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1. 31. 18:24

박진영 섬데이 표절논란, 법적 대응하면 원작자 승소할 수 있을까?

지난주 드라마 <드림하이> 삽입곡인 '섬데이'가 표절 논란이 일어난 후 향후 대책을 논의하던 원작자 측에서는 법적은 대응을 고려한다고 하네요. 표절 논란에 대해 작곡가인 김신일은 법적 대응을 이야기했다고 해요. 과연 표절에 관대한 국내에서 어떤 결과가 나올지 관심이네요.

사과 없는 공식입장, 표절 논란만으로도 부끄러운 일




김신일 작곡가가 소속사와의 긴 토론 중 법적인 책임을 묻겠다는 표현을 했다는 것은 표절 의심을 했다고 봐야겠지요. 평생을 음악을 하고 대중음악 작곡을 한 이가 자신의 원작을 그대로 차용한 자에 대해 법적인 책임을 묻겠다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라고 보여 져요.

현재로서는 확신은 있는데 물증을 찾는 게 쉽지는 않아 보여요. 대중음악의 표절 논란의 문제는 바로 여기에서부터 시작되는 것이지요. 4음절만 같으면 표절이라고 한다지만 이 마저도 정상적으로 표절로 판명되지 않는 상황에서 표절 시비를 가려내는 것은 무척이나 힘든일이지요.

“JYP를 상대로 소송할 계획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JYP 측이 사과가 포함되지 않은 입장을 밝혔기 때문에 우리도 법쪽 자문을 구한 뒤 내주 정도 김신일의 입장을 들어본 뒤 결정하겠다”


김신일 측에서는 법 자문단이 포함된 회의를 가졌고 그 자리에서 김신일 작곡가는 일단 법적인 대응을 언급했다고 하네요. 물론 법적인 대응은 최후의 수단이겠지만 사전에 JYP측과 이야기를 나누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해요. 

작곡가로서는 많은 이들이 표절을 의심하는 것처럼 유사성을 발견했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야 하겠지요. 그럼에도 신중해질 수밖에 없는 것은 우리나라에서는 표절 논란이 문제가 되었을때 표절을 한 사람보다 표절을 당한 사람이 손해였었기 때문이에요.

통상적으로 좀 더 많이 가진 자들이 표절을 일삼는 경우들이 많아 법적인 공방이 이어져도 무조건 시간 끌기로 이어가며 소송 자를 지치게 하고 언론을 통제해 논란 자체를 막아내는 수법으로 표절을 무마시키는 전략이 이번에도 가해질 가능성이 높아 보이네요.

표절 논란을 통해 법적으로 표절 시비가 가려진 것은 MC 몽의 벌금 정도가 전부일 정도로(이마저도 MC 몽은 표절이 아니라고 우기고 있지만) 표절의 역사에서 대한민국은 문서상으로는 '표절 청렴 국'이라 불러도 좋을 정도로 깨끗한 나라이지요.

“대중가요에서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코드진행이라 비슷하게 들릴 수 있다. 그렇지만 표절은 말도 안 된다”
“굉장히 안타깝다. (김신일 측에서) 소송이 들어오면 우리도 법무팀을 통해서 적절히 대응하겠다”


코드 진행뿐 아니라 그 위에 올려 진 리듬까지 비슷하기 때문에 많은 이들이 지적하는 것인데 단순히 코드진행만 같아 생긴 오해라는 JYP의 답변은 당황스럽지요. 더욱 JYP는 지오디 시절부터 현재까지 수많은 표절 의혹에서 한 번도 자유롭지 않았어요. 박진영이 작곡했던 많은 곡들이 항상 표절 논란에 휩싸였었던 것이 사실이니 말이에요.

외국 곡을 그대로 표절했던 지오디의 대표적인 히트 곡이자 엄청난 돈을 벌게 해주었던 '어머님께'는 지리 한 논란을 이어가다 활동이 끝난 후 슬그머니 공동 작곡이라는 표현으로 표절을 무마한 경력도 다시 문제가 되고 있지요.

바보처럼 노골적으로 표절하는 이들은 거의 없다고 봐야겠지요. 인터넷과 기계의 진화로 교묘한 표절은 누구나 가능한 세상이에요. 그렇기에 많은 음악인들은 '표절은 양심의 문제'라고도 이야기하고 있지요. 자신도 알지 못하는 사이 언제 어느 순간 들었던 음악이 갑자기 떠올라 마치 자신이 작곡한 것인 양 착각할 수도 있기 때문이에요.

이런 착각을 방지하려 부활의 김태원은 의도적으로 다른 사람의 노래를 듣지 않는다고 하지요. 물론 그가 남긴 주옥같은 명언 '코드에는 주인 없다'는 이번 표절 논란에서도 그대로 재현되는 아이러니를 보여주고 있네요. 코드는 정해져 있고 그 코드를 가져다 음악을 만드는 것은 자연스러운 행위이지만 리듬이나 전체적인 분위기까지 유사하다면 표절 논란이 일어날 수밖에는 없는 법이겠지요.

사실관계와 상관없이 박진영측이 표절 시비에서 질 가능성은 0%라고 보여요. 이는 지독한 법정 논쟁으로 진흙탕 싸움으로 몰아가 진위를 밝혀내기 힘들도록 만들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지요. 법정에서 표절에 대한 시시비비를 정확하게 가려낼 전문가도 없는 상황에서 법적인 처벌이 가해질 가능성을 기대하기는 힘들기 때문이지요.

비 회사까지 인수해 비대해질 대로 비대해진 박진영이 이번 싸움에서 져서는 안 되는 이유는 수백만 가지가 되겠지요. 수없이 이어지는 표절 논란이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는 것은 창작을 하는 사람으로서는 엄청난 수모로 받아들여야만 해요.

논란과 상관없이 끊임없이 표절시비에서 줄타기 하는 모습만을 보이는 상황에서 대중들이 과연 박진영을 어떤 시각으로 바라볼까요? 법적 대응을 하면 자신들의 법무 팀을 통해 적절히 대응하겠다는 말만 하는 그들에게 표절은 더 이상 문제가 아닌 듯 하니 더욱 씁쓸하기만 하네요.  

이미 일부 네티즌들은 김신일의 곡 '네 남자에게'와 유사한 지 모스의 'God Happens'의 문제를 지적하기도 하고 있어요. 코드 변주를 해도 들리는 유사성은 비슷하다고 모두 표절로 몰아가기 힘든 세상임을 보여주는 부분이겠지요. 그렇기에 표절 논란은 끊임없이 이어질 수밖에는 없는 일일테구요. 표절을 양심에만 맡기게 되니 양심 없는 작곡가들만 양산하는 시장이 되기도 하네요.

짜집기 작곡이 가능한 세상에 자신의 양심을 판다면 무수한 작곡이 가능한 세상이니 법적인 표절 작가는 이제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겠지요. '외톨이야'가 다시 한 번 대한민국 표절 논란에 불을 지폈지만 결과적으로 표절에 대한 시시비비도 가리지 못하고 지능적인 표절에 답은 없다란 결론만 내놓은 꼴이 되었으니 말이에요.

양심의 범죄인 표절. 이는 전적으로 자신의 양심을 건 창작자의 몫으로 남겨졌어요. 양심의 가책을 느끼느냐 못 느끼느냐의 문제. 이는 배철수도 이야기를 했듯 자신만이 아는 문제가 되겠지요. 많은 이들이 지적하듯 이번 역시 결코 표절 판정이 나지는 않을 것임은 분명해 보이네요. 이번 박진영 논란도 박진영만이 표절인지 아닌지 알 수 있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