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5. 4. 12:13

또 오해영 서현진 모두를 경악하게 한 진짜 로코퀸이 돌아왔다

로코의 흥행을 이끌어왔던 수많은 로코퀸들이 있어왔습니다. 그녀들의 맹활약은 당연히 드라마에 대한 가치도 크게 높이기도 했습니다. 이런 로코퀸들의 계보를 이을 수 있는 인물이 등장했습니다. 바로 서현진이 그 차세대 로코퀸이 될 수밖에 없음을 '또 오해영'에서 확실하게 보여주었습니다.

 

지난 3일 첫 방송을 시작한 tvN의 월화 드라마인 '또 오해영'은 솔직히 큰 기대를 하지 않았습니다. 워낙 배신감이 컸던 시간대라는 점에서 이번에도 기대하기는 어려웠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달랐습니다. 진짜가 왔다고 생각해도 좋을 정도로 이번에는 달랐으니 말입니다.

 

결혼 하루를 앞두고 깨진 해영. 갑자기 밥 먹는 게 보기 싫어졌다는 남자 앞에서 그녀는 자신이 헤어지자고 했다고 이야기해달라는 말만 할 뿐이었습니다. 그렇게 결혼 포기를 선언한 후 그녀의 인생이 꼬이기 시작했습니다. 남자 주인공인 도경 역시 흥미롭습니다.

 

영화 음향을 만드는 전문가인 그는 까칠합니다. 그도 아픔을 가지고 살아가고 있는 인물이었습니다. 공교롭게도 해영과 마찬가지로 결혼과 관련된 문제였습니다. 해영은 결혼 전날 헤어졌지만, 도경은 결혼식 날 사라진 여친으로 인해 모든 것이 망가지고 말았습니다.  

 

 

 

결혼식 날 연락도 없이 사라진 그녀는 파리에 있었습니다. 행복한 모습으로 이제는 행복해 질 수 있겠다는 말은 도경의 마음에 큰 상처를 내고 말았습니다. 그런 그에게 절친인 변호사 진상의 부추김은 해서는 안 되는 행동을 만들고 말았습니다. 잘못된 정보로 인해 자신을 떠난 해영이 그 해영이라고 착각하고 건실한 사업가인 태진을 몰락하게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결국 해영의 결혼을 막은 것이 도경이었고, 그런 도경이 꿈은 아닌데 지속적으로 자신의 앞에 등장하는 여성이 그 해영이라는 사실에 놀랍니다. 갑작스럽게 바로 앞에 나타날 미래를 보게 된 도경에게 반복적으로 해영이 등장합니다. 처음에는 누구인지 몰랐지만 친구의 소개로 우연하게 마주친 그녀가 바로 자신이 봐왔던 인물이라는 사실이 당황스러웠습니다.

 

죄책감을 느낄 수밖에 없는 도경과 자신이 그로 인해 결혼을 하지 못했다는 것을 모른 채 얽히기 시작하는 관계도 흥미로웠습니다. 자신의 운명을 뒤바꿔버린 도경. 그런 도경이 착각한 오해영은 해영도 알고 있는 인물이었습니다. 학창시절 자신과 비교가 되어왔던 예쁜 오해영.  

 

얼굴도 몸도, 공부도 잘하고 집안도 좋은데 마음도 착한 완벽한 오해영과 이름이 동일하다는 점에서 피해를 봐야만 했던 그냥 오해영은 힘든 시절을 보내야 했습니다. 짓눌린 학창 시절을 보낸 후 행복한 삶을 사는 듯했던 해영에게 다시 예쁜 오해영은 태클을 걸기 시작했습니다.

 

1, 2회 방송에서 보여준 '또 오해영'은 제대로 된 로코의 전형을 보여주었습니다. 독특한 직업군도 흥미로웠지만, 이보다 더 재미있었던 것은 기묘한 재미와 함께 모두가 웃을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매끄럽게 이어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 방송에서 해영과 그 어머니가 보여준 장면은 어쩌면 로코 역사상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이 될 듯합니다.

 

결혼식 전날 결혼하지 않겠다는 말도 안 되는 선언을 하는 순간부터 해영과 그녀의 어머니는 대립 상황을 이어갈 수밖에 없었습니다. 물론 충돌이기보다는 일방적인 공격에 가까운 모습이었기 때문입니다. 웃는 인형으로 인해 첫 회 해영은 미친 듯이 맞아야 했습니다.  

 

황당한 상황에 누구에게 말도 못하고 침대에 누워 인형을 가지고 놀고 있던 것이 해영의 잘못이라면 잘못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웃음이 나오나며 해영을 베개로 때리는 엄마의 모습은 웃픈 모습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런 해영 엄마의 폭력성은 그저 해영에게만 나오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눈치 없는 시누이의 발언들에 남편은 분위기를 감지하고 준비를 하기 바쁘고, 분을 참지 못한 해영의 엄마나 시누이를 잡들이 하는 장면은 웃길 수밖에 없었습니다. 약간 폭력적이라는 느낌도 들기는 하지만 로코의 특성상 이런 장면들은 재미있게 다가왔습니다.

 

모두가 잠든 밤에 홀로 즉석 밥을 렌지에 돌려 비벼 먹으며 "즉석 밥 만든 사람 상 줘야 해"라는 말을 하며 맛있게 먹는 해영과 그런 딸의 뒷모습을 보며 밥은 잘 먹네 라는 엄마의 모습은 전초전이었습니다. 분이 풀리지 않고 이해할 수 없는 상황에 거실로 나와 음악을 틀고 춤을 추기 시작하는 해영.

 

설거지를 하다 돌아서 춤추는 해영을 바라보는 엄마. 긴장감이 극대화되는 순간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순간 모두의 추측을 깨버린 상황이 벌어지고 맙니다. 너무나 익숙하게 무표정하게 딸 해영과 춤을 추는 엄마의 모습은 왜 많은 이들이 '또 오해영'에 열광할 수밖에 없는지 잘 보여주었습니다.  

 

이 말도 안 되는 설정 하나가 곧 드라마의 퀄리티를 이끌고 있다는 점에서 중요했기 때문입니다. 홀로 지속적으로 춤을 추는 해영과 달리, 안방으로 들어가 그런 딸을 보며 걱정이 태산인 엄마의 모습은 로코가 아니라면 만들어낼 수 없는 최고의 장면이었습니다.

그렇게 집에서 쫓겨나 독립한 해영은 짐을 옮기다 발견한 비밀의 문을 열고 들어서게 됩니다. 그곳은 바로 도경이 살고 있고 작업도 하는 곳이었습니다. 그렇게 샤워를 하고 나선 도경과 비밀의 문을 열고 들어선 해영은 마주서게 되었습니다. 도경이 봤던 그 장면은 그렇게 다시 재현되었습니다.

서현진이 설마 이렇게 매력적인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까? 하는 우려는 이제 무의미해졌습니다. 서현진이 아니었다면 오해영을 책임질 존재는 없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완벽한 연기를 해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서글퍼져야 웃기는 이 웃픈 상황을 완벽하게 해주는 서현진은 진정한 로코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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