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3. 21. 07:44

1박2일 하얼빈 특집 안중근 의사 발자취, 역대급 레전드 특집인 이유

안중근 의상의 발자취를 담은 '1박2일-하얼빈 특집'은 예능 역대급 레전드로 기록될 듯합니다. 이렇게 멋진 역사 수업은 이제는 학교에서도 찾을 수 없을 정도이기 때문입니다. 방송에서도 나왔지만 학교에서 배우는 역사 교과서에 안중근 의사의 의거 내용은 단 세 줄이 전부였습니다. 

 

역사 교과서마저 엉망이 되어버린 현실 속에서 '1박2일'에서 다룬 이번 특집은 그 어떤 교과서보다 더 좋은 양질의 역사서였습니다. 역사를 모르는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고 합니다. 그런걸 보면 우리 사회는 미래가 없는 민족을 만들기 위해 움직이는 것 같아 경악스럽기까지 합니다.

 

엄청난 추위로 유명한 하얼빈. 그곳으로 여행을 간 '1박2일'은 그저 그 겨울을 즐기기 위한 여정 정도로 인식되었습니다. 말도 안 되는 추위 속에서 그들의 모습은 그저 웃음 정도로 치부되었던 것도 사실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런 전주의 이야기와 달리, 이번 주 그들이 담은 여정은 첫 날의 모습과는 전혀 달랐습니다.

 

'1박2일'의 공식 '바보'인 김종민은 최소한 하얼빈에서는 천재나 다름없었습니다. 사전에 공부를 많이 해왔는지 안중근 의사의 나이와 어렸을 적 이름 등 모르는 것이 없을 정도로 많았기 때문입니다. 제작진들마저 놀랄 정도로 안중근 의사에 대한 지식을 겸비한 김종민으로 인해 더욱 흥미로운 역사 기행이 될 수 있었습니다.

 


 

'1박2일'의 역사 기행은 안중근 의사가 하얼빈이 도착한 후 여정을 함께 하는 것이었습니다. 동료와 함께 이토 히로부미를 어떻게 격살을 할 것인지 의논을 했던 조린 공원에는 하얼빈 시가 추진해 건립한 안중근 의사를 기리는 동상이 있었습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손가락 마디가 짤린 안중근 의사의 손도장이 선명한 그 동상을 보는 순간 울컥하는 것은 당연했을 듯합니다. 우리의 독립투사가 국내에 안장되지도 못한 채 그 낯선 곳에서 동상으로 자리하고 있다는 생각 때문이었습니다. 조린 공원을 나와 바로 길 건너에 있는 사진관에서 동료들과 마지막 사진을 찍었다는 안중근 의사.

 

제작진이 이야기해준 만일 내가 사흘 뒤에 죽는다면 무엇을 할 것인가 라는 질문에 안중근은 명료한 대답을 했습니다. 그는 우선 머리부터 깔끔하게 깎고 좋은 옷을 사 입은 후 오직 이토 히로부미 격살에만 모든 것을 집중했습니다. 하얼빈에 도착한 후 묵었던(이제는 사라진 공간) 장소에서 동료들과 '장부가'를 부르며 결의를 다졌다고 합니다.  

 

당시 조혼 풍속처럼 일찍 결혼해 아이들이 둘 이나 있던 그는 아이들보다는 대한 독립을 우선시했습니다. 독립된 나라를 위해 스스로 모든 것을 내려놓은 안중근 의사는 그렇게 10월 26일 아침 하얼빈 역으로 향했습니다. 첫 격살 시도는 하얼빈이 아닌 열차를 갈아타야만 하는 채가구를 1차 장소로 선택했다고 합니다.

 

채가구에서 성공하지 못하며 최종 목적지인 하얼빈에서 격살을 하겠다는 계획은 그렇게 흘러갔습니다. 작은 역에 낯선 조선인이 있다는 첩보를 접하고 숨어 있던 지하실 문을 잠가버려 이토 히로부미 격살에 실패한 독립투사들. 이토가 어떤 인물인지 사진조차 구할 수 없어 누군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안중근 의사는 신중하게 주인공을 가려냈고, 세 발의 총성으로 이토 히로부미를 격살하는데 성공했습니다.

 

개인의 안위가 아닌 아시아 평화를 위해 전쟁을 도모하고 이끌었던 이토 히로부미를 격살하는 것은 당연한 행위였습니다. 당당하게 현장에서 붙잡힌 채 그가 향한 뤼순 감옥에서 보인 행보 역시 '1박2일'은 놓치지 않았습니다. 형식적이기는 하지만 재판을 보기 위해 수많은 이들이 찾았고, 그곳에서 안중근 의사는 자신이 이토 히로부미를 격살해야만 했던 이유를 이야기했던 과정은 대단했습니다.  

 

단순한 대한 독립을 위한 행위가 아니라 전 세계 언론들이 크게 다룰 정도로 당시 '제국주의' 사회에서 그 정점을 향해가고 있던 일본의 이토 히로부미의 격살은 그만큼 놀라운 소식이었습니다. 뤼순 감옥에서 일화는 더욱 대단했습니다. 일본 장교들까지 안중근 의사에 감복해 그가 사형 선고가 내려지자 벽에 머리를 박으며 울분을 토했다는 이야기는 쉽게 상상하기 어려운 모습이니 말입니다.

 

안중근 의사를 위해 일본으로 돌아간 후 수십 년 동안 안 의사를 추모하며 살았다는 그 이야기는 우리를 더욱 숙연하게 했습니다. 우린 고작 역사 교과서 세 줄로 요약되어 있었으니 말입니다. 안중근 의사의 어머니가 보낸 편지는 유명합니다. 죽음을 피하지 말고 당당하게 죽으라는 어머니의 마음이 무엇인지 모두 알 겁니다. 자신보다 먼저 가는 아들에게 그렇게 모진 말을 할 정도로 대한 독립은 간절했습니다.

 

아들을 먼저 보내고 독립 운동의 상징적인 인물이 되었던 안중근 의사의 어머니 조 마리아 여사의 그 기개는 독립투사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를 잘 보여주는 대목이었습니다. 사형 집행 후 안중근 의사를 몰래 묻어버린 일본. 그 유해를 찾기 위해서는 남과 북이 합의를 해야만 합니다. 하지만 아직까지 유해 발굴에 나서지 못하는 사이 그 주변은 모두 아파트가 지어지고 있었습니다.  

 

107년 전 안중근 의사는 대한 독립과 아시아 평화를 위해 30살이라는 젊은 나이에 자신의 모든 것을 걸었습니다. 하지만 현재 우리의 모습은 끔찍하기만 합니다. 군비 경쟁은 다시 시작되었고 오직 전쟁에만 집착하는 모습이 100여 년 전과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입니다. 방송이 끝난 후 뮤직 비디오 두 편이 'Hero'와 '지켜줄게'였다는 사실이 소름 돋을 정도였습니다.

 

'1박2일 하얼빈 특집'은 분명 역대급 레전드로 남겨질 겁니다. 안중근 의사의 발자취를 따라가며 우리가 잊고 있었던 우리의 역사를 다시 확인해볼 수 있도록 해준 이 특집은 전국의 모든 학교에서 학습 자료로 사용해야만 할 정도로 뛰어났습니다. 그만큼 우리 역사 교육이 문제가 많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는 말이 더욱 강렬하게 다가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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