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3. 2. 08:33

치즈인더트랩 결말, 주인공 박해진 마지막까지 능욕했던 치인트 비난은 당연

혹시나 했던 기대는 역시로 바뀌었습니다. 15회 홍설이 교통사고가 난 후 뭔가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해봤지만 이윤정 피디의 관심은 다른 곳에 있었음이 변하지 않았습니다. 누구도 박해진을 위한 드라마를 해달라고 요구하지는 않았습니다.

최소한 주인공으로서 가치를 부여해주고 받아야 한다는 것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그럼에도 주인공인 박해진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타임워프라는 이야기가 사실이었습니다. 자신 때문에 설이가 다쳤다고 생각한 정이는 외국으로 떠났고, 그렇게 3년이 지난 후 스쳐지나가는 정이와 설이의 모습으로 끝났습니다.

 

점을 찍은 것도 아니고 대단하게 많은 인파가 있었던 것도 아닌데 둘이 스쳐지나가며 알아차리지도 못했다는 것은 당혹스럽기만 합니다. 누구의 배웅도 받지 못하고 홀로 떠나버린 정이. 그렇게 3년이라는 세월이 지나는 동안 정이는 그렇게 화면에서 완전히 사라져 있을 뿐이었습니다.

 

논란이 있기 전 이미 완성이 된 마지막 회라며 편견 없이 봐달라고 했던 패기가 무엇을 위한 것인지 알 수가 없습니다. 설이를 밀어 교통사고를 낸 인하는 정신병원에 감금되었습니다. 그렇게 격리가 된 인하는 결국 시간이 흐른 후 그녀가 장난감처럼 가지고 놀던 하재우의 연인이 됩니다.


 

이윤정 피디가 심혈을 기울여 관심을 보였던 백인호는 역경을 이겨내고 다시 피아노 공부를 시작합니다. 학교에 들어가 꿈을 키우게 됩니다. 정이는 멀리 보내버리고 남겨진 사람들의 이야기로 마지막 회 분량을 채우는 '치인트'는 역시 처음부터 유정이를 도태시키기 위한 드라마였나 봅니다.

 

자신을 죽을 위기에 처하게 만들었던 인하를 설이는 쉽게 용서해줍니다. 살인미수를 받았음에도 합의로 풀려난 인하의 모습을 보면서 씁쓸해 하는 시청자들은 많았을 겁니다. 마지막 순간까지도 막무가내 누나를 보호하고 챙기기에 여념이 없는 백인호의 모습은 이 피디가 얼마나 이 캐릭터를 아껴왔는지가 잘 드러나 있습니다.

 

지치고 피곤해서 모든 것을 정리하고 일상으로 돌아가고 싶어 합의를 해주었다는 설이의 표현이나 고맙다는 말로 정리하는 인호. 둘이 앉아서 마지막까지 '피아노 콩쿨' 이야기를 하는 대목에서는 당혹스럽기까지 했다. 정이는 회사도 그만두고 아버지를 떠났습니다. 그렇게 드라마 속에서 사라진 정이는 끝내 그 어떤 존재감도 보이지 못한 채 사라졌습니다.  

 

은택이는 모델로 성공하고 장보라는 자신의 아버지가 내준 가게를 운영하며 세상 어려움 없이 살아갑니다. 설이 역시 세상에서 가장 어렵다는 평범한 직장 생활을 하며 살아갑니다. 그들에게는 일상의 지친 모습은 보이지 않고 그렇게 그들은 무난하게 세상을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치인트'는 과연 무엇을 이야기하고 싶었는지 모르겠습니다. 등장인물들의 성장을 보여주고 있다고 보기에는 너무 개연성이 낮습니다. 작가의 어설픈 욕망이 모든 것을 망쳤기 때문입니다. 서강준을 보다 강렬한 존재로 만들기 위해 무리하게 밀어붙인 결과 모든 밸런스가 무너져버렸으니 말입니다.

 

'백인호 칸타빌레'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그들의 삶은 행복 그 자체였습니다. 정신병원에서 나와 자신을 끔찍하게 생각해주는 남자와 연애를 하며 아무렇지도 않게 살아가는 인하. 피아노 알바를 하는 인호 역시 세상 걱정 없이 평온하기만 합니다. 깡패들과의 문제도 모두 해결해주었고, 손도 정상이 되었으니 더 바랄 것 없는 삶이 되었습니다.  

 

사고를 낸 인하의 동생 인호에게는 한없이 너그러운 설이 부모가 정작 정이에게는 차갑게 대하는 것도 황당합니다. 설이 남친이니 보다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겠지만 앞뒤가 바뀐 듯한 설이 부모의 행동마저 당혹스럽습니다. 인호는 무슨 짓을 해도 사랑스럽지만 정이는 그럴 수 없다는 이 피디의 의중이 강렬하게 자리 잡고 있으니 말입니다.

결국 어설픈 결말로 유정은 철저하게 '치인트'를 위한 볼모로 잡힌 듯한 모습입니다. 서강준은 '치인트'를 통해 새로운 매력을 시청자들에게 선사했습니다. 철저하게 서강준을 위한 드라마로 위치를 공고하게 했습니다. 무슨 일이 있어도 서강준은 잘 되어야 한다는 의지가 드라마에 강렬하게 자리하고 있으니 말입니다.  

 

박해진은 초반 시청자들을 끌어 모으기 위한 미끼 정도로 사용된 것이 전부였습니다. 극의 흐름은 철저하게 서강준을 위한 '치인트'가 되었고, 결국 그는 그렇게 팽 당한 채 어설픈 그 무엇도 아닌 결말의 주인공이 되어버렸습니다. 주인공이 주인공으로 대접받지 못한 채 엉망으로 망가져버린 '치인트'를 구하기 위해 중국을 오가는 박해진은 무슨 죄인지 알 수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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