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4. 2. 09:17

동방신기 1주 천하로 만든 씨엔블루 놀랍다

컴백하자마자 음원 올 킬을 하더니 음악방송 1주 만에 1위를 차지한 것은 대단하네요. 대한민국에서 가장 강력한 팬덤과 기획사 소속 가수인 동방신기를 이기고 1위에 올라섰다는 것만으로도 씨엔블루의 인기는 어느 정도 가늠해 볼 수 있을 듯하네요.

엠카와 뮤뱅 1위 씨엔블루의 시대는 왔나?




일본에서의 활동을 제외하면 1년을 넘긴 씨엔블루가 이 정도의 파괴력을 가질 수 있는 이유는 뭘까요? 신해철이 씨엔블루는 밴드가 아니라는 독설을 내지르고, 데뷔곡이자 그들의 대표곡인 '외톨이야'가 표절로 논란이 일면서 씨엔블루가 이 정도로 성장할 거라고 믿은 이들은 그리 많지 않았어요.

사실 공중파 1위는 지난주에 했어도 이상할 것은 없었어요. 음원 차트 올 킬에 이어 그들의 인기는 이미 다른 경쟁자들에 비해 나쁠 것은 없었으니 말이지요. 결과론이기는 하지만 마치 동방신기에게 컴백 곡에 1위를 주기 위함은 아니었나란 의문이 들 정도였어요.

지난 주 방송을 통해 아홉 번의 무대는 음원뿐 아니라 대중들에게도 좀 더 친숙하게 다가설 수 있게 해주었어요. 좀 더 넓은 팬 층을 확보할 수 있었던 그들의 전략적 선택은 자연스럽게 1위라는 답으로 다가왔던 듯해요. 컴백 1주 만에 버거운 상대인 동방신기를 이기고 1위를 차지했다는 것은 무척이나 상징적일 수밖에는 없네요.

이번 주 '뮤뱅'에서는 다양한 컴백 무대들이 이어지며 봄이 되면서 부쩍 늘어난 가수들의 왕성한 활동이 인상적이었어요. 감미로운 목소리를 지닌 나윤권과 4년 만에 돌아온 양파, 귀여움에서 섹시함으로 무장한 오렌지 캬라멜, 슈스케 스타 서인국과 김태우, 인순이와 은지원의 클로버 등 너무 많아서 오히려 서로 손해가 될 정도로 많은 가수들이 컴백무대를 가졌어요. 

컴백 무대로 풍성한 상황에서 1주 만에 1위 자리에 오른 씨엔블루는 그래서 더욱 대단한 느낌을 받게 하지요. 이번에 컴백 무대를 가진 가수들 역시 실력 면에서 뒤떨어지는 이들이 아님은 분명하지요. 하지만 다음 주 다시 뮤뱅에 설 수 있는 가수가 몇이나 될까를 생각해보면 더더욱 씨엔블루의 가치가 돋보이게 되네요.  

"동방신기와 같은 자리에 설 수 있었던 것만으로도 영광이다. 저희를 사랑해 준 모든 분들께 감사하다. 앞으로 더욱 열심히 하는 씨엔블루가 되겠다"
"이렇게 빨리 1위를 할 줄 몰랐다.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지고 사랑해주셔서 그런 것 같다. 정말 감사드린다. 열심히 하겠다"

그들이 1위 수상을 하고 감격스럽게 답변했듯 제법 빠른 시간에 1위를 했다는 것은 놀라워요. SM의 동방신기와 비교될 수밖에 없는 씨엔블루가 막강한 팬덤으로 공중파 순위 프로그램을 장악하고 있는 거대 기획사에 맞서 거둔 1위라서 더욱 의미를 가지는 듯하지요.


많은 분들이 지적하듯 거대 기획사에 의해 조정되듯 움직이는(물론 음악방송에서는 부정할 수밖에는 없는) 순위는 그 막강한 힘이 얼마나 대단한지를 알 수 있게 해줘요. 무조건 혹은 당연함이라는 말로 대변되는 그들의 1위 순례는 못하는 것이 더 이상할 정도지요.

이런 지원들이 쏟아지는 거대 기획사 가수들과 맞대결을 해서 1위를 차지한다는 것은 그만큼 힘겨운 일임이 분명하지요. 더욱 2년 3개월 만에 복귀해 그 누구보다 더욱 공을 들이고 있는 동방신기를 1주 천하로 만들어 버린 씨엔블루의 인기는 막연하게 느꼈던 것 이상의 파워로 다가오네요.

"씨엔XX이 인디밴드면 파리가 새다. XX불루가 진짜밴드면 내가 은퇴한다"

신해철이 자신의 홈페이지에 한 네티즌이 "씨엔블루가 인디였어. 나 처음 알게 되었는데"라는 말에 독설을 남긴 내용이었어요. 물론 처음 나와 활동하며 기획사에서 인디밴드 스타일로 홍보를 했던 것이 문제가 되었어요. 그들이 인디밴드는 아니니 말이에요. 문제는 그들이 진짜밴드면 내가 은퇴한다는 식으로 감정적으로 비하했던 부분은 아쉬움으로 남지요.

작년 2월 '외톨이야'가 표절 논란에 휩싸이며 나왔던 발언이기에 상당히 감정적인 표현들로 점철되었다고 보이는 이 발언에 대해 신해철은 지금도 여전히 동일한 생각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네요. 진짜밴드라는 개념이 무엇인지 모르겠지만 대중적으로 성공한 밴드인 '씨엔블루'가 과연 우리 시대에 어떤 의미로 남게 될지는 시간이 흐르면 자연스럽게 규정될 수 있겠지요.

단순히 미소년 보이밴드인지 이 시대 가장 적합한 밴드의 전형으로 불릴 지는 씨엔블루의 2011년 활동에 의해 크게 좌우될 듯하네요. 엠카로 시작한 음악방송 1위 행렬은 인기가요에서 대미를 장식할 듯하지요. 과연 씨엔블루가 인기가요에서도 1위를 차지해 음악방송마저 올 킬 할 수 있을지 궁금해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