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3. 22. 13:20

안아리 사과, 김혜리 번복과 의젓한 김정인

오디션 혹은 서바이벌 프로그램들이 연일 난리네요. 결과적으로 프로그램 자체에 대한 인지도는 넓어졌지만 개별 출연자들이 논란의 중심에 서면서, 김태원 멘토의 말처럼 과연 그들이 프로그램을 마친 후 어떤 인생을 살아갈지 의구심이 들 정도에요.

가장 어리지만 의젓했던 김정인, 미안하지 않은가?




어제 오늘 대중들의 관심을 받는 이중 하나는 재미있게도 '위탄'의 안아리에요. 지난 방송에서 핑계로 일관하며 연습을 게을리 해서 멘토인 김윤아에게 꾸중을 듣기도 했어요. 이은미가 자신의 멘티들에게 했던 말을 생각해보면 안아리의 모습은 지금 당장 탈락해도 혹은 그녀가 김윤아에게 구원받은 것도 민망해질 지경이에요.

 

그런 그녀가 논란이 증폭되자 서둘러 자신의 입장을 밝혔어요. 자신의 불성실한 태도에 대해 반성하는 글을 올리며 관심을 받고 있어요.  

"죄송합니다. 아직 제가 너무 어린가봐요. 많이 혼내주셔도 되요. 저의 사랑하는 사람들, 가족들이 힘들지 않도록 저만 혼내주세요. 부탁드립니다"


그녀의 반성이 진심이라면 당연히 반갑게 다가오지요. 시청자들의 입장에서도 누구에게는 너무나 간절할 수밖에 없는 자리를 차지하고서도 안일하게 거짓말을 일삼는 듯한 그녀에게 화를 내는 것은 당연해요. 이은미 멘티들이 열심히 했음에도 불구하고 눈물을 머금고 탈락해야 했던 점. 김태원 멘티들이 자신의 모든 것을 내걸고 도전하며 아름다운 퇴장을 하는 과정들을 보면서도 그런 식의 태도로 일관했다는 것은 이해할 수가 없는 행동들이지요.

자신의 말처럼 어려서 그랬다면 자신의 불성실함과 자신에게 주어진 기회가 얼마나 소중한지를 이번 기회에 깨닫기를 바라네요. 조 편성이 좋아서 그런 식으로도 살아남을지는 모르겠지만 탈락한 누군가에게는 피눈물이 나는 장면들일 수도 있으니 말이에요.

안아리의 사과와 함께 자신의 과거 잘못을 모두 부정하며 자신의 일이 아니라고 이야기 한 김혜리는 또 다른 관점에서 비교되고 있어요. 이미 '위탄'에서도 확인하고 언론에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홍대 앞에서 노래를 부르고 그곳에 있는 이들에게 자신의 과거 이야기들은 모두 거짓이라고 이야기한 김혜리에 대한 비난이 쏟아지는 것은 당연하지요.

불성실한 태도로 그녀의 타고난 목소리에 감탄해 멘티로 삼은 이은미를 화나게 했던 김혜리. 눈물을 머금고 노력한 이유로 다른 상대를 넘어 최종 10인 안에 들어갈 수 있었던 것은 그녀에게는 새로운 기회가 되었어요. 그런데 안 해도 좋을 말을 함으로서 그녀의 도덕성은 다시 한 번 도마 위에 올려 질 수밖에는 없게 되었어요.


과연 과거 김혜리라는 이름으로 사기를 쳤던 이가 '위탄'에 출연 중인 김혜리인지. 아니라면 '위탄' 관계자는 왜 그런 황당한 해명을 했는지도 밝혀져야만 해요. 톱 10에 들어서서 다른 경쟁자와 경쟁을 하는 과정에서 불거질 수도 있는 과거 문제를 어떤 식으로든 덮고 싶었다는 이런 거짓말은 더욱 화를 좌초할 따름이지요.

김혜리의 그 발언 하나로 '위탄'은 도덕성에 비난을 받을 수밖에는 없게 되었고 그녀를 믿고 깊은 애정을 보여주었던 은사 이은미에게 비수를 꼿은 것이 되었으니 말이에요.

이런 그들과는 달리 아쉽게 탈락하기는 했지만 독설 방시혁을 '아빠미소' 짓게 만들었던 김정인의 눈물은 아름답기만 했어요. 아름다운 목소리와 타고난 음악적 감각 등 제작자 방시혁을 사로잡았던 김정인은 마지막 선택을 앞둔 무대에서 어린 나이를 그대로 드러내며 노래를 부르지 못하고 탈락했어요.

자신의 모습을 탓하며 한없이 울던 김정인은 탈락한 이후에도 방시혁과 문자를 나누고 정성스런 편지를 쓰고 함께 만나 행복한 시간 등을 보내는 등 그들과는 전혀 다른 훈훈함으로 다가오고 있어요.

"정인이가 저한테 준 편지에요^^ 여기서도 데이빗이랑 지훈이를 걱정하네요~ 대견하죠? ㅎㅎ"


탈락했지만 합격한 오빠들인 데비드 오와 노지훈이 열심히 준비하고 있는지 걱정하는 어린 도전자의 모습은 많은 차이를 보이며 훈훈함을 던져주고 있지요.

"위대한 탄생 때문에 유명한 선생님도 절 아시고 울음과 웃음, 또 행복과 슬픔이 오가기도 했지만 방시혁 선생님께서 멘토 선생님이 되신 바람에 많은 기쁨을 얻었어요"


탈락했음에도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남겨진 이들과 자신을 가능성을 보고 선택해준 방시혁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어린 정인이의 모습은 지금까지 논란이 되고 있는 '나는 가수다'의 김건모와 김영희 피디를 민망하게 만들 듯하네요. 상황들도 다르고 단순 비교하기는 힘들지만 대중들은 김정인이라는 어린 친구가 보인 모습에서 자신만을 생각하는 어른들의 한심함을 볼 수 있어 더욱 씁쓸하기만 하지요.


'놀러와'에서 방시혁을 비롯한 멘토들이 하나같이 이야기를 했듯 '위탄'같은 프로그램에 출연한 이들은 가수가 되기 위해 마지막까지 와 있는, 그래서 그 누구보다 간절함이 가득한 이들이에요. 이미 능력을 인정받은 이들은 기획사 연습 생으로 자신의 꿈을 키우고 있는 상황에서 마지막 끈이 될 수도 있는 오디션에 참가해 자신에게 주어진 기회마저 허투로 허비한다면 당연히 질타를 받아도 할 말이 없겠지요.

11살 어린 김정인 보다 못한 어른들의 모습이 씁쓸하게만 다가오는 상황이네요. 탈락하고 뜨거운 눈물을 흘렸던 정인이의 모습과 간절함에 노래를 부르고 탈락의 고배를 마시고 서글프게 울었던 다른 탈락자들에게 최소한 미안한 일을 하지 않기를 바랄 뿐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