'를 역설적으로 공격하는 김숙의 '가모장'은 하나의 트랜드로 자리하기 시작했습니다. 츤데레와는 다르고, 걸크러쉬와 유사하면서도 보다 큰 차원의 존재감으로 다가오는 김숙의 '가모장'은 많은 이들을 행복하게 해주고 있습니다. 윤정수만이 아니라 시청자들마저 쥐락펴락하는 김숙의 똘끼는 그래서 반갑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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