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3. 3. 08:09

태양의 후예 송중기 마력, 주인공 제대로 살리는 작가의 힘

주인공을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지 '태양의 후예'는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일부에서는 손발이 오글거린다는 말도 하지만 사랑하는 사람들의 대화는 옅에서 들으면 다 오글거리고는 합니다. 물론 김은숙 작가의 대화 자체가 그런 경향이 있기는 합니다.

오글거린다면서도 빠져들 수밖에 없는 것이 또 김은숙 작가의 힘이기도 합니다. 8개월 전 마치 폭풍처럼 몰려와 사랑을 했던 유시진과 강모연은 거짓말처럼 남남이 되었습니다. 자신을 숨기는 시진이 싫었던 모연은 이별을 선택했고, 그런 모연의 선택에 시진은 너무나 쿨하게 이별을 받아들였습니다.

 

8개월이라는 시간 동안 모연은 TV 출연으로 스타가 되어 있었습니다. 병원 내에서도 VIP 병동을 책임지는 특별한 존재가 되었고, 그렇게 승승장구하던 그녀는 병원 이사장의 호출까지 받습니다. 혹시나 하는 마음까지 먹었던 모연은 한심한 병원 이사장의 행동에 분노를 표했고, 그렇게 그녀는 승승장구하던 자신과 달리 우르크로 밀려나는 신세가 되었습니다.

 

원하지 않은 의료 봉사를 하게 된 모연은 분노했지만 그곳에서 자신들을 마중나온 한국 부대원의 리더가 바로 시진이라는 사실을 알고 기절할 뻔 했습니다. 헬기를 타고 떠났던 그 남자가 더 큰 수송 헬기를 타고 내려 자신의 곁을 스쳐가는 순간 정신을 잃을 정도였습니다.

 

 

애써 외면하던 시진은 모연이 현지 아이들과 만나 먹을 것을 주자 제지하고 나섰습니다. 모든 아이들에게 똑같이 음식을 주지 못하면 그런 어설픈 행동을 해서는 안 된다는 의미였습니다. 그런 다툼 끝 모연은 지뢰를 밟게 되고 이를 도와주기 위해 나선 시진은 자신이 밟고 있을 테니 숙소로 돌아가라 합니다. 이 과정에서 다시 작은 다툼이 일고 쓰러진 둘.

 

지뢰가 터질 것 같았지만 조용한 상황에서 시진은 자신의 위에 있던 모연에게 "잘 지냈어요?"라고 안부를 전합니다. 장난 뒤 슬쩍 내민 본심은 여심을 녹이기에 충분했습니다. 물론 시진의 장난에 모연이 정말 화가 나기는 했지만 그 일 이후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했으니 말이지요.

 

인터넷 사용이 급한 모연은 무기 밀매를 하던 죽음의 상인을 제압하고 현지 경찰에게 인계한 후 보고를 하기 위해 시내로 가는 시진과 동승합니다. 시내로 가던 중 멀리 아름다운 바다를 보면서 행복해 하는 모연을 잊지 않은 시진은 임무를 마치고 돌아가는 길에 그녀를 위한 항해를 합니다.  

 

너무나 맑은 바다를 가로질러 작은 공간에 녹슨 배가 올려 져 있는 그곳은 아름답기까지 했습니다. 그곳에서 작은 조약돌을 모연에게 주며 이 돌을 가지고 있으면 다시 돌아온다는 전설이 있다는 이야기를 전합니다. 이는 이들이 다시 이곳으로 돌아올 것이라는 강렬한 예고이기도 했습니다.

 

다시 달달해질 것 같던 이들이 충돌하게 된 것은 사명감과 속물 사이였습니다. 수술실의 섹시한 모연은 사라지고 방송에 나와 얼굴을 파는 의사가 된 그녀의 모습에 시진과 모연은 다툴 수밖에 없었습니다.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이곳에 오게 된 모연은 조만간 돌아갈 것이라는 말을 했습니다. 많이 달라진 모연의 모습에 아쉬움을 토로했던 이들의 관계는 다시 한 번 큰 파도를 만나게 됩니다.

 

VIP 환자가 급하게 그곳으로 향하고 있었고, 당장 수술을 하지 않으면 죽을 수도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하지만 아랍의장의 몸에 아랍인이 아닌 사람이 손을 댈 수 없다며 총을 겨누는 경호원들. 그대로 놔두면 20분 안에 죽을 수도 있는 상황에서 한국 부대 측에서는 책임 소재를 의사에게 두고 참견하지 말라고 명령합니다.  

 

시진은 이 상황에서 모연에게 다시 이야기를 합니다. 이 사람 정말 살릴 수 있느냐고 말이지요. 살릴 수 있다는 말에 시진은 총을 꺼내 경계를 하며 모연에게 "그럼 살려"라고 툭 던지는 그의 모습은 매력 만점이었습니다. 이렇게 멋있어도 되나 싶을 정도로 강렬했습니다.

 

'태양의 후예'는 단 3회 만에 23%가 넘는 시청률을 기록했습니다. 송중기 송혜교 커플과 김은숙 작가라는 매력이 제대로 통하며 다시 한 번 신드롬이 일기 시작했습니다. 중국에서도 이미 신드롬이 일 정도입니다. 웨이보에서 검색 순위 1~3위가 모두 '태양의 후예'일 정도로 중국에서 인기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입니다.

 

주인공을 제대로 살리는 것이 어떤 것인지를 김은숙 작가는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주인공인 송중기를 어떻게 활용하는 것이 좋은지 '태양의 후예'에서 잘 보여주니 말입니다. 왜 작가를 잘 만나야 하는지 이 드라마는 잘 보여줍니다. '치인트'의 박해진은 주인공이지만 조연으로 전락해버린 것과 너무 비교가 되고 있으니 말입니다.  

 

군대 용어인 '다나까'가 유행어가 될 조짐을 보일 정도로 이미 송중기 열풍은 강렬하게 일고 있습니다. '치인트'가 제대로 마무리만 되었다면 박해진 열풍에 '치인트'까지 무한 회자되며 큰 사랑을 받았을 텐데 안타깝기 그지없습니다. 너덜해진 드라마로 인해 모두가 피해자가 되고 말았으니 말입니다.

 

대화들이 조금 오글거릴 수도 있어 보이지만 확실한 것은 마법과 같은 김은숙 작가의 능력에 모두 환호하고 있는 중입니다. 송중기와 송혜교의 만남이 이렇게 매력적이고 아름답게 그려질 것이라 상상도 못했지만 옳았습니다. 장교와 여의사의 사랑을 이렇게 아름답고 매력적으로 담아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할 정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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