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3. 8. 10:13

육룡이 나르샤 섬뜩한 이방원 유아인의 각성, 연기의 신이 강령했다

이방원의 왕자의 난이 시작되려 합니다. 자신의 호위무사인 조영규가 잔인하게 살해된 후 더는 미룰 수 없게 된 분노는 정변으로 이어지게 되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보여준 유아인의 연기력은 가히 신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엄청난 모습으로 다가왔습니다.

유아인이 아니라면 이렇게 매력적이면서도 잔인한 이방원을 만들어낼 수는 없었기 때문입니다. 이방원이 왜 수많은 이들이 열광하는지 그 이유를 '육룡이 나르샤'는 잘 보여주고 있다. 김명민과 대립 관계를 구축하며 극적인 분위기로 이어지는 상황은 그 자체로 매력적이기만 합니다.

 

45회의 핵심은 이방원의 심복인 조영규의 죽음이었습니다. 평생을 함께 했던 호위무사이기도 했던 조영규는 이방원에게는 없어서는 안 되는 인물이었습니다. 그런 그가 중요한 무기고를 지키다 숨지는 사건은 모든 것을 뒤집게 만들었습니다. 어떤 결정도 하지 못한 채 혼란스러웠던 이방원은 조영규의 죽음으로 결심을 하게 되었습니다.

 

정도전이 오랜 시간 준비했던 요동 정벌에 대해 이성계도 동의했습니다. 평생을 전장에서 살아왔던 이성계로서는 요동 땅을 되찾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는지도 모릅니다. 늙은 나이이지만 여전히 전장에서 전투를 하는 것을 원하는 이성계에게 정도전의 요동 정벌은 과거의 회군을 만회할 이유도 될 수 있으니 말입니다.


 

모두가 요동 정벌은 사병을 혁파하기 위한 허패라고 생각해 왔습니다. 하지만 명나라의 상황이 변하기 시작하면서 이는 허패가 아닌 진패가 될 수밖에 없어 보였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이방원은 모두가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자신을 무너트리고 정도전이 생각한 새로운 조선을 구축해가는 그에게 이방원은 보약을 선물합니다.

 

놀라운 지략으로 자신을 어린애로 만들어버린 정도전에 대한 존경심과 함께 열패감의 결과였습니다. 그가 보여준 행동은 그것으로 끝나지 않았습니다. 세자인 동생 방석에게 최고급 벼루를 선물하고 환담을 나누는 이방원의 모습은 많은 이들이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그대로 있다가는 모두가 죽을 수도 있는 상황에서 적일 수밖에 없는 정도전과 세자에게 그런 행동을 하는 이방원은 이해하기 어려웠습니다. 하지만 조영규는 알고 있었습니다. 이방원이 12살일 때도 이와 비슷한 행동을 했던 적이 있었으니 말이지요.  

 

자신을 굴욕 시키고 절망을 맛보게 했던 성균관 악당 3인방에게 복수를 했던 이방원. 방원은 그렇게 복수를 하기 전에 선물을 사갔던 적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뒤 방원은 잔인하게 그 3인방을 죽였습니다. 그때도 지금처럼 불안이 그를 지배했고, 세수를 하고 죽일 대상을 찾아가는 등의 행동은 결국 이방원의 버릇이었습니다.

 

뭔지 모를 불안감은 결국 정도전과 세자를 죽여야 한다는 결심으로 이어지게 되었습니다. 이방원의 부인인 민다경에 의해 무기는 숨겨졌습니다. 정도전의 행동을 간파하고 몰래 숨긴 무기가 결국 '왕자의 난'으로 이어지는 이유가 되었다는 점에서 이 모든 것은 이방원의 선택을 할 수 있게 도운 부인 민다경의 선택이었을지도 모릅니다.

 

반촌에 숨겨두었던 무기를 확인하기 위해 그곳으로 향한 영규는 어린 아이의 등장에 당황했습니다. 고려의 마지막 왕이 공양왕의 연인이었던 척사광과 아들인 은호와 반촌으로 들어왔던 것은 살기 위함이었지만 그 선택이 곧 잔인한 죽음으로 이어지게 되었습니다.  

 

아이를 찾기 위해 그곳에 들어선 척사광은 은호를 발견했고 칼을 든 조영규를 본 후 본능적으로 칼을 들었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싸우는 과정에서 은호는 영규의 칼에 맞고, 영규는 척사광의 칼에 맞아 쓰러지게 됩니다. 뒤늦게 무기고로 돌아온 무휼은 피를 흘리고 쓰러진 영규를 발견하게 됩니다. 죽어가는 와중에도 문을 닫으라는 조영규는 철저하게 이방원의 남자였습니다.

 

온 몸에 피를 묻히고 등장한 무휼에 놀란 이방원은 이미 죽은 조영규와 마주합니다. 그리고 조영규를 보고 서럽게 우는 이방원의 모습은 안쓰럽게 다가올 정도였습니다. 자신의 인생을 함께 해왔던 그리고 누구보다 충성스러웠던 영규의 죽음은 이방원에게 각성을 일으키게 했습니다.

 

더는 두려움도 미안함도 존재하지 않는 이방원은 그렇게 조영규의 죽음과 함께 괴물이 되어버렸습니다. 어차피 멈추면 죽을 수밖에 없는 운명. 앞서 자신들의 적을 제거하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다고 확신한 이방원은 무휼에게 "아무래도 정도전과 세자를 죽여야겠다"고 이야기하는 장면은 압권이었습니다.  

 

멍한 듯한 표정 속에서 섬뜩한 결심을 하는 이방원은 유아인이 아니라면 불가능한 연기였다는 점에서 그의 존재감은 강렬했습니다. 정통 사극이 아니라는 점에서 이견들이 있을 수는 있지만 큰 역사적 줄기를 범하지 않은 상황에서 유아인이 연기하는 이방원의 존재감은 더욱 강렬해지고 있습니다.

 

유아인이 아니라면 이방원이라는 존재를 이렇게 매력적으로 만들 수는 없었습니다. 그런 점에서 유아인의 존재감은 최고입니다. 마치 연기의 신이 유아인에게 강림이라도 한 듯 신들린 연기를 하는 유아인으로 인해 '육룡이 나르샤'는 마지막까지 필견의 드라마가 될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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