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1. 27. 12:21

1박2일 조작설, 가격 문제 단순하지만 심각한 이유

지난주 방송되었던 <1박2일>이 또 다시 조작설에 휘말렸네요. 방송 직후에는 강호동이 김종민을 의도적으로 밀어주는 과정이 문제라는 이들도 있었는데 그건 쳐지는 동료에게 다양한 기회를 주기 위한 노력으로 보는 것이 더 적합했어요. 하지만 이번 조작설은 문제가 크네요.

단순하지만 명쾌한 잘못, 그래서 심각하다



복불복으로 주어진 환경에서 가장 먼저 목적지까지 제작진이 만든 규칙을 지켜 1위를 한 이에게는 따뜻한 취침이 주어진 그들의 레이스는 재미있었어요. 배신이 난무하고 그런 상황을 통해 보여지는 그들만의 재미는 <1박2일>의 장기이기도 하지요.

계륵 같았던 김종민이 2011년 첫 방송에서 두각을 보였다는 것은 흥미롭고 환영할만한 일이었어요. 그를 퇴출시킬 수도 없는 것이고 그가 살아나는 것은 무척 중요했어요. MC 몽이 병역비리로 불명예 퇴출된 상황에서 어렵게 현재까지 이끌어 온 상황에서도 문제는 여전히 김종민이었으니 말이죠.

이런 상황에서 독하게 마음먹고 배신의 아이콘이 되어 절대 강자 강호동을 배신하고 <1박2일> 내에서 천재 사기꾼으로 통하는 은지원마저 배신하는 모습은 예능에서 볼 수 있는 흥미로운 캐릭터이고 재미였어요. 물론 일부에서는 김종민 자체에 대한 반감으로 이런 배신마저도 비난하는 이들이 많지만 말이지요.

김종민이 보였던 행동을 다른 멤버들이 했다면 그를 비난하는 듯한 격한 반응은 없었을 거에요. 여전히 김종민을 싫어하는 이들을 위해서라도 그는 전심을 다해 <1박2일>에 올 인해야만 하지요. 능력이 안 되면 노력이라도 하는게 당연하니 말이에요.

김종민의 문제가 이슈가 되더니 많은 시청자들이 의문스럽기는 했지만 다른 상황들로 잊었던 조작설이 다시 화제가 되고 있네요. 무척 단순하지만 리얼을 강조하는 <1박2일>로서는 치명적인 타격을 입힐 수밖에 없는 장면이에요.

방송을 보신 분들이라면 아시겠지만 게임에 능한 은지원이 이승기와 중간 기착지인 휴게소에 만나 그를 속이는 과정에서 1만원을 나피디에게 지급받았어요. 물론 은지원은 자신이 물을 모두 쏟았다고 이야기를 했기에 중간 점검에서 주어지는 식비를 받을 수는 없었지요. 그렇기 때문에 승기와 연대를 통해 점심 얻어먹기가 가능했던 것이죠.

문제는 이런 상황에서 승기와 지원이 먹은 식비가 논란이 되었어요. 둘이 1만원만 지급받은 것이 확실한 상황에서 그들이 선택한 음식들의 금액은 1만원을 가지고는 상상도 할 수 없는 금액이었어요. 돈가스 정식과 닭갈비, 그리고 돈이 남았다면 껌을 산 비용까지 합하면 2만원인 상황에서 자연스럽게 리얼은 사라지고 조작이 고개를 들 수밖에는 없지요.

방송을 보면 음식을 막내 작가가 가져다주는 장면이 등장하는데 점심 값 지불 자체를 제작진들이 하고 그저 방송용 식사 장면만 촬영했다는 가정이 가능해지지요. 앞뒤 상황이 명확해 변명을 하기에도 쉽지 않아요.

게임의 경우 의도적인 조작이 노골적으로 드러나지 않는 한 이를 비난하기는 쉽지 않아요. 의도성이 있어 보여도 이 모든 것을 게임에 임하는 멤버들이 알아서 조작이 가능하도록 한다면 이를 단순히 조작했다고 말하기 모호해지는 경우들이 많으니 말이지요.

하지만 이번처럼 명명백백한 잘못이 그대로 드러난 경우에는 '리얼'을 강조하는 <1박2일>로서는 변명의 여지가 있을 수가 없어요. 이 일로 인해 과거 의심스러웠던 모든 일들이 시청자들에게는 모두 '조작'으로 믿게 되어버릴지도 몰라요.

단순하고 큰 틀로 봤을 때는 아무것도 아닌 이 상황이 심각할 수밖에 없는 것은 <1박2일>이 방송을 통해 지속적으로 '조작 없는 완벽한 리얼'이라고 강조를 해왔기 때문이에요. 정말 힘들 게 일하고 밥도 못먹는 등 방송을 위한 형식적인 행위가 아닌 '진짜'라는 그들의 진정성은 이번 논란으로 크게 금이 갈 수도 있을 듯하네요.

휴게소 식사 계산에서 단순한 착오가 있었다고 이야기할 수도 있겠지만 진정 리얼이라면 이런 모습만으로도 큰 타격이 아닐 수 없어요. 방송을 통해 드러나는 작은 실수 하나가 전체를 무너트릴 수도 있음을 제작진이나 출연진들은 잊어서는 안 되지요.

그들에게 식사는 무척 중요하게 거론되고는 하지요. 식사를 하기 위해 게임을 하고 그 게임의 승패에 따라 극과 극을 체험해야 하는 상황 자체가 <1박2일>의 재미의 핵심이니 말이에요. 그만큼 그들은 식사와 관련된 진행 상황에 더욱 꼼꼼했어야 해요. 현장에서 착오로 잘못했을 수도 있겠지만 단순히 착오라고 변명할 수 없는 완벽한 실수는 <1박2일>은 리얼이 아닌 조작 방송이라는 멍에를 뒤집어써야만 할 듯해요.

이제 더 이상 방송에서 '리얼'을 외쳐도 많은 이들은 '대충 조작하는 리얼이 리얼이냐'는 비아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에 이번 조작설은 그들에게는 무척이나 심각한 문제로 보이네요. 제작진들도 상황을 파악했을 듯하고 조만간 이에 대한 이야기를 공식적으로 거론하겠지만 아쉽기만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