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4. 4. 06:42

케이윌 인기가요 1위 눈물이 감동인 이유

케이윌은 왜 울었을까요? 그의 눈물은 왜 다른 이들의 눈물과 다르게 감동으로 다가왔을까요? 새로운 곡을 발표하고 나서 음원에서 월등한 인기를 얻었던 케이윌이 음악방송에서 1위는 힘들기만 했어요. 각 방송국마다 여러 가지 기준들을 가지고 있기에 거대 기획사 가수가 아니면 1위 등극이 결코 쉽지 않은 환경이에요. 그래서 그의 눈물은 더욱 의미 있었네요.

케이윌의 눈물은 감동 이상 이었다




지난 주 동방신기에 이어 이번 주에는 씨엔블루라는 강적이 음악 차트를 장악하고 나오며 케이윌의 1위는 힘들 것으로 보였어요. 타이밍 상 1위는 지난주가 적합했기 때문이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가 1위를 할 수 있는 힘은 무엇이었을까요?

 

우선 음원 차트가 말해주듯 그의 노래에 대한 관심과 사랑이 가장 큰 힘으로 작용했을 거에요. 음반시장에서 디지털 음원 시장으로 개편되며 인기의 사이클 역시 짧아져 시장은 확대되었지만 인기를 꾸준하게 이어가기에는 상대적으로 어려운 상황이 되었어요.
 
이런 시장의 변화는 거대 기획사들에게 이로운 시장으로 재편될 수밖에는 없지요. 물량 전쟁에서 감당하기 힘든 상황은 당연하게 가진 자들의 승리로 귀결되는 경우들이 많으니 말이에요. 거대 기획사는 가능성 있는 연습 생들을 양껏 거느리며 자체 경쟁력을 높이고 이를 통과한 소수에게 가수의 기회를 부여하며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모든 것을 쏟아 부어 하나의 히트 상품으로 만드는 전략을 사용하지요.

이런 시스템에 맞서 중소 기획사들이 살아남는 방법은 그리 많지 않아요. 우선 실력이 담보되어야 하고 나름의 틈새시장에서 노래를 홍보해야만 하는데 그런 과정들이 여간 힘겨운 일이 아닐 수 없지요. 케이윌이 소속되어 있는 '스타쉽엔터테인먼트'의 경우도 그와 씨스타가 대표적인 가수(이현지, 문지은, 김다예)일 정도로 크지 않은 기획사에요.

씨스타가 지난 해 데뷔해 성공한 걸 그룹이니 그 전에는 케이윌이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어요. 이현지나 문지은 등이 있지만, 크게 성공한 스타라 할 수 없는 상황에서 거대 기획사의 아이돌 틈새에서 케이윌이 자신의 위치를 잡아가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은 아니었어요.

잘 나가는 아이돌과 상대하거나 거대 기획사와 맞대결을 펼치기에는 여러 가지 한계를 가지고 있었음에도 그가 이런 성공을 거둘 수 있었던 힘은 역시 노래의 힘이라고 볼 수 있지요. 남자 솔로 가수들 중에서도 노래 실력에서 결코 뒤지지 않는 그이기에 힘겨운 시간들이 있어도 이겨낼 수 있었고, 그렇기에 그를 지지하는 팬들이 순위 싸움과 상관없이 그를 사랑할 수 있었을 거에요.


두 장의 앨범과 다양한 드라마 OST, 디지털 싱글 아홉 장을 내며 자신만의 영역을 구축해가던 케이윌에게도 넘기 힘든 벽은 1위라는 장벽이었을 듯 해요. 2007년 <왼쪽 가슴>이란 앨범으로 첫 선을 보인 그는 크게 성공하지는 못했어요.

데뷔 다음 해인 2008년 싱글 '러브 119'가 백지영의 '총맞은 것처럼'에 이어 2위를 하면서 주목 받는 존재가 되었어요. 케이윌을 대중적인 가수로 인식시켜준 것은 아무래도 2009년 발매한 2집 정규 앨범 '그립고 그립고 그립다' 일거에요. 동명 타이틀이 히트를 하면서 대중들에게 케이윌의 존재감을 더욱 깊이 각인시켰다고 볼 수 있었죠.

2009년 EP 앨범에 수록된 '눈물이 뚝뚝'이 아쉽게 소녀시대의 '지'에 밀려 2위를 하며 지금까지도 기억에 남는 절대 강자에 눌려 만년 2위가 최고인 가수로 인식되기 시작했어요. 드라마 산부인과 삽입곡인 '사랑까진 안돼요'나 대물의 '태양', 디지털 싱글 곡인 '선물' 등이 대중적으로 크게 성공했지만 그럼에도 그의 공중파 1위는 요원하기만 했어요.

데뷔 4년을 넘긴 가수로서 쉽게 등장하고 사라지는 가요계 풍토 속에서 중견이라는 말을 붙여도 좋을 정도가 되어가는 그에게 2011년 발매된 EP 앨범 타이틀곡인 '가슴이 뛴다'는 그와 팬들을 가슴을 뛰게 만들었어요. 온라인 음원차트를 휩쓸며 그의 존재감을 각인 시켜주었고 뮤직비디오에 출연한 아이유로 인해 대중적인 인지도가 높아진 상황에서 그의 1위 도전은 충분한 승산이 있을 것으로 보였어요.

하지만 그가 활동하는 시점이 과거 백지영과 소녀시대와 맞물렸듯 이번에도 빅뱅과 동방신기라는 절대 강자들과 경쟁을 해야만 하는 어려운 상황이었어요. 여기에 절대강자로 등장하고 있는 씨엔블루까지 신곡을 내고 자신의 절친인 휘성 역시 신곡을 내놓고 활동하는 등 결코 쉬운 경쟁이 아니었어요.

이런 상황에서 그가 데뷔 후 처음으로 1위를 차지했으니 얼마나 감격스러웠을 까요? 1위에 호명된 후 그 스스로도 그 순간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울먹이는 모습은 감동으로 다가왔지요. 자신이 1위가 될지도 모르고 가수들 뒤편에 있다 수상을 하러 나오는 그의 모습은 가수가 되기 위해 노력한 10년의 노력에 대한 보답인 듯하지요.

방송을 통해서도 자주 이야기를 했듯 가수 데뷔 전에는 가이드 가수로 활동하며 어려운 시기를 넘겨 겨우 자신의 앨범을 내는 가수가 된 케이윌. 그렇게 4년 동안의 노력으로 마침내 1위 가수가 된 케이윌은 그의 인생에서 오늘을 결코 잊을 수는 없을 듯하네요. 

"항상 나를 위해 고생하는 소속사 식구들 가족에게 이 영광을 돌리겠다. 사랑하는 팬들을 비롯해 내 음악을 사랑하는 모든 분들에게 감사하다"

그가 1위 수상 소감에는 그동안 힘겹게 활동해야만 했던 어려움들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는 듯 하네요. 너무 평범한 내용이지만 이 감격적인 소감을 말하기 위해 흔들림 없이 걸어왔던 10년이 마침내 그에게 1위라는 상을 준 것은 아닐까란 생각을 하게 하네요.

울고 있는 케이윌에게 따뜻하게 토닥이는 아이유와 그런 아이유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남긴 케이윌. 데뷔 시절부터 친분이 있었다는 동방신기의 진심어린 축하의 포옹 등은 따뜻하게 다가왔어요. 다른 가수들의 1위 소식에 형식적인 인사를 나누고 정리되는 것과는 달리, 정말 많은 이들이 진심어린 축하를 건네는 모습은 케이윌의 1위가 얼마나 대단하고 소중한지를 알 수 있게 해주네요.

아이돌이 아닌 솔로 가수로서 공중파 방송에서 1위를 차지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은 아니에요. 아이유가 1위를 하며 많은 파란을 일으켰듯 몇몇 기획사 소속 가수들의 전유물이 되어왔던 공중파 가요 순위에서 케이윌의 1위는 많은 것들을 이야기하게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