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2. 20. 08:26

무한도전 유재석은 정말 못생겼을까?

이번 주 무한도전은 일본 여행 편이었어요. 4년 전 명수 옹이 DJ를 하며 외쳤던 '오호츠크 해 돌고래 떼죽음'에서 시작한 그들의 오호츠크 해 여행은 깨알 같은 재미들과 함께 그들만의 의미를 듬뿍 담아냈어요. 자존심에서 시작한 그들만의 외모전쟁은 우리시대 외모지상 주의를 꼬집는 것 같아 통쾌하기까지 했네요.

외모지상주의 비꼬는 그들만의 외모 경쟁




오호츠크 횡단열차를 따고 떠나는 그들만의 일본 여행은 시작부터 즐거웠어요. 환호성마저 립싱크로 처리하는 박명수는 비행기에서도 말도 안 되는 한국과 일본의 혼합어인 '팔꿈치 조심데스까'로 모두를 빵 터지게 해주었어요. 이를 알아듣고 사과했다는 일본인도 재미있기는 매한가지였지요.

그들의 기차 여행은 깨알 같은 재미가 무엇인지를 잘 보여주었지요. 초 간단 게임이 주는 재미는 무도이기에 가능한 재미였지요. 서로의 손가락을 깨물고 소리 내지 않는 게임과 웃으면 안 되는 게임, 박명수가 무려 360가지가 넘는 다는 '끌어 쓰기 전문' 박명수의 게임들은 게임의 재미보다는 상황들을 지속적으로 연결해가는 명수 옹의 상황 극이 큰 웃음을 주었어요.

게임 중 한 일본인의 등장은 모두를 뒤집어지게 만들었지요. 언뜻 보면 정형돈의 쌍둥이는 아닌가란 착각이 들게 하는 '일본의 형돈이'의 등장은 모두를 웃게 만들었어요. 뒤태마저 어쩌면 그렇게 닮았는지 형도니는 일본인마저 웃기게 해주었네요.

목적지인 오호츠크 해에 도착한 그들은 쇄빙선을 타고 유빙들을 직접 바라보며 첫 날의 체험을 마치고 아바라시 호수에서 게임을 이어갔어요. 극한 체험을 실험하는 제작진들에 의해 체험단이 된 무도인들은 '음식vs텐트'로 나뉘어 게임을 시작했어요.

이글루를 만들어 하룻밤을 자야 하는 그들에게는 따뜻한 음식이 제공되고 텐트 안에서 잘 수 있는 이들은 직접 음식을 조달해야 하는 핸디캡들이 주어졌어요. 손쉽게 텐트를 치고 빙어 낚시를 하는 명수 팀과 달리 어렵게 이글루를 짓던 재석 팀의 균형은 음식이 나오면서 부터 무너지기 시작했어요.

낚아 놓은 빙어를 라면 스프를 뿌려 그대로 먹는 식신 준하에 기겁하는 멤버들과 추운 날씨에 야외에서 끓여 먹는 라면의 맛에 빙어 낚시를 팽개치고 모두 하나가 된 그들은 굳이 야외에서 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숙소로 향했어요.

숙소에서 게임을 앞둔 그들은 어설픈 자존심 대결이 시작되었고 그들이 오랫동안 쌓아두었던 외모 전쟁은 본격적인 순위 정하기로 이어졌어요. 무기명 비밀 투표로 이어진 그들의 외모 순위는 시작도 하기 전에 꼴찌를 선택한 명수 옹을 제외하고 박빙의 대결로 이어졌지요.

재석과 형돈 그리고 준하로 시작된 자존심 대결은 전체 순위를 가늠해보는 경쟁이 되었고 하하는 공인된 무도 1인자 얼굴이 되었어요. 가장 중요했던 삼인방의 외모 경쟁에서는 준하가 중간을 차지하고 재석이 꼴찌가 되는 수모를 겪었지요.

이 외모전쟁에는 자연스럽게 태호 피디도 엮이게 되고 꼴찌한 명수가 도발하자 순위를 가리자며 당당하게 나오는 태호 피디로 인해 빵 터질 수밖에는 없었지요. 삼인방 중 꼴찌를 해서 벌칙까지 받은 재석은 과연 정말 못생겼을까요?

외모는 상대적인 기준이 좌우할 수밖에는 없지요. 아프리카 부족들의 외모 기준들을 보면 우리 인간들이 바라보는 외모라는 것이 얼마나 무의미한지를 알 수 있게 해줘요. 입술이 커서, 목이 길어서, 입술에 구멍이 뚫고 그것을 기준으로 외모로 따지거나 뚱뚱해서 미인이 되기도 하는 등 상황에 맞는 미의 기준은 우리 시대 외모지상 주의가 얼마나 터무니없는지를 잘 보여주지요.

무도는 그들만의 자존심 대결을 통해 외모 대결이 얼마나 무의미하고 바보 같은 것인지를 잘 보여주었어요. 도진 개진인 그들의 외모 논쟁은 아무런 의미 없는 그들만의 놀이에 국한될 수밖에는 없었어요. 상대적인 미의 기준이 제각각인 상황에서 외모는 무의미함을 이야기하는 무도는 역시 무한도전다웠어요.

길과 하하가 벌이는 무식 대결은 그들의 무한 무식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알 수 없게 만들며 많은 이들을 빵 터지게 만들었지요. 다음 주에 펼쳐질 그들의 일본 여행은 또 어떤 즐거움으로 많은 시청자들을 웃게 만들지 벌써부터 기대되네요.

무의미한 외모 경쟁이 부른 폐단은 김태호 피디의 무한 도발로 만들어진 명수옹과 태호피디의 얼굴 비교로 그 한계를 명확하게 보여주었지요. 외모가 아닌 그들이 가지고 있는 고유의 역할들과 능력들만이 의미 있게 다가온 그들만의 외모순위는 우리에게 외모지상주의의 한계와 폐단을 이야기하는 듯해서 유쾌했네요.

유재석은 못생긴게 아니라 그저 유재석처럼 생긴 것뿐이었어요. 1등을 한 하하나 꼴찌를 한 박명수나 얼굴과는 상관없이 그들이 가지고 있는 능력으로 평가받는 무도는 그래서 재미있기만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