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4. 4. 10:47

신입사원 이제인이 최악의 도전자인 이유

아나운서를 공개 채용한다는 MBC <신입사원>이 2시간 넘게 방송되며 화제는 이제인의 타락이네요. 다른 참가자들과는 달리 이제인이 화제가 되는 이유는 뭔가요? 단순히 외모가 주는 관심이었는지 알 수 없지만 그녀의 탈락을 보며 짜증이 나는 이유는 도전을 우습게 보일 수 있게 만들었다는 것이에요.

이제인과 비교되는 박주인, 간절함 없는 도전은 농락이다




방송이 본격적으로 진행되면서 방현주 아나운서의 날카로운 지적들은 새로운 재미로 다가오고 있네요. 다른 오디션 프로그램의 독설과 비교해 보면 독설이라고 이야기하기도 모호한 그저 날카로운 지적이라고 볼 수 있는 그녀의 발언들은 오히려 참가자들에게 도움이 되는 내용들이었어요.

 

어제 방송된 내용은 흥미로운 대결구도를 가져와 방송으로 진행된 '신입사원'의 모습은 아직 면접에 대해 경험하지 못한 이들에게는 의미 있게 다가올 듯하네요. 면접을 보셨던 분들이라면 그 무한한 긴장감과 힘겨움을 참가자들을 통해 어느 정도 감정이입도 들기도 했네요.

참 다양한 참가자들이 출연해 주제로 던져진 '나'를 100자로 정리해 사진과 함께 설명하는 방식은 무척이나 흥미로웠어요. 세상을 살아가며 나를 돌아보고 정리해 이야기할 수 있는 기회가 그리 많지 않은 상황에서 주제 자체가 무척이나 흥미로웠어요.

50대 이명희 도전자의 결코 쉽지 않지만 마지막 순간까지 당당하게 자신의 소신과 꿈을 이야기하는 모습은 대단했어요. 비록 상대가 가장 인상적인 상대 중 하나였던 장성규였다는 사실이 아쉬움으로 남았어요. 반듯한 이미지와는 달리 다양한 모습을 순발력 있게 보여주는 그의 모습은 많은 이들이 만족할 수 있을 정도였어요.

처음 우려했던 것과는 달리 장난스러운 일들이나 어설픈 출연자들의 자기자랑이 될 것이라는 생각은 접어도 좋을 정도로 대다수의 출연자들은 아나운서가 되기 위해 얼마나 치열하게 자신과 싸우고 이 도전의 자리에 섰는지를 알 수 있게 해주었어요.

주부에서 모델 출신 등 참 다양한 이력을 가진 참가자들의 면면과 주제를 통해 보여주는 그들의 삶의 단면들과 깊은 내면들은 무척이나 흥미로웠어요. 짧은 상황에 자신에게 주어진 모든 것을 표현해야만 하는 상황은 결코 쉬운 일은 아니었어요.


더욱 방송을 통해 자신의 능력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는 사실은 무척 힘겨운 일이에요. 심사위원 앞에서 본 이들이라면 아시겠지만 한없이 작아 보이는 자신과 그런 상황이 주는 무한한 두려움은 대단하지요. 이런 상황이 전 국민이 다 볼 수 있는 상황이라는 사실은 그 두려움을 더욱 크게 할 텐데, 이런 모든 것들을 이겨내고 자신의 모든 것을 보여주는 참가자들은 무척이나 매력적이었어요.

귀가 들리지 않는 어머니를 위해 목소리를 크고 발음을 정확하게 하기 위해 노력했다는 박주인은 많은 이들에게 감동으로 다가왔어요. '나'를 표현하는데 있어서 그 어느 누구보다 감동적으로 다가온 발언은 실력을 넘어서는 완벽함이었어요.

박주인과는 달리 이제인은 많은 이들을 당혹스럽게 했어요. 탤런트 출신으로 아나운서에 도전한 그녀는 도전자의 자세가 전혀 안 되어 있는 듯했어요. 철저하게 방송을 통해 자신을 알리겠다는 의지만 있었을 뿐 아나운서가 되어야 할 이유는 모호했어요.

마치 자신의 연기력을 방송을 통해 시범이라도 보이는 듯 격한 감정을 쏟아내는 과정은 다른 참가자들에게 주어진 '나'라는 주제와는 달리 자신의 모습을 표현하고 보여주는 과정은 다른 참가자들을 화나게 만들 정도였어요. 그녀에게는 간절함이나 진정성마저 꾸며낸 것은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으니 말이에요.


심사 과정에서는 탤런트라는 직업 때문에 너무 큰 상처를 받았다며 울먹이던 그녀가 탈락이 확정되고 나와 조형기를 만나면서 부터 연기와 예능 등에서 자신을 많이 찾아달라며 피디를 찾는 모습은 심사 과정에서 보여준 모습과는 너무 달리 철저히 방송을 자신의 방송 활동을 위한 도구로 사용한 듯한 느낌을 전해주었어요.

50대 아주머니의 꿈과 자신의 모든 것을 아나운서라는 꿈을 향해 달려온 수많은 참가자들에게 그녀의 모습은 당혹스럽게 다가왔을지도 모르겠네요. 시청자의 입장에서 그녀의 모습은 철저하게 자신을 팔아 그동안 주목받지 못했던 연기자로서의 도약을 위해 이용했다는 느낌 밖에는 그 어떤 진정성도 느껴지지 않았어요. 

방송을 통해 아나운서를 뽑는 다는 방식이 다소 형식을 강조하고 쇼로 흐를 수는 있지만 참가자들이 쇼를 하듯 자신을 팔아서는 안 될 거에요. 그런 측면에서 이제인 참가자는 최악의 도전자였다는 생각을 하게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