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4. 3. 07:16

무도 추억을 깨알 재미로 만든 인간상형문자 박명수의 힘

이번 주 무한도전의 주인공은 서로의 삶을 바꿔 체험한 정준하와 이숭용 선수였어야 했어요. 하지만 무한도전 클래식에서 보여준 박명수의 모습은 다른 모든 이를 압도하는 재미로 다가왔어요. 여러 가지 함의들을 담아내던 무도도 좋았지만 무도 클래식에서 보여준 그 리얼한 재미는 왜 무도가 최고인지를 잘 보여주었네요.

무도 재미의 핵심을 깨운 인간상형문자 박명수 




야구선수가 되는 것이 꿈이었던 정준하와 연예인이 되고 싶었던 이숭용은 서로의 꿈을 이룰 수 있는 기회를 잡았어요. 비록 단 하룻밤의 꿈이지만 타인의 삶을 통해 자신의 꿈을 이룬 그들은 행복할 수밖에는 없었지요. 박명수의 감동적이었던 '하얀거탑'에 이은 정준하의 프로야구 선수되기 미션은 새로운 재미로 다가왔어요.

 

정준하가 야구 선수의 꿈을 이뤄 역사적인 공식경기(시범경기이지만)에 출전했다는 것만으로도 무도는 대단했어요. 넥센과 기아와의 시범경기에 대타로 출전해 만만찮은 실력을 보여주었던 정준하의 모습은 의외로 대단했어요. 비록 신인이기는 하지만 프로 투수를 상대로 2-3 풀 카운트까지 가는 접전에서 결정구를 커트해 내는 능력은 선수들도 감탄할 정도였어요.

비록 마지막 일곱 번째 승부에서 헛스윙으로 물러나기는 했지만 정준하의 도전은 아름다웠어요. 이숭용이 처음 해보는 예능을 쉽게 봤다가 실제 녹화에 들어가면서 낯선 예능이 결코 만만하게 볼 수 있는 것은 아님을 깨닫기 시작했어요. 누구나 쉽게 생각할 수 있지만 예능에 익숙하지 않은 이들에게는 극심한 스트레스와 함께 엄청난 체력 소모로 힘겨울 수밖에 없다고 하지요.  

본격적인 미션 수행 전에 박명수 잡는 준하 아니, 이숭용으로 맹활약을 했던 그는 본격적인 미션이 시작되면서 전세는 역전되기 시작했어요. 예능에서 잔뼈가 굵은 박명수의 진가는 실전에서 화려하게 빛이 났어요. 그를 가장 돋보이게 했던 게임 중 하나였던 '재개발 퀴즈'는 그가 몸 개그에 얼마나 탁월한지를 잘 보여주었었죠.


5년 전에 방송되었던 '무한도전 클래식-재개발 퀴즈'는 지금 봐도 유쾌하고 재미있을 정도였어요. 현재 방송되는 어설픈 예능과 비교해 봐도 전혀 뒤떨어지지 않는 재미를 담고 있었지요. '재개발 퀴즈'를 기억하게 하는 단 하나는 바로 박명수의 '청룡 열차'였어요.

말도 안 되는 몸짓을 말도 안 되게 맞춘 무도 인들로 인해 빵 터질 수밖에 없도록 만들었던 전설적인 '몸으로 말해요'는 박명수가 왜 최고인지를 잘 보여주었었죠. 조금은 침체기를 겪고 있었던 박명수에게 5년 만에 다시 진행한 '재개발 퀴즈'는 그의 예능 감을 다시 일깨워줬어요.

이숭용에 의해 주눅 들어 있던 박명수는 자신이 가장 잘할 수 있는 몸 개그를 통해 예능 초보 이숭용에게 '예능이란 무엇인가'를 확실하게 보여주었어요. 손발이 착착 맞는 무도 인들은 예능 초보인 이숭용을 상대로 '눈뜨고 코 베이는' 것이 무엇인지를 잘 보여주었어요. 아마도 집에서 TV로 봤다면 이숭용도 배꼽이 빠지는 줄도 모르게 웃었을 듯하지요.

처음 시작은 말도 안 되는 상황 극으로 예능이 어색한 이숭용과 '재개발 퀴즈'가 처음인 길의 혼을 빼놓기에 부족함이 없었지요. 퀴즈에서 확연하게 두각을 보이는 정형돈의 탁월한 모습은 박명수와 너무나 잘 어울렸어요. 멋대로 몸짓을 하고 알아서 답을 만들어내고 이를 보면서 그래 그게 정답이야 라고 이야기하는 박명수와 무도 인들의 조합은 환상이었어요.

한정된 시간 안에 정해진 정답을 맞추지 못하면 벌칙을 받는 형식은 그저 형식이었을 뿐 말도 안 되는 무도 인들의 퀴즈 대결은 흥미롭기만 했어요. 이숭용과 길의 혼을 빼놓기에 부족함이 없었던 그들의 현란한 모습은 예능 속 퀴즈의 극한의 재미가 무엇인지 잘 보여주었어요. 

예능 초보인 이숭용이 예능의 전설인 무도에 나와 현란하게 이어지는 눈치코치 게임에 적응하는 것은 쉽지는 않았어요. 오랜 예능과 방송을 통해 얻어진 오감을 모두 사용해 순식간에 결정해야 하는 상황들은 결코 쉬운 게 아니니 말이지요.

이 게임의 하이라이트는 역시 박명수였어요. 5년 전 기억을 떠올려 빠른 시간 안에 적응하는 무도 인들의 타고난 재능은 대단했어요. 몸짓 게임에서 박명수가 왜 최고일 수밖에 없는 지는 김태호 피디가 급하게 제안한 게임에서였어요. 1분 동안 6개의 문제를 맞추는 이 게임에서 박명수의 탁월한 재현능력과 이를 순식간에 답으로 만들어내는 무도 인들의 능력은 대단했어요.

일본 원숭이를 비롯해 종로에서 뺨맞고 한강에서 화풀이 한다 같은 문제를 그토록 쉽게 맞추는 이들은 무도밖에는 없을 거에요. 모두를 자지러지게 만들었던 최고의 문제는 '언 발에 오줌 누기'였어요. 핵심을 잡아 간단하지만 확실하게 표현한 박명수와 유재석도 놀랄 정도로 쉽게 맞춘 무도 인들은 정말 대단했지요.

'인간상형문자'라는 별명이 너무나 잘 어울렸던 박명수의 대활약으로 '재개발 퀴즈'는 5년이 흘렀음에도 불구하고 최고일 수밖에 없음을 보여주었어요. 깨알 재미를 던져주며 자신에게 주어진 기회를 타고난 재능으로 최고의 재미로 만들어준 박명수는 영원한 예능인이었어요. 웃기기 위해 가장 적합한 얼굴을 타고 났다는 박명수는 탁월한 판토마임을 바탕으로 보여준 멋진 표현력으로 빅 재미 던져주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