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3. 29. 14:26

김윤아 비주류 논란은 비열한 폭력일 수도 있다

<놀러와>에 출연한 김윤아에 대해 말들이 많네요. 자신은 스스로 비주류라고 생각하는데 주변에서는 그녀를 주류라소 이야기한다는 그 근원적인 괴리감이 그녀가 세상을 바라보는 모습이고 대중들이 그녀를 바라보는 시선이기도 해요.

비주류가 되고 싶은 주류가 김윤아인가?




김윤아는 국내 여가수 중 독특한 지위를 획득하고 있는 인물이에요. 뛰어난 외모에 작사 작곡 능력을 갖춘 그녀는 자우림이라는 그룹을 이끄는 실질적인 리더이기도 해요. 국내에서 여성 싱어가 그룹을 10여 년을 넘게 이끈다는 것만으로도 대단하다는 평가를 받을 수밖에는 없어요.

그녀를 바라보는 대중들은 뛰어난 외모를 가진 어려움 없이 자란 공주에, 시작과 함께 성공시대를 열어 현재까지 지속시키는 특별한 존재로 인식하고 있어요. 그런 그녀가 스스로 비주류라고 이야기를 한다면 많은 이들은 비주류와 주류라는 기준에서 혼돈을 일으킬 수밖에는 없지요.

소위 비주류라고 불리는 언더 락 밴드들과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상업적 성공을 거둔 자우림. 그들이 스스로 비주류라고 외친다고 해도 많은 이들은 그들을 비주류라고 인식하지는 않아요. 물론 외형적 성공을 거두었다고 그들의 정신 자체가 주류가 되었다고 볼 수는 없어요.

성공한 뮤지션이더라도 비주류 적 성향을 가지고 자신의 음악적 세계에 천착한다며 그녀 말대로 그녀는 비주류일 수밖에는 없지요. 물론 대중들과의 소통을 통해 그녀는 비주류이다라는 공감대가 형성되어야 하는 어려운 과제가 있지만 자우림과 김윤아는 대중들의 눈에는 주류로 인식될 뿐이지요.

<놀러와>에 출연한 '위탄' 멘토 특집은 다섯 명의 다양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의미 있는 방송이었어요. 자신의 위치에서 최고의 자리에 올라서 있는 그들의 음악 세계와 개인적인 이야기들을 들을 수 있는 쉽지 않은 자리였지요.


여기 출연한 김윤아는 스스로 비주류라고 칭했어요. 물론 '위탄'에서도 동일한 발언을 했지요. 자신은 비주류라고 생각한다는 말은 정확한 표현이라고 봐요. 자타공인 비주류가 아닌 스스로는 비주류라고 인식하고 있다는 발언은 당연히 정답일 수밖에는 없지요.

골방 밀착 토크를 하는 과정에서 이하늘이 대뜸 김윤아에 대해 "비주류가 되고 싶은 주류 아니냐"는 발언은 그녀를 당혹스럽게 했지요. 유재석이 급하게 불을 끄기는 했지만 그녀에게는 무척이나 당혹스러운 상황이었을 듯해요. 이런 발언이 나오게 된 이유는

"히트하는 영화나 음악을 이해하기 힘들고 이성에게 매력을 느끼는 부분 역시 남들에 비해 독특한 편이다"

취향이 독특하다는 자신의 발언에 이하늘은 비주류와 주류 사이의 교묘한 지점에 위치해 있는 김윤아를 언급했어요. 그녀가 과연 비주류가 되고 싶은 주류인지는 명확하게 답을 내기는 힘들다고 봐요. 과연 그녀가 지향하는 음악과 행동 그 모든 것들이 주류 문화와 동일한 지점에 있느냐는 생각을 해봐야 하니까 말이지요.

여기에 김나영은 남편도 주류가 아니냐며 거들고 나섰지요. 서울대 출신의 치과의사인 김형규를 보면 김윤아는 주류 사회의 일원이 되고자 하는 노력을 많이 한 것으로 보이지요.

"그 사람에 대한 아무런 지식이 없는 상태에서 케이블 TV에서 팝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모습을 봤다. 아프로파마를 하고 독특하게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모습이 좋았다. 동생과 TV를 보며 '진짜 잘 한다. 마음에 든다'고 생각했다"

김나영의 남편 주류 론에 맞서 그녀가 밝힌 내용은 그가 가지고 있는 사회적 배경이 아닌 방송을 통해 접한 그의 모습을 보고 반했다고 이야기를 했어요. 알고 있는 이들은 다 알고 있듯 케이블 TV VJ로 활동했었던 김형규는 한 때 나름의 유명세를 치렀던 존재이니 말이에요.

김형규 역시 주류의 시각에서 보면 비주류일 수밖에는 없어요. 서울대 치의예과를 다니면서 VJ를 하고 그룹을 만들어 활동하는 모습이 결코 주류사회의 일원이 되고자 하는 모습은 아니기 때문이지요. 지금은 김윤아를 외조하며 치과의사로 살아가고 있지만 그 역시 주류에서 조금은 벗어나 있는 비주류 성향의 인물이에요.

주류와 비주류 논의는 가볍게 이야기 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에요. 단순히 외형적으로 보여 지는 것만을 가지고 그는 주류이다라고 규정하기에는 모순이 너무 많기 때문이지요. 김윤아가 추구하고 발표하는 곡들이 주류음악이라 할 수 있을까요? 그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그녀가 추구하는 음악은 그녀와 자우림이라는 이름으로 만들어낸 그들만의 음악이기 때문이지요. 한 번도 그들은 주류가 되어보지도 되려고 하지도 않았다고 봐요.

인기를 얻고 방송에 자주 나오기도 했었다는 이유만으로 그들은 주류 뮤지션들이야 라고 이야기하기에는 그들이 추구하는 음악들은 여전히 비주류와 통하고 있는 부분들이 많기 때문이에요. 이하늘이 대중들이 느끼고 있는 의구심을 잘 대변해 주기는 했지만, 스스로 비주류를 지향하고 있는 그녀에게 비주류를 동경하는 주류쯤으로 폄하하는 것은 아쉽다는 생각이 드네요.


이하늘의 말처럼 비주류를 동경하는 주류가 아닌, 스스로 생각하기에 비주류라 생각한다는 김윤아의 표현이 가장 정확할거에요. 주류에 휩쓸리지 않고 자신만의 음악을 추구하며 살아가는 뮤지션에게 '너는 유명하니 주류다'라고 규정하는 것만큼 커다란 폭력은 없으니 말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