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3. 29. 08:12

이태원 프리덤과 나가수 신드롬이 주는 재미

UV와 박진영이 만나 이태원 프리덤을 발매하고 최고의 가수 일곱 명이 등장하는 예능 <나는 가수다> 음원은 공개되자마자 폭발적인 반응을 얻고 있네요. 어쩌면 가장 극단에 서 있는 이들이 같은 시기에 비슷한 관심을 받고 있는 것은 흥미롭기만 하네요.

극과 극은 항상 통하는 것일까?




UV는 철저하게 파격을 통한 자신들의 음악을 이야기하고 있어요. 전문 음악인인 뮤지가 참가하고 있기는 하지만 유세윤이 주도적으로 이끄는 이들은 고뇌에 찬 예술가의 모습이 아닌 찰나의 감정을 극단적으로 뽑아내며 가장 트렌디한 음악으로 승부를 하고 있지요.

'나가수'에 출연한 일곱 명의 가수들이 자타공인 국내 최고의 보컬리스트라 불리는 존재들이에요. 대중가수라는 틀 속에서는 그 누구와 비교해도 그 존재감이 탁월한 이들이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부른 노래는 최고일 수밖에는 없지요.

80년대 유명 히트 곡들을 자신들의 스타일에 맞게 편곡해 부르기도 하고 출연했던 가수들의 대표 곡을 서로 부르면서 가수라는 직업이 가지는 힘이 어떤 것인지 잘 보여준 '나가수'는 대중가수들의 정통이라 불러도 좋을 정도로 메인 스트림에 올라선 모습이었어요.

UV와 나가수는 그런 측면에서 가장 멀리 떨어져 좀처럼 가깝게 갈 수 없는 존재들이기만 하지요. 조금은 가볍고 즉흥성이 돋보이는 UV는 철저하게 우리가 경험하는 다양한 미디어를 철저하게 활용하며 자신들의 음악을 소통의 도구로 사용하고 있어요.

그들에게 가창력이란 의미가 없고 음악적 완성도는 기존의 가치 기준으로 평가할 수 있는 것은 아니에요. 묘한 중독성으로 현대인들에게 가장 효과적으로 다가가는 그들은 기존의 형식을 철저하게 무너트리며 스스로를 세우고 있다고 볼 수 있지요.

말도 안 되는 이야기를 자연스럽고 뻔뻔하게 하면서 마치 스스로가 '그렇다'라고 믿는 것은 아닌가란 생각이 들 정도인 그들의 케이블 방송들을 보면 그들이 어떤 존재이고 의미를 지니고 있는지 알 수 있게 해줘요. 새롭게 시작한 <UV 비긴즈>를 보면 그들을 시대를 불문하고 가장 중요한 순간에 자신들이 존재하고 있다고 해요.

천지창조 속 주인공도 사실은 자신들이고 현대 음악의 최고 아이콘들 역시 자신들과 함께 음악을 했던 인물이라 과장하기도 하네요. 동독과 서독이 통일되며 벽을 허무는 역사적인 순간 많은 이들이 불렀던 노래 역시 UV의 히트곡이라는 그들의 주장은 황당하지만 흥미롭고 재미있어요.


이를 시청하는 이들은 그 모든 것이 꾸며낸 사실이고 그런 과장된 현실이 있어야 UV가 존재할 수 있음을 알고 있기 때문이지요. 바로 이 지점에서 나가수 일곱 가수들과는 정확하게 다른 지점에 그들은 위치해 있어요. 나가수들은 철저하게 리얼한 가수이고 그 리얼함으로 자신의 존재감을 대중들에게 알리고 있지만, UV는 꾸며낸 진실 속에서만 존재감을 형성하기 때문이지요.

그렇다고 그들이 우리가 살고 있는 현재와 분리되어 있다고 볼 수는 없어요. 그들을 담아내고 있는 틀이 다르다고 해도 대중들과 소통하는데 있어서 그들은 같은 길을 걷고 있기 때문이지요. 나가수에 열광하는 이들은 소위 말하는 가창력이 뛰어난 진정한 아티스트를 추구하는 것이겠지요.

UV에 열광하는 이들은 경직된 아름다운에 파격을 가져다주는 그들에게서 행복을 느끼는 것 일거에요. 많은 이들이 이들에게 열광하는 이유는 형식을 타파하고 기존의 틀을 무너트림으로서 자신의 존재를 획득하는 그들의 모습 때문 일거에요.

대중문화조차 한 방향으로만 흐른다고 염려하는 이들이 많지만 아이돌이 강세인 요즘 세시봉과 나가수에 열광하고 전혀 다른 측면에 있는 UV에 환호하는 것을 보면 대중들은 다양성에 열광하고 그들에게 환호를 꾸준하게 보내고 있음을 알 수 있어요.

이런 다양성을 방해하는 것이 무엇이고 누구인지는 충분히 알 수 있는 대목이지요. 박진영까지 합세해 파워 업을 한 UV의 '이태원 프리덤'은 나가수의 음원만큼이나 열광적인 지지를 얻고 있어요. 이들이 공존하고 동일하게 많은 이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다는 것은 흥미롭고도 재미있는 현상이 아닐 수 없지요.

나가수가 5월 새로운 모습으로 시작한다면 UV도 그 무대 위에 서 보는 것은 어떨까요? 이미 양파가 나가수에 도전하고 싶다고 공개적으로 밝힌 만큼 파격을 통해 새로움을 시도하는 UV가 기존의 틀을 뒤 흔들어버리는 파격을 선사하는 것도 새로운 충격이자 문화적인 충돌로서 멋진 결과를 도출해낼 수도 있을 듯하네요.

전혀 다른 듯하지만 대중들의 사랑을 독차지 하는 나가수와 UV. 그들이 공존하고 사랑받는 다는 것은 우리 사회에 다양성이 존재하고 이를 추구하는 이들 역시 분명하게 살아 숨 쉬고 있다는 의미가 되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