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7. 18. 13:49

가희, 세바퀴 키 논란이 의도적인 마녀사냥인 이유

또 다시 불거지는 루저 논란은 우리 사회에서 키 논란이 얼마나 커다란 트라우마가 되었는지를 잘 보여주는 사례 같아요. 다들 알고 있듯 '미수다'에서 한 여대생이 발언한 '키 작은 남자는 루저'는 대한민국 사회를 뒤흔들어버렸어요.

세바퀴와 미수다는 근본적으로 달랐다



세바퀴는 전 연령층이 볼 수 있는 몇 안 되는 예능이기도 해요. 퀴즈를 기본으로 방송을 통해 자주 볼 수 없었던 연예인들과 새롭게 뜨는 연예인들이 남녀노소 연령 관계없이 출연해 자신의 끼를 발산하며 퀴즈도 푸는 새로운 개념의 버라이어티이죠. 당연히 이런 포괄적이며 열린 형식은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을 수밖에는 없었어요.

어울릴 것 같지 않았지만 그 안에서 다양한 캐릭터들을 구축하고 가상의 커플들도 만들어내기도 하는 등 기존의 퀴즈 방송과는 완전하게 다른 개념은 여전히 대단한 파워를 보여주고 있어요. 

그런 방송에서 남성 패널들이 가희를 극단적으로 좋아하죠. 의도적인 띄우기인지 아니면 정말 우러나오는 발언들인지는 모르겠으나 '세바퀴'를 보면 가희에 대한 열광적인 반응은 대단해요. 가희가 가장 잘하는 댄스는 이 방송을 열정적으로 만들어주고 이런 반응은 가희를 찬양하는 몇몇 패널들의 모습만 봐도 쉽게 알 수 있죠.

단골손님인 가희가 이번에도 등장해 여신 포스가 풍기는 복장으로 다른 날과 다름없는 찬양을 받으며 방송을 소화해냈어요. 문제는 직접 보신 분들이라면 아무것도 아닌 이상형 발언 때문이었네요.

방송을 보신 분들이라면 이 발언이 아무런 문제없는 것이었음을 알 수 있어요. 문제 발언을 살펴보면 MC들이 가희에게 이상형을 물었고 가희는 자신의 이상형을 밝히며 자신보다 작은 남자는 싫고 183cm 정도면 좋겠다는 표현을 했어요. 대부분의 여자들이 자신보다 작은 남자보다는 큰 남자를 선호하고 있는 상황에서 가희의 발언은 아무런 문제가 없었죠.

마치 방송에서는 여자들이 키 큰 남자를 선호한다는 이야기를 하면 모두 '루저 발언'과 동급으로 취급하겠다는 것과 다름없지요. 미수다에 출연했던 여대생은 키를 모든 가치의 기준으로 삼아 극단적인 발언들로 키 작은 남성들을 폄하했지만 가희의 발언은 단순한 자신의 이상형을 이야기한 것 외에는 없지요.

그런 자신의 이상형에 대한 발언이 루저 발언으로 이어지는 것은 의도적인 폄하와 마녀사냥을 하겠다는 것과 다름없어 보이지요. 누구에게나 자신이 생각하는 이상형이란 존재하지요. 외형적인 모습, 보이지 않는 인성까지 이는 각자의 고유한 권리이자 누구도 간섭할 수 없는 자유지요.

이를 극단적으로 몰아가며 자신의 이상형을 루저와 연결하는 발상은 의도적인 비하를 위한 비하일 뿐으로 밖에는 안보이네요. 최근의 흐름을 보면 의도적으로 가희를 집단적으로 폄하하려는 의도들이 보이기는 하네요. 손담비와 함께 출연했던 '라디오 스타'에서 과거 남자 친구에 대한 발언 중 사진 좀 지워달라는 발언마저도 당사자에 대한 폄하라 몰아붙이기도 했었죠.

대한민국 연예계에서 가장 오래가는 증오는 밉상이 가희에게 얹어졌다고 봐도 좋은 건 대상이 엄청난 아이돌 스타이기 때문이겠죠. 그녀가 철저하게 그 아이돌 스타를 우려먹고 가식적으로 행동한다는 발언들은 '라스' 방송이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었지요.

자신의 이상형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할 정도의 사회가 되어버린 것인가요? 아니면 남자에 대한 발언 중 키에 대한 이야기는 방송에서는 금칙어가 되는 건가요? 철저하게 인격적인 모독과 비난을 위한 비난을 하기 위한 어처구니없는 논란은 기가 막힐 따름이네요.

"방송 전체적인 내용을 보면 아시겠지만 가희는 나쁜 의도로 그런 말을 한 것이 아닌, 이상형은 묻는 질문에 자신의 생각을 말했을 뿐"
"따라서 가희의 잘못은 아니다" 
"이날 방송 내용과 관련, 기분이 좋지 않은 분들이 있었다면 우리의 부주의에서 비롯된 것"
"앞으로 제작진도 세세한 부분에까지 신경을 써, 향후에는 이런 논란이 생기지 않도록 할 것"

루저 발언이 일고 나서 제작진과 출연자들이 벌인 책임전가와는 달리 즉각적으로 진화에 나선 '세바퀴' 제작진들의 발언은 시의적절해 보이네요. 그들도 이야기를 했지만 아무런 문제가 될 것 없는 이 발언이 이렇게 불거졌다는 것만으로도 자신들의 부주의라고 표현한 것은 조기 진화를 위해서 방송인들이 취해야 할 좋은 예가 될 거 같아요.

이제 대한민국은 개인의 취향마저도 간섭하는 사회가 되었나요. 키와 관련되어 집단을 폄하하거나 비난하지도 않았고 개인적인 이상형을 이야기하는 것마저도 비난 받는다는 것은 의도적인 가희 죽이기이거나 집단 히스테리에 걸렸다는 반증이 아닌지 모르겠네요.

어제 방송된 '무한도전'에서 명수옹이 악플러들을 가지고 개그를 만들던 상황이 자꾸 생각나네요. 본질과 상관없이 습관적으로 악플을 남기는 그들은 결국 자신에게 악플이 돌아간다는 사실을 알아야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