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3. 4. 11:40

빌보드 오른 빅뱅, 뮤직뱅크 출연 무산은 누구의 잘못인가?

2년 3개월 만에 복귀한 빅뱅에 대한 관심은 대단하지요. 이미 지난 일주일 사이 콘서트를 포함한 활동만으로 어마어마한 금액을 벌어들인 그들의 존재감은 오히려 더욱 확장되는 느낌이에요. 이런 그들이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하는 이번 주 공중파 방송에서 문제가 발생했네요.

첫 방송 뮤직뱅크 출연 무산, 무엇이 문제인가?



공중파 음악방송의 첫 시작은 언제나 뮤직뱅크이지요. 공중파 방송 3사 중 가장 빠른 금요일 편성된 뮤직뱅크는 그래서 나름의 상징성도 가지고 있어요. 누가 되든 신곡을 발표하고 활동을 시작하게 되면 가장 먼저 선을 보이는 장소가 뮤직뱅크일 수밖에는 없기 때문이지요.

통상적으로 가수들이 신곡을 들고 컴백 무대를 하게 되면 최고 3곡에서 2곡 정도를 할애해주는 것이 통상적인 관례에요. 이는 특급 스타들만이 아닌 제법 알려진 가수들에게는 누구에게나 적용하는 나름의 특혜이지요. 오랜 시간 준비해온 만큼 그들에게 한 두곡을 더 부를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은 그들을 기다려왔던 팬들에게도 행복한 일이지요.

그런데 2년 3개월 만에 컴백 무대를 가지는 빅뱅에게 단 한 곡만을 부르라고 한다면 상식적으로 문제가 되지 않을까요? 더욱 그 이유가 1위 후보이니 한 곡만 불러야 한다는 식의 발언은 이해하기 힘든 일이지요. 동방신기에 공을 들여 특혜나 다름없는 일들을 자행하는 것과 비교해 봐도 이는 형평성에 맞지 않지요.

가요 프로그램을 자주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첫 곡보다는 마지막 무대에 누가 올라서느냐는 무척이나 중요해요. 최근 가장 주목받는 스타나 최고의 존재가 마지막 곡을 부르는 게 암묵적인 동의이기도 하지요. 그런 마지막 무대를 동방신기가 독점하고 있다는 사실은 당황스럽기만 하지요. 이것이 바로 특혜일 수밖에 없는데 빅뱅이 컴백 무대에서 두 곡 정도 불렀으면 좋겠다는 발언을 특혜라고 지칭하는 뮤직뱅크를 이해할 수가 없네요.

물론 KBS와 YG간의 앙금이 있다는 것은 많은 이들이 알고 있는 사실이지요. 연말 가요축제에 YG 소속 가수들이 전부 출연을 거부하며 그들 간의 사이는 틀어져 있던 게 사실이에요. SM을 위한 무대가 주어진 상황에서 들러리 삼아 출연하는 것에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던 YG로서는 자신들의 자존심을 세우고 정신없이 스케줄을 소화하던 소속 가수들을 쉬게 하는 두 가지 효과를 누렸지요.

문제는 이런 KBS와의 관계는 이후 지속되었다는 것이에요. 지디앤탑과 승리가 새로운 앨범을 들고 활동을 하는 동안 뮤직뱅크에는 출연을 하지 않았고 이런 상황은 그들의 관계를 더욱 냉각시키는 역할을 한 거 같아요. 물론 이 부분에 대해서도 서로의 입장은 다르기만 하지요. 뮤직뱅크에서 원했는데도 출연을 의도적으로 기피했는지 아니면 하고 싶어도 뮤직뱅크 측에서 원하지 않았는지는 알 수 없네요.

빅뱅의 컴백을 고대하고 있던 팬들에게 지난 주 일요일은 특별한 날이었어요. 그들의 복귀를 기념하는 특집 방송이 한 시간이나 할애되어 방송되었기 때문이지요. SBS에서 파격적인 대우를 해서 그들을 위한 특별한 무대를 만들어 빅뱅의 존재감이 어느 정도인지를 확인하게 해주었어요.

SBS와 YG간의 관계는 그 어느 사이보다 돈독하다는 것은 그동안 그들의 활동을 보면 알 수 있지요. 다른 방송과는 달리 SBS에는 꾸준하게 출연을 하고 있는 YG이기에 KBS나 MBC에서는 그런 부분에 대해 문제를 삼을 수도 있었을 거에요.

YG 측에서는 자신들이 원하는 무대를 가장 효과적으로 만들어주는 SBS에 좀 더 애정을 가지게 되는 것을 인지상정이라고 하겠지만 다른 방송들에서는 담합 정도로 생각할 수도 있으니 말이지요.

케이블 방송인 엠카에서 방송하자마자 빅뱅이 1위를 차지했지만 이례적으로 엠카 무대에 나오지 않았어요. 이번 주가 공식적으로 활동하는 첫 주임에도 불구하고 그들이 엠카에 출연하지 않은 이유는 바로 공중파 첫 활동에 무게를 두었기 때문이지요.

엠넷과는 빅뱅을 적극적으로 알릴 수 있는 리얼리티 방송을 하고 있기에 엠카 출연은 사전에 어느 정도 합의를 했던 것으로 보이지요. 빅뱅 측에서도 공중파의 위상이 여전히 높은 상황에서 자신들의 방송 복귀 무대를 공중파에서부터 시작하고 싶은 욕심이 있었던 것으로 보이네요.

그렇게 준비한 무대인데 뮤뱅 측에서는 YG가 많은 시간을 할애해 달라고 해서 빅뱅의 출연이 무산되었다고 발표했어요. 이에 YG 양현석 대표는 즉각 반박하며 자신들에게 특혜를 달라고 한 말은 어불성설이라고 했지요. 특별한 대우를 바란 게 아니라 2년 3개월만의 복귀인데 2 곡 정도는 부를 수 있게 해달라는 요청에 1위 후보에 올랐으니 한 곡만 부를 수 있다는 뮤뱅 측의 답변에 심사숙고해 출연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는 것이지요.

명확한 것은 뮤뱅 측에서는 1곡 이상의 시간을 빅뱅에게 할애할 수 없다는 입장이고 YG 측에서는 2년 3개월 만의 첫 활동인데 1곡만으로는 안 된다는 것이에요. 이런 충돌 속에서 뮤뱅 측에게 비난의 화살이 돌아가는 이유는 형평성 문제가 거론되기 때문이지요.

너희들이 그동안 우리 프로그램을 홀대했으니 우리도 너희들을 좋게 봐줄 수 없다는 식의 극히 주관적이고 개인적인 기준으로 일들을 처리한다면 개인 방송국이어야 하겠지요. 이번 뮤뱅과의 논란으로 인해 한 동안 YG의 KBS 출연은 없을 것으로 보이네요.

빅뱅의 독식이 예상되는 가운데 뮤뱅의 1위는 상징성이 떨어지게 되고 공중파 순위 프로그램이라곤 단 둘인데 이렇게 나뉜 순위에서 1위란 의미 없는 행위로 남을 가능성이 높네요. 출연하지 않으면 1위 시상을 하지 않는 뮤뱅의 모습을 보면 오늘 빅뱅에게 1위 시상을 할 가능성은 없어 보이니 말이에요.

뮤뱅 출연 하나만 보면 100% 뮤뱅의 잘못이라고 말할 수 있어요. 그동안 다른 출연자들과 달리 컴백 무대 임에도 불구하고 1곡만 고수하겠다는 발언은 의도성이 다분하기 때문이지요. 가요 프로그램을 통해 빅뱅의 모습을 보고 싶어 했던 많은 팬들에게는 뮤뱅의 이번 처사를 이해할 수가 없을 듯하네요. 자신들의 자존심을 위해 공정하게 해야 할 방송에 편파를 의도적으로 조장하는 행동은 아무런 이득이 될 수 없을 테니 말이지요.

이번 주 빌보드 차트에 신인급들의 차트인 히트시커스 앨범 차트에 7위로 월드 앨범에 3위에 올라서며 빅뱅의 존재감을 알려주었네요. 물론 메인 차트인 '빌보드 200'에 올라가지는 못했지만 프로모션도 없는 상황에서 이런 성과를 올렸다는 것만으로도 그들의 존재감은 대단하다고 볼 수 있겠지요. 뮤뱅 출연 (사실상)거부와 빌보드 순위 입성은 참 아이러니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