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4. 11. 14:02

김종국 비난은 런닝맨의 위기감과 동일하다

유재석이 만들어낸 <런닝맨>이 김종국의 과도한 행동으로 논란의 중심에 섰네요. 해도 되는 부분과 해서는 안 되는 기준을 넘어선 김종국은 비난받아 마땅하지요. 문제는 오늘 보여 진 내용들은 제작진들이 만들어낸 참사이기도 해요. <런닝맨> 자체의 한계에 초등학생 수준의 전개과정들은 시청자들에게 한계를 느끼게 만들었어요.

제작진의 한계 유재석만으로는 힘들다



쫓고 쫓는 관계에서 다양함을 추구한다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니에요. 그렇기에 그들의 '런닝맨>은 분명한 한계를 지닐 수밖에는 없지요. 그래서 인지 유재석 혼자 다른 멤버들을 탈락시키는 방식은 신선하게 다가왔어요. 거대한 병원을 빌려 수많은 연기자들로 무장한 채 익숙한 방식으로 게스트를 찾는 게임을 하는데 게스트는 존재하지 않고 고정 멤버 중 하나가 범인이었다는 설정은 그 틀 속에서는 신선하게 다가왔네요.

 

문제는 그 과정이나 이후에 보여 진 그들의 모습들이 점점 유치해지고 있다는 사실이에요. 탈락과 함께 하는 일 없이 빈둥거리며 시간을 보내는 멤버들과 마지막까지 대립하는 과정은 손에 땀을 쥐기보다는 어서 빨리 끝났으면 하는 마음이 들게 하는 것은 익숙한 패턴의 방식들이 식상해서겠지요.

일당백이 된 김종국과 있으나마나한 지석진, 이 둘은 시작과 함께 모든 것을 규정하는 하나의 틀이 되어버렸어요. 아무 일도 하지 않는 출연자와 혼자 다하나는 출연자가 함께 있는 다는 것은 최악의 구성일 수밖에는 없으니 말이지요.

8명의 고정 멤버들이 조화를 이루면 한없이 재미있는 방식들이 연이어 나올 수밖에 없지만 균형을 상실한 상황이 되면 산만하고 거추장스러운 존재로 전락하는 이들이 등장하기 마련이에요. 지석진은 유재석이 아니라면 결코 지금까지 버틸 수도 없고 존재해서도 안 되는 그림자 인간이에요. 개리는 초반 자신의 캐릭터를 가져가던 것과는 달리 송지효와의 러브라인 만들기에만 급급하다 이것도 저것도 아닌 존재로 전락해버렸어요.

하하 역시 뭔가 보여줄 듯하면서도 과도한 귀여움과 변하지 않는 어리광이 짜증으로 다가오는 것을 그도 이제는 알 시간이 된 듯하네요. 유재석의 원맨쇼로 진행된 이번 '런닝맨'은 그의 존재감만 다시 한 번 각인시킨 꼴이 되었어요. 엄청난 제작비를 들여서 애들 장난하는 듯한 포맷으로 만들어 놓은 버라이어티는 어쩌면 '영웅호걸'보다 먼저 폐지되어야 하는 방송이 아닐까란 생각까지 들게 하네요.

유재석이 모든 멤버들을 탈락시키는 과정들이 재미있기도 했지만, 역설적으로 다른 이들의 존재감을 사라지게 만들며 근본적인 한계와 문제점들을 제시해 준 듯해요. 많은 숫자가 단체전이 아닌, 개인 추격 게임이 되다보니 방송 분량이라는 측면에서 없어도 되는 존재들이 자꾸 늘어가는 것은 8명이라는 숫자가 너무 많다는 의미일거에요.

게스트까지 출연하면 최대 10명이 되기도 하는데 북적거리기는 하지만, 할 일 없이 노니는 출연진으로 인해 과연 저들은 이렇게 방송하고도 돈을 받는 게 부끄럽지도 않나 라는 생각을 하게 하네요. 유재석 원톱에 김종국과 송지효가 적극적으로 움직이며 방송 분량을 확보하고 있다면 있으나 마나한 존재와 그나마 나름의 캐릭터를 구축하려 노력하는 송중기를 제외하면 볼게 없는 방송이기도 해요.


스트레스 지수를 확인해본다며 과도한 장난으로 일관하며 결국에는 유재석의 바지를 내리며 히히덕 거리는 모습을 그대로 방송에 내보내는 상황은 <런닝맨>이 한계에 다다랐다는 증거로 작용하네요. 유재석과 오랜 시간 예능을 함께 하면서 친해져서 인지는 모르겠지만 김종국의 행동은 과도했고 비난받아 마땅해요. 하지만 이런 내용들은 사전에 편집되어 방송이 되지도 말았어야 해요. 이런 내용들이 시청자들에게 흥미롭게 다가갈 것이라 판단한 제작진들의 잘못이 김종국의 과도한 장난 못지않았다고 보이네요. 

비록 박명수가 정준하 바지를 벗겨 벌어진 참사보다는 그나마 다행인 사건이지만 이런 내용들을 아무런 생각없이 내보내며 재미있다고 자기들 끼지 노닥거리는 모습은 방송 낭비라는 것이 무엇인지 그대로 전해주는 듯해 씁쓸했네요. 벌칙 수행도 말도 안 되는 상황들을 만들어 놓고 다음에 복수 할 테야로 무한 복수 다짐으로 끝나는 현재의 포맷은 식상함을 넘어 답답함으로 다가오네요.

유재석이 아무리 고군분투를 해도 한계가 명확한 <런닝맨>의 방송 포맷은 실증을 불러오네요. 뭔가 획기적인 변화가 없는 한 유재석이 버티고 있다 하더라도 <런닝맨>은 일요 예능의 강자가 될 수는 없을 거에요. 포맷의 획기적인 변화가 절실하기만 한 <런닝맨>이네요.