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2. 17. 11:07

치즈인더트랩, 박해진과 서강준의 주먹다짐이 영곤 몰락만큼 통쾌했던 이유

정이와 인호가 한 밤 놀이터에서 주먹다짐을 했습니다. 오랜 시간 서로를 오해하고 그래서 응어리가 질 수밖에 없었던 그들의 다툼은 뒤늦게 터졌지만 반가웠습니다. 설이를 스토커하고 많은 이들에 악플을 해대던 오영곤이 철저하게 망가지고 무너지는 것만큼 속 시원했습니다.

영곤은 여전히 자신이 무슨 잘못을 했는지 깨닫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자신이 괴롭혔던 설이를 찾아가 형식적인 사과만 하면 이번 사건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자신이 누구를 상대해야만 하는지 그는 몰랐습니다. 감히 상상도 할 수 없을 정도로 강한 정이를 영곤은 상대도 할 수 없었으니 말입니다.

 

설이를 찾아와 사과를 하면서도 받아주지 않자 급변해서 협박을 하는 오영곤과 같은 존재는 세상에서 사라져야만 합니다. 실제 오영곤과 같은 존재들이 많습니다. 데이트 폭력이 한 두 사람의 문제도 아니고, 그것도 모자라 강력 범죄로 이어지기도 한다는 점에서 스토커는 결코 쉽게 생각할 수 없는 심각한 범죄이지요.

 

오영곤과 같은 심각한 존재를 잡아내는 것은 드라마처럼 쉽지 않습니다. 철저하게 상대를 파괴하고 몰락시키기에 최적화된 존재를 상대하는 것은 쉬운 게 아니니 말이지요. 그런 점에서 '치인트'에서 보여준 오영곤 응징하기는 속 시원하게 다가왔습니다.

자신의 잘못에 대해 반성하기보다는 여전히 돈으로 사람을 사고 그렇게 문제를 무마하려는 한심한 오영곤에게 마지막 일침을 가했습니다. 고기 사준다니 아무렇지도 않게 따라간 그들에게 보내진 문자들에게는 그동안 오영곤이 행했던 악행들이 그대로 있었습니다.

 

오영곤이 내뱉었던 수많은 악플들을 마주한 당사자들은 분개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고기 사준다니 따라와 고기를 먹다 오영곤이 자신을 향해 수많은 악플을 쏟아냈다는 것을 알고는 분노하는 그들의 모습이 한심하기는 했지만 그것도 현실이라는 점에서 씁쓸하기만 했습니다.


 

자신이 즐겨 사용했던 방식으로 공격을 당하고 몰락한 오영곤은 시청자들에게 속 시원한 사이다를 선물해주었습니다. 현실 속에서도 이런 오영곤 같은 악질적인 존재들을 응징할 수 있기에는 주변의 관심과 도움이 절실하다는 것만은 분명합니다. 그렇지 않다면 오영곤 같은 존재는 영원히 사회악으로 기생할 테니 말이지요.  

 

오늘은 작정하고 사이다를 준비한 듯합니다. 그동안 유정과 백인호 간의 관계, 그리고 유정과 홍설의 잦은 다툼까지 답답한 부분이 많았습니다. 속 시원하게 털어놓고 문제를 해결하면 좋겠지만 서로 오해를 통해 또 다른 오해만 만드는 과정은 보는 이들이 더 답답해질 정도였으니 말입니다.  

 

오영곤의 몰락과 관련해 유정이 개입되었다는 사실을 설이는 뒤늦게 알게 됩니다. 정이나 설이 모두 서로를 위한다고 직접 말하지 않은 채 그저 몰래 돕다 오해만 키워버렸다는 점에서 답답했습니다. 그저 솔직하게 상대에게 말하고 도움을 청하거나 받는 것이 가장 현명한 방법이겠지만 너무 서로를 위해주는 둘은 소름 돋을 정도로 닮아서 문제였습니다.

 

오해가 또 다른 오해를 만들고 그런 오해들로 인해 다투기만 하던 설은 더는 참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정이에게 찾아가 그동안의 이야기를 모두 털어놓습니다. 더는 품고 있어서는 안 되는 이야기들을 털어놓은 후 집으로 돌아온 설이. 이런 상황에서 여전히 엉망인 인하가 신상을 품에 안고 히히덕거리는 모습을 추궁해 이 모든 것이 정이가 꾸민 일이라는 사실을 알고는 그를 찾습니다.  

 

어린 시절부터 함께 지내고 형제가 될 수도 있었던 정이와 인호. 하지만 그들은 가족이 될 수 없었습니다. 서로 다른 생각 혹은 자신들의 생각을 제대로 전달하는 방법을 알지 못한 그들은 그렇게 오해를 만들었고 결국 돌이킬 수 없는 상황까지 오게 되었으니 말입니다.  

 

정이와 인호가 틀어지게 된 결정적인 이유는 어쩌면 정이 아버지로부터였는지도 모릅니다. 정이 아버지가 인호와 인하 남매를 거두게 된 이유는 그저 자신의 은사를 위한 선택이 아니었습니다. 정이가 정신적 장애를 가지고 있고, 그런 정이를 위해서는 옆에서 수시로 감시해야 할 존재가 필요했습니다.

 

정이를 자연스럽게 관찰하며 그가 엇나가지 못하도록 해줄 인물로 그의 아버지는 인호와 인하를 선택했습니다. 마치 친자식들처럼 그들을 거두고 칭찬하고 아꼈지만 그 모든 것은 오직 정이를 위한 선택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런 아버지의 맹목적인 사랑은 결국 모든 것이 뒤틀리게 만들었습니다.

 

오해는 수많은 오해들을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정이에게 접근하는 친구를 말리는 과정에서 인호는 마음에도 없는 소리를 했습니다. 돈 많은 정이에게 접근하는 수많은 이들을 떨쳐내기 위해 과격하게 했던 발언들은 결국 인호의 진심과 무관하게 모든 것을 엉망으로 만드는 이유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인호가 좋아하는 피아니스트에게 그를 위해 사인까지 받은 정이는 우연하게 들은 이야기로 인해 모든 것이 무너지고 말았습니다. 피를 나눈 형제는 아니지만 누구보다 믿었던 인호가 자신이 없는 곳에서 자신을 비하하는 모습을 우연하게 목격했기 때문입니다.

 

그날 이후로 모든 것이 뒤틀리기 시작했습니다. 세상에 믿을 사람 없다는 정이의 분노는 가장 가까운 사람들에 대한 배신감으로 시작되었습니다. 직접적으로 인호를 폭행하거나 하지는 않았지만 정이는 충분히 그럴 수도 있는 상황들을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손이 무엇보다 중요한 피아니스트인 인호가 손을 다치는 상황을 방치하면서 이들은 돌이킬 수 없는 상황에 접어들었습니다.

 

인호는 그저 정이 때문에 이 모든 것이 시작되었다고 하지만, 인호 역시 그의 잘못된 대화법으로 인해 시작되었음을 모르고 있습니다. 그의 잘못된 행동은 결국 경쟁자인 피아노 전공자를 분노하게 만들었습니다. 정이 아버지에 후원을 받으며 피아니스트를 꿈꾸었던 그는 자신이 위기를 맞은 것은 인호 때문이라고 확신했습니다. 그가 보인 거친 행동과 말들이 모든 것을 망치게 만든 이유라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정이는 설이에게 이 모든 것을 고백했습니다. 누구에게도 하지 않았던 고민들을 털어놓으며 둘은 더욱 가까워졌습니다. 그런 그들을 멀리서 지켜보기만 하는 인호는 서러워질 수밖에 없습니다. 설이가 좋아서 용기 내어 정이와 주먹다짐까지 하게 되었지만, 결국 인호에게 돌아오는 것은 없었으니 말입니다.

 

사회악인 스토커 오영곤은 철저하게 몰락했습니다. 잔인한 범죄자가 될 수밖에 없는 이 악랄한 존재가 자신이 했던 방식으로 몰락한 것은 반갑기까지 했습니다. 오영곤의 몰락만큼 통쾌했던 것은 바로 정이와 인호의 주먹다짐이었습니다. 답답하게 감추고만 있던 본심을 털어놓았으니 말입니다. 그렇게 서로의 악감정을 털어놓아야 새롭게 시작할 수도 있으니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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