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2. 13. 08:03

무한도전 유재석이 최고일 수밖에 없는 이유

유재석이 왜 유재석인지를 보여준 이번 주 무도는 1인자란 어떤 존재인지를 잘 보여주었네요. 자신을 희생하면서까지 동료들에게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도록 독려하는 그의 모습에서 진정한 1인자의 덕목을 엿볼 수 있었어요.

유재석이라 쓰고 최고라 읽는다




원초적임 몸 개그의 진수를 보여준 <무한도전 제 1회 동계 올림픽>은 무도가 왜 대단한지를 잘 보여주었어요. 영하 20도 가까이 내려간 강추위 속에 '2018년 평창 동계 올림픽' 유치를 기원하기 위해 모인 그들은 몸 개그란 무엇인지를 잘 보여주었어요.

과거 무도가 최고점에 올랐을 때 많은 이들이 좋아했던 무도의 스타일은 몸 개그가 넘치는 방식이었어요. 전성기 시절 무도의 몸 개그가 극대화되고 여기에 감동까지 더해진 '무도 동계 올림픽 특집'은 무도가 왜 그토록 많은 이들에게 찬사를 받는지 잘 보여주었죠.

그들이 평창까지 달려간 이유는 여러 번 고배를 마셔야만 했던 동계올림픽 유치를 기원하기 위해서였어요. 너무 추워 말도 제대로 하기 힘든 상황에서 각 멤버가 각자 캐릭터에 맞는 국가를 자청하고 그들만의 경기는 시작되었어요.

실내 빙상 장에서 등이 파인 옷을 입고 펼치는 윗몸일으키기에서 보여준 박명수의 개그는 그가 왜 몸 개그의 달인인지를 잘 보여주었어요. "몇 번을 닿아"를 외치는 그의 모습은 그 자체로도 충분히 재미있었지요. 사기 두뇌 노홍철의 센스를 엿볼 수 있었던 <침낭 봅슬레이> 역시 박명수의 활약은 대단했지요.

홍철을 이기지는 못했지만 벌칙으로 주어진 침낭 봅슬레이를 통해 노화의 진화 과정을 그대로 보여주며 텔레토비의 모습으로 빅 웃음을 전해준 그는 진정 하늘이 내린 개그맨이었어요. 가짜 음식으로 다른 무도 인들을 사육하는 사기의 신 노홍철의 활약으로 점심시간마저 재미를 던져준 무도의 백미는 단체 미션이 걸린 스키 점프 슬로프를 오르는 경기였어요.

그 전에 펼쳐졌던 '인간 컬링'에서 몸 개그의 진수를 다시 한 번 보여주었던 그들은 50도의 경사가 있는 눈밭을 아이젠 하나와 중간부터 내려져 있는 밧줄에 의지해 올라가야만 했어요. 전문 산악인이나 가볍게 오를 수 있는 그곳을 평균이하의 저질 체력을 가진 그들이 올라가는 것은 결코 쉬운 게 아니었지요.

체력 단련에 열심인 유재석은 단연 돋보이는 활약으로 1위가 되었지만 길은 두려움에 좀처럼 나아지지 않는 모습으로 우려를 자아냈어요. '하와수'인 노장 명수와 준하가 어렵게 정상에 올라선 것과는 달리 좀처럼 전진하지 못하는 길을 위해 과감하게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재석의 모습은 감동이었어요.

단체 미션에서 누구 하나라도 하지 못하면 성공할 수 없는 상황에서 줄 끝을 잡고 명수와 준하를 정상에 올려놓았던 재석은 마지막까지 좀처럼 힘을 내지 못하는 길을 위해 자신이 신고 있던 아이젠을 벗어주고 그것도 모자라 스스로 줄을 놓고 처음 시작했던 곳으로 내려왔어요.

중간에 매달려 꼼짝도 못하는 길을 위해 다시 올라가기 시작한 재석은 힘들어 할 길을 위해 뛰다시피 해 길에게 다가갔어요. 길을 등으로 감싸며 잠시라도 쉴 수 있도록 하는 재석은 감동이었죠. 그리고 먼저 줄을 잡고 조금씩 전진할 수 있도록 독려하는 재석의 모습은 역시 1인자는 아무나 할 수 없음을 잘 보여주었어요.

자신을 믿고 최선을 다하라는 재석의 말에 항상 뒤쳐지기만 하는 자신이 밉기까지 한 길은 미안하기만 했죠. 결코 쉽지 않은 도전임에도 어렵게 줄을 잡은 길을 뒤에서 받치고, 위에서는 남은 멤버들이 줄을 잡아당겨 모두가 미션을 성공할 수 있도록 협력하는 모습은 감동이었어요.

초반 보여준 몸 개그는 시청자들의 배꼽을 빼놓기에 부족함이 없었어요. 후반 그들이 보여준 감동의 단체 미션은 눈물마저 흘리게 만들 정도로 감동적이었어요. 낙오되는 멤버에게 기꺼이 손을 내밀고 자신을 밟고 올라가도록 하는 그들의 모습은 감동일 수밖에는 없었지요.

아직 올라오지 못한 이들을 위해 체력 소모가 많을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도 최선을 다한 재석은 역시 최고였어요. 줄 끝까지 내려와 힘겹게 도전하는 멤버들을 독려하고 자신을 잡고 밟고 정상으로 올라가도록 하는 재석의 모습은 감동이었어요.

마지막까지 뒤쳐져 용기마저 내지 못하던 길을 일부러 줄을 놓고 처음부터 시작하며 독려한 재석은 역시 1인자이고 리더였어요. 박명수가 아무리 1인자 자리를 노리고 있어도 쉽게 올라서지 못하는 이유는 단순히 재미만 있다고 최고의 자리에 올라설 수는 없기 때문이겠죠.

자신을 희생해 다른 이들이 돋보일 수 있도록 만드는 능력. 힘든 일일 수록 자신이 솔선수범해주는 덕목이 없다면 잠깐의 정상을 맛볼 수 있지만 오랜 시간 그 자리를 지켜내지는 못하지요. 유재석이 왜 그토록 오랜 시간 1인자의 자리를 지킬 수밖에 없는지는 이번 <무한도전 동계 올림픽 특집>이 잘 말해주고 있었어요.

여전히 무도에서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는 길을 위해 스스로 포기하지 않는 한 언제든지 기다리고 이끌어 준다는 무도 인들의 마음은 아름답기만 했죠. '혼자가 아닌 함께'를 강조하며 뒤쳐지는 이들을 끌어주며 "조금 늦더라도 같이 가자"는 무도의 정신은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해주고 있어요.

무한 경쟁을 부추기며 친한 친구들까지 경쟁의 대상으로만 봐야 하는 우리 사회에서 잊혀지고 의미 없어 져가는 상생을 다시 생각하게 해주는 그들의 도전은 정말 최고였어요. 그 협동과 배려를 몸소 보여준 유재석의 모습은 단연 최고였지요.

남들을 짓밟고 최고가 되고 그 자리를 영원히 지속하기 위해 편법을 일삼는 권력자들이 아닌 자신을 희생해 다른 이들도 최고가 될 수 있도록 이끄는 모습은 우리시대 지도자가 갖춰야 할 덕목이었어요. 절대 권력자도 보여주지 못하는 덕목을 보여준 유재석은 어쩌면 우리 시대가 그토록 찾았던 존재일지도 모르겠네요.
탐욕이 지배하는 세상에 상생을 이야기하며 혼자가 아닌 우리를 외치며 자신을 희생해 조금 늦더라도 함께 가려고 노력하는 그들의 모습은 감동 그 이상이었어요. 그 중심에서 굳건하게 자리를 지키며 최선을 다한 유재석의 모습은 역시 라는 감탄사를 자아낼 수밖에는 없었어요.

유재석이 우리 시대 최고일 수밖에 없는 이유는 그저 진행을 잘하기 때문이 아니에요. 그가 보여준 타인에 대한 배려가 바로 그를 우리 시대 최고로 만들어 놓은 저력임을 이번 무한도전을 통해 알 수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의미 있었네요. 거대한 권력을 가진 이들이 절대 할 수 없는 1인자의 덕목을 마음껏 보여준 유재석은 역시 최고였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